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쥬얼리 출신’, ‘가수’라는 수식어가 익숙했지만, 어느덧 배우라는 이름이 걸맞은 연기자로 자리매김했다. 이번에는 뮤지컬 배우로 새롭게 발을 내디뎠다. ‘올슉업’에 이어 ‘영웅’을 통해 새로운 매력을 보여준 박정아 이야기다.
박정아는 서울 공연 후 지방에서 공연을 앞둔 '영웅'에서 가상 인물 설희 역을 맡았다. 명성황후 시해 당시 어린 궁녀로서 그 참상을 목격하고 여자의 몸으로 일본으로 넘어가 독립운동가를 돕기로 하는 인물이다.
비장하고 서글픈 캐릭터를 먹먹하게 표현한 그는 “갱생 작품”이라는 표현을 썼다.
“쥬얼리 때 이후로 간절히 원하고 열정을 갖고 달려왔어요. 쥬얼리를 준비하면서 열심히 데뷔해야지 했던 느낌처럼 매 순간 그렇게 살아왔죠. 매 작품 그랬지만 이번 ‘영웅’은 더 특별해요. 발성도 바꾸고 미흡하지만 짧은 시간에 노력을 많이 했어요. 자기관리를 열심히 하게 한 작품이죠. 박정아 갱생 작품인 것 같아요.”
‘영웅’은 자작나무 숲에서 독립운동의 결의를 다지는 안중근부터 조국 독립, 동양 평화를 위해 목숨을 바친 독립투사로서의 안중근까지 그의 삶을 담았다. 2009년 초연했으며 올해 7번째 시즌에는 어지러운 시국과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면서 어느 때보다 호소력을 발휘했다.
“우리나라의 큰 영웅을 다룬 작품에 속해있다는 것에 너무 감사해요. 무게도 무겁게 다가오고요. 힘든 만큼 감사한 시간이고 많이 배웠어요. 대한민국을 더욱 사랑하게 만든 작품이에요. 이 나라에서 태어난 것과 선조들에게 감사해요. 빈말이 아니라 매순간 울었어요. 매 순간 복받치더라고요.
‘당신을 기억합니다, 황후마마여’ 등 먹먹한 슬픔과 응축된 가창력을 폭발해야 하는 설희의 넘버를 소화하기 위해 발성도 바꿨다.
“설희의 넘버가 손에 꼽히게 어렵기도 하고 제가 소프라노가 아니라 메조소프라노인데 곡을 소화하는 게 너무 어렵더라고요. 이미 발성에 대한 준비를 마치고 작품에 들어가야 했는데 그렇지 않아서 더욱 힘들었죠. 자신과의 싸움이었는데, 공연을 그대로 마쳤다는 게 기적 같은 일인 것 같아요. 그래서 뮤지컬 발성을 배웠어요. 꾸준히 배워야만 할 것 같아요.
10년간 가수생활하면서 가진 것만 했는데 너무 게을렀던 것 같아요. 내가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닌 것 같아 괴로웠는데 결국 작품이 저를 선택해준 듯해요. 열심히 하게 만들어줘 감사하고 발성적으로 생각하게 만든 작품이어서 좋았어요. ‘렛츠고 가자’ 했죠. 제가 전투력이 이렇게 좋은 아이라는 걸 이번에 느꼈어요.”(웃음)
박정아에게 ‘영웅’은 말 그대로 새로운 도전이다.그는 지난해 ‘올슉업’에서 사랑스럽고 씩씩한 여주인공 나탈리 역을 맡아 뮤지컬에 데뷔했다. 두 번째 작품이자 전혀 다른 색깔의 '영웅'을 통해 또 다른 도전을 감행했다.
“연출님이 ‘올슉업’을 보고 에너지를 좋게 느꼈나 봐요. 작품의 성향과 색깔은 다르지만 박정아라는 배우를 믿어줬어요. 부족하다고 느꼈지만 자신감만 가지면 된다고 응원해줘서 감사해요. ‘올슉업’이 신나고 사랑이 넘치는 작품이었다면 ‘영웅’은 보는 분들도 숨죽이고 봐요. 다른 방식으로 호흡하는 거죠. 연습하면서 발성적인 무게감을 이겨내는데 큰 에너지가 필요했어요. 그래서 도전이죠.” (인터뷰②에서 계속)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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