[엑스포츠뉴스 박소현 기자] 숱한 인물 군상이 있는 95년의 감옥인데 묘하게 지금을 떠올리게 한다.
14일 서울 중구 메가박스 동대문점에서 영화 '프리즌'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나현 감독, 한석규, 김래원, 정웅인, 조재윤, 신성록이 참석했다.
나현 감독은 '프리즌'이 첫 연출작이다. 나현 감독은 "어렵게 연출 기회를 얻은 작품이라 남다른 감정으로 작업했다"며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인간의 본성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교도소를 공간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게 됐음을 설명했다. 시간적 배경은 1995년 중후반. 나현 감독은 "95년도가 삼풍백화점이 무너졌던 시기다. 대형사고가 빈번하고 부정부패가 본격적으로 드러나던 시기라 알맞다고 봤다"고 밝혔다.
한석규는 '프리즌'을 통해 악역 변신에 나섰다. 그는 교도소의 제왕적 권력을 누리는 정익호로 분한다. 나현 감독은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안타고니스트다. 기존의 한석규의 신뢰주는 이미지. 내면에 있는 무시무시한 카리스마를 뽑아내고 싶었다. 관객들에게 한번도 한석규라는 배우에게 보여주지 못한 면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그의 변신에 기대를 걸었다.
헌석규는 "정익호는 나쁜놈이다. 본능적으로 시나리오를 봤을 때 구현해내기가 쉽지 않겠구나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본능적으로 쉽지 않은 역할이리라 생각했다. 내가 못한 부분은 다른 동료들이 잘 채워나가줄테니 '나나 잘하자' 했다"며 "영화를 봤는데 아쉽다. 늘 아쉬웠던 것 같다. 그런 아쉬움은 개인적인 내 연기자로서의 그런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프리즌'을 통해 강렬한 연기를 선보였음에도 자신의 연기에 만족하지 못한 듯 했다.
김래원은 그런 한석규가 맡은 정익호의 새로운 오른팔이 되는 송유건을 맡았다. 한석규와 박빙의 연기대결을 펼쳐야 했던 그는 "작품 속에서 정당한 경쟁을 할 수 있게 많이 배려하고 아껴주셔서 좋았다"며 한석규에게 공을 돌렸다. 액션신의 양도 상당했다. 김래원은 "처음에 교도소 들어가고 창길(신성록) 패거리에게 구타당하고 거꾸로 매달려 있었을 때 힘들었다"며 "목이 부러지는 줄 알았다"고 밝혔다. 그는 "교도소라는 공간 제한때문에 보통 액션신에는 무기나 도구가 있는데 무기가 될만한 도구를 소지할 수가 없다. 빈손으로 액션을 해야한다. 좀 부담감이 있었는데 만족스럽다"고 전했다.
교도소장 강소장으로 분한 정웅인의 감회도 남달랐다. 그는 자신이 맡은 역할이 대한민국의 아버지를 대변한다고 설명하며 "비리를 저지르는 것을 감싸주고 묵인하지만 강소장에겐 가족들도 있다고 생각한다. 나쁜 비리의 온상이지만 사실은 아빠를 대변하는 그런 모습에 매력이 있다고 느꼈다"고 소회를 밝혔다. 조재윤은 '프리즌'으로 감옥을 경험한 데 이어 '피고인'에서도 죄수로 등장하며 강렬한 연기 변신을 선사한다. 신성록 또한 신스틸러로 시선을 끌 전망.
'프리즌'은 기존 영화들과 달리 교도소를 탈옥하거나 억울하게 교도소로 들어온 주인공이 아닌 그 안에서 벌어지며 바깥에서는 알 수 없는 범죄의 세계를 담는다. 지난해 SBS 월화극의 수훈공신인 '닥터스'의 김래원과 '낭만닥터 김사부'의 한석규가 뭉치며 관심을 끈 작품 답게, 두 사람의 연기를 지켜보는 맛이 상당하다. 시종일관 어둡고 강렬한 분위기가 이어지나 아주 약간의 유머로 순간 순간 웃음도 선사한다. 한석규와 김래원 외에도 조재윤, 신성록, 정웅인, 이경영 등 다른 출연진들의 연기 또한 볼만하다. 돈과 목숨으로 만들어낸 권력과 그의 부역자들에 대한 이야기가 어쩐지 현재의 우리와 기시감이 든다. 오는 23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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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현 기자 sohyunpark@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