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05.01 11:52 / 기사수정 2008.05.01 11:52
[사진=소후스포츠의 만평ⓒsohu.com]
[엑스포츠뉴스=홍준명 기자] 꿈의 무대인 유럽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차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스콜스의 중거리슛으로 바르셀로나를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무엇보다 한국인으로 풀타임을 활약하면서 공수 양면에서 뛰어난 모습을 보여준 박지성의 존재가 한국의 축구팬으로서는 가슴 설레게 하는 일이었다.
유럽 최고 클럽 간의 빅경기이기 때문에, 또한 같은 아시아출신 선수로서 자국출신 선수가 맨유에 있는 이유로, 게다가 공한증을 선사한 나라의 선수가 맨유에서 뛰는데 그것도 아주 맹활약을 했다는 이유 등으로 중국에서도 이번 경기에 대해 관심이 매우 높았다. 대부분의 중국언론은 박지성의 뛰어난 활약에 대해 칭찬을 넘어서 찬사까지 보내고 있다.
특히 그동안 박지성 앞에는 종종 '맨유의 교체선수'라는 수식어를 사용했던 중국에서 이제는 '맨유의 주전'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면서 박수를 보내고 있다. 중국언론이 박지성에 관해 전한 기사들을 다음과 같이 모아보았다.
박지성은 어떻게 맨유의 주전이 되었는가!
다음은 위와 같은 제목의 시나스포츠의 기사를 옮긴 것이다.
맨유가 바르셀로나를 물리쳤으며 박지성의 뛰어난 플레이는 경기에서 소홀히 볼 수 없는 장면이었다. 이 한국인은 좌측 윙 포워드 위치에서 완전히 목숨을 거는 태도로 경기에 임했다. 박지성은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강한 압박을 보여주면서 볼도 가로챘으며 또한 중국인들에게도 익숙한 '한국식 속공'을 보여주었는데, 마치 민첩한 조종실력을 보여주는 F-1 경주 자동차처럼 상대방 깊숙한 곳에서 마음껏 내달렸다.
이번 경기에서 박지성은 수비에서 6번의 태클을 하여 5번 볼을 가로챘는데 1번의 반칙도 없었다. 또한, 공격에서는 3번의 프리킥을 얻어내었고 1번의 위협적인 크로스를 올렸으며 1번의 위협적인 슈팅을 기록했다. 게다가 하프 라인 넘어 상대방 지역에서 15차례의 패스를 했다. 측면에서 드리블만 했던 나니와 비교했을 때, 박지성은 현재 올드트래포드 팬들의 총아가 된 것이다.
이런 모습은 박지성이 PSV에서 활약하던 당시를 쉽게 떠올리게 한다. 맨유가 박지성에게 눈독을 드린 것도 바로 04~05시즌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전이었는데 당시 그는 AC밀란을 허둥지둥하게 하는 충격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보아하니 유럽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전은 이미 박지성이 가장 폭발하는 무대인 듯하다. 물론 당시보다 더욱 행운인 점은 이번에는 맨유가 결승에 진출했기 때문에 박지성은 결승전에서 다시 한 번 폭발할 수 있다는 점이다.
박지성의 맨유에서의 분투의 역사를 회상해보자면 그는 아시아 선수로서 해외무대를 성공적으로 개척한 본보기적인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막 맨유에 입단했을 때 아시아축구에 대해 잘 모르던 팬들은 맨유가 한국시장을 개척하기 위해서 그를 영입했다고 여겼었다.
05~06시즌 퍼거슨감독은 박지성을 교체선수로 놓고 44경기에 출장시켰으며 2골과 6도움을 기록했었다. 하지만, 06년 후반기 부상에서 돌아온 이후 그는 연속득점을 기록했는데 그것이 바로 그가 맨유에서 맞이한 첫 번째 절정기였다. 하지만, 아쉽게도 더욱 큰 부상이 곧바로 찾아왔다. 07년 4월 그는 무릎수술을 받고 그 해 시즌과는 헤어졌다. 06~07시즌 그는 정식 경기출장 횟수가 20차례였지만 5골 2도움을 기록했으니 그 전 시즌보다 성적이 좋았다.
반복된 부상에서 회복한 후 08년 설날 때 박지성의 모습을 다시 볼 수 있었다. 하지만, 동양인에 대한 편견과 더불어 자주 부상을 당하는 그가 더 무슨 역할을 할 수 있겠느냐는 팬들이 있었다. 그래도 퍼거슨감독과 퀘이로즈 코치는 박지성의 진가를 매우 잘 알고 있었다.
그들은 순도 높은 로테이션 선수로서 박지성을 충분히 활용했으며, 그 후 박지성이 출장한 경기에서 그는 거의 매번 주목받는 선수가 되었다. 그때의 뛰어난 플레이가 아마도 박지성이 맞이한 맨유에서의 두 번째 절정기였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퍼거슨 감독이 한국인 특유의 용맹한 스타일에 호감을 가진 것을 제외하고도 박지성은 '레드데빌' 안에서 비교적 수월하게 생존할 수 있었는데 그것은 그의 프로선수로서의 경력과 관계가 있다. 박지성은 한국 대표선수 중에서 유일하게 해외리그에서 선수생활을 시작했다. 이는 동양인의 관점에서 보자면 매우 낯설지만 오히려 그는 그렇기 때문에 각종 축구스타일에 빨리 적응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 것이다.
