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주애 기자]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이 '인생'의 의미에 대해 곱씹어보게 하는 의미있는 엔딩을 그렸다.
KBS 2TV 주말드라마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이 21일 54회를 끝으로 종영했다.
이 작품은 저마다 다른 사정으로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에 모이게 된 네 남자의 이야기를 다뤘다. 나이도 성격도 제각기 다른 이들은 공통점이라고는 '월계수 양복점' 뿐이다.
극 초반 이들은 저마다 문제를 하나씩 가지고 있었다. 성공과 출세만 생각하는 동진(이동건)부터, 아내를 두고 첫사랑에 설레하는 남편 삼도(차인표), 철 없는 왕년의 가수 성태평(최원영), 흙수저를 물고 태어난 비운의 7포세대 취준생 강태양(현우)까지. 모두 완벽하지만은 않은 삶을 살아갔다.
이에 서로를 향한 오해와 의심은 네 남자들 사이에 벽을 만들었다. 하지만 자신들의 터전이 된 양복점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에는 한 치의 거짓이 없었고, 이들은 서로를 형-아우라 부르며 허심탄회한 사이로 변해갔다.
또 양복점을 지켜가는 과정에서 네 명의 남자는 각자의 사랑을 만나며, 본인이 속한 분야에서도 번듯한 위치를 차지하게 된다. 철없어보이던 네 명의 남자들은 극이 진행될수록 '신사'라는 단어에 걸맞게 변해갔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양복집 주인 만술이 있었다. 하지만 만술은 병때문에 시력을 잃어갔다. 만술의 양복집에 모였었던 신사들은 시간이 흐르며 결혼으로, 일에 대한 욕심으로 각자 살기 바쁘던 상황. 마지막회에서는 우연히 만술이 살고있는 곳 근처에 들린 태양 덕분에 만술의 병세를 알게된 네 남자가, 다시 만술 앞에 모일 수 있었다.
네 명의 신사는 만술과 함께 서울로 올라가던 중, 갑작스런 그의 요청에 바닷가에 들렸다. 만술은 "시력을 잃은게 답답하지 않냐"는 물음에, "눈을 감으니까 오히려 새로운 것이 보이는 것 같다. 바로 사는 일이다. 보려고 눈을 뜨면 눈 앞에 있는것만 보이더니, 눈을 감고 볼 생각을 안 하니 지난 세월들이 그림처럼 펼쳐진다"며 인생을 돌아보며 답했다.
또 동진이 "아버님의 삶은 어떠셨나요"라고 묻자, 만술은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워. 호사스러웠지"라며 "옷은 다른 의식주처럼 '짓는다'는 말을 쓴다. 그건 옷이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삶이라는 뜻. 신사는 값싸고 멋진 옷을 입는 사람이 아니라 옷과 삶을 일치시키는 사람이다"고 말하며 신사와, 옷 그리고 인생에 대한 깨달음을 줬다.
드라마가 마치 이 마지막 대사 하나를 위해 달려온 것 처럼, 만술의 대사에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의 장면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끝없는 악행도, 출생의 비밀도, 끔찍한 사고도 없었다. 어느새 자신이 입은 옷에 맞게 성장한 네 명의 신사들이 있을 뿐이었다.
어딘가에 있을 법한 인간 군상들의 삶을 그대로 보여주며 현실적인 즐거움과, 공감을 통한 감동을 선사했던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 마지막까지도 자극적인 사건 없이 '월계수'다운 엔딩을 그렸다.
'월계수' 이외에도 KBS 2TV 주말드라마를 지켜봐 온 시청자들에게는 다소 신선한 엔딩이기도 했다. 가족사진이나 누군가의 결혼식이 아닌, 제목 그대로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끼리 마지막을 장식한 것.
곱씹을만한 주제가 있는 드라마는 오래 기억된다. 8개월동안 함께한 신사들의 진솔한 삶과, 마지막회에서 던져준 감동적인 대사는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의 여운을 길게 끌고 갈 전망이다.
savannah14@xportsnews.com / 사진 = KBS 2TV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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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애 기자 savannah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