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아영 기자] '미씽나인'이 대작이 될 거라는 기대와는 최저시청률을 연이어 갈아치우며 저조한 결과를 낸 이유는 뭘까.
MBC 수목드라마 '미씽나인'은 비행기 추락 사고로 사라진 9명의 행방과 숨은 진실을 파헤쳐나가는 이야기를 그렸다. 그 과정에서 국가적 재난 상황 속에 정부의 안일한 대처와 고위 관료, 힘 있는 사람들의 이기적인 행동을 비판하려는 기획 의도를 담고 있었다.
무인도에 추락하기 전 한물간 연예인 서준오(정경호 분)의 지질한 연기가 먼저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고, 비행기 추락 이후 무인도에서의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그려지며 입소문을 타기 시작해 대박을 예고했다. 정경호, 백진희를 비롯해 오정세, 최태준, 이선빈 등 모자람 없는 연기력을 보여준 것은 물론이고 현실과 회상을 오가는 감각적인 연출과 소위 말하는 '떡밥'이 다음 회를 기다리도록 했다.
하지만 '미씽나인'이 삐거덕대기 시작한 건 최태호(최태준)의 악랄한 행동이 시작되면서부터다. 최태호는 이열(박찬열)을 죽인 것으로도 모자라 윤소희(류원)를 살해한 뒤 자살로 위장했다. 최태호가 본격적으로 본성을 드러내면서부터 무인도에 표류한 사람들은 최태호와 나머지로 나뉘었고, 과거의 진실이 하나둘씩 드러나는데 긴장감은 오히려 떨어지는 전개가 계속됐다.
개연성 상실도 문제였다. 구출할 배가 무인도에 왔을 때 중국어를 할 줄 아는 황재국(김상호)만 우선 뭍으로 간 뒤 구조요청을 했다면 풍랑을 만날 일이 없었을 거고, 중간에 시간을 끌지 않았다면 최태호가 숨어서 배에 타는 일도 없었을 터다. 최태호는 무슨 해를 입어도 살아남는 억지 설정과 보는 사람만 속 타는 '고구마 전개'에 시청자는 지쳐갔다.
결말 역시 논란이 되고 있다. 최태호는 실종된 이열을 가장 마지막으로 봤고 윤소희, 김기자(허재호)를 죽였다. 그런데도 극 중 최태호는 마지막 장면에서 무인도에 실종됐던 사람들과 벽화를 그리며 즐거워했다. 시청자들은 서준오, 라봉희의 마지막 대사("망했네" 등)가 드라마를 압축해 보여준다고 조롱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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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아영 기자 ly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