일본축구의 세밀함이나 네덜란드축구의 화려함을 모두 스스로 노력을 통해 최단기간에 소화해 낼 수 있게 되었다. 이처럼 진정한 의미에서의 '해외선수'로서의 경험이 있었기에 박지성은 맨유에서도 생존방식을 찾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박지성이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출전하게 된다면 그는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나서는 최초의 아시아선수가 될 것이다. 그렇게 되어도 AFC(아시아 축구연맹)의 올해의 선수상을 못 받을 수도 있지만 그것과는 관계없이, 박지성은 이미 자신의 노력을 통해 맨유 팬들이 기꺼이 자신을 받아들이도록 했다. 게다가 잉글랜드인의 아시아선수에 대한 전통적인 시각도 크게 바꾸어 놓았다. 이는 제멋대로인 AFC의 시상식 후보에 오르는 것보다도 훨씬 더 의미가 큰 것이다.
퍼거슨감독은 첼시전에서 박지성을 감추었다가 바르셀로나전에 출장시켰는데 이는 주전급의 대우이다. 맨유 입단 초기 유니폼 판매원이라고 여겨졌고, 부상당했을 때 반은 못쓰게 된 부상자로 여겨졌던 박지성, 이제는 단번에 맨유의 주전선수 자리를 차지했다. 그 원인은 경기에서 피로를 모르는 그의 활동량과 압박/가로채기, 공격 중의 위치선정을 보면 바로 알게 된다. (이상, '시나스포츠')
中 해설자, "박지성이 경기 최우수선수"
2002년 월드컵 당시 한국의 모습을 보고 심판을 매수했었다고 했고, 2006년 월드컵에서 이탈리아가 호주를 이기자 '이탈리아 만세, 호주는 꺼져라.'라고 했던 중국의 축구해설가인 황졘샹(Huang Jianxiang)이 박지성을 이번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차전 경기 최우수선수라고 했다. 30일 시나스포츠는 황졘샹의 경기 평을 전했는데 그 중 박지성에 관한 부분은 다음과 같다.
- 박지성은 공병이다. 한국에서는 여자는 대장금이요. 남자는 박지성이라고 하지 않는가! 마치 우리 중국의 뇌봉(중화인민공화국의 영웅)과도 같다. 경기 최우수선수라고 할 수 있으며 현재 자신감도 많이 증가했다.
미친듯한 박지성, 바르셀로나의 스타들을 묻어버리다. 그가 선발출장하면 맨유는 불패!
다음은 박지성의 활약에 대해 중국의 163스포츠가 전한 위와 같은 제목으로 전한 기사의 내용이다.
퍼거슨감독은 테크닉이 뛰어난 바르셀로나의 중원을 맞이하여 피지컬 축구를 선택했고 승리했다. 퍼거슨감독은 압박, 태클, 가로채기, 주력이 뛰어난 미드필더가 필요했고 이에 박지성은 나니와 긱스라는 두 기술형의 측면선수를 순조롭게 따돌리고 선발출장했다. 루니가 부상이 아니었다면 나니는 선발출장하지 못했을 것이다. 박지성의 플레이는 역시 퍼거슨감독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박지성은 중원에서 마치 '고기를 가는 기계'의 역할을 했다. 즉 그는 수비에 그다지 능하지 못한 스콜스와 캐릭을 크게 도와주었다.
챔피언스리그 1차전에서 박지성은 스콜스, 캐릭과 함께 팀 최고인 7차례의 태클에 이은 가로채기를 기록했다. 2차전에서도 그는 그렇게 미친듯한 정신력을 보여주었으며 맨유 최고인 6차례의 가로채기에 성공했다. 박지성 때문에 바르셀로나 선수들은 볼을 잡는 데에 혼란을 겪었다. 신체건장하고 빠르면서도 죽기를 각오하고 뛰는 이 한국인을 맞이하여 상대선수들은 그 해결책을 찾지 못했으며 맨유는 편안하게 방어진을 구축할 수 있었다.
맨유의 윙 포워드 중에서 기술이나 공격력은 나니와 긱스가 박지성보다 좋다. 하지만, 이 한국인의 부지런함과 필사의 정신이야말로 퍼거슨감독이 가장 좋아하는 것이다. 게다가 에브라가 자주 오버래핑을 하기 때문에 그 위치를 보충할 선수가 필요하기에 시즌이 끝나갈수록 박지성의 역할은 더욱 커지고 있다.
왜냐하면, 퍼거슨감독은 공수의 균형이 우승팀에게 필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세 개의 폐를 지닌 선수'라는 별칭의 이 한국인은 맨유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부상에서 복귀한 이후 그가 선발출장한 경기에서 맨유는 한 번도 패배한 적이 없었다.
[사진=중국 해설가 황졘샹, '박지성이 MOM'ⓒsina.com.c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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