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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초점] '미우새'·'자기야' 흥행…바야흐로 '엄마'의 시대

기사입력 2017.02.25 09:00 / 기사수정 2017.02.25 08:53

김주애 기자

[엑스포츠뉴스 박소현, 김주애 기자] 걸크러시를 넘어서 '맘크러시'가 대세다. 엄마들만이 보여줄 수 있는 애틋한 정과 차진 입담은 연거푸 주중 심야를 사로잡았다. 

최근 방송 중인 SBS '미운 우리 새끼'와 '자기야-백년손님'은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하며 꾸준히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그 저력의 힘은 '엄마'다. '미운 우리 새끼'의 엄마들은 나이를 먹어도 여전히 걱정스러운 아들들을 관찰하고, '자기야-백년손님'의 장모들은 미덥지 못한 사위들과 티격태격한다. 

▲"얘가 왜 저럴까"…아들보다 먼저 만든 유행어

단순한 '미운 우리 새끼'의 포맷에 힘을 실어주는 것은 단연 어머니들의 입담이다. 한번 이야기가 나오면 한 주제로 30분 이상 대화가 가능하다. 편집이 만만찮다는 이야기도 들려온다. 아들들은 혼자서도 얼마나 재밌게 살 수 있는 지를 보여주지만, 어머니들에게 여태 장가도 가지 않는 천덕꾸러기마냥 비춰진다.

젊은 층은 혼자서도 잘 사는 아들들의 모습에 공감하고, 중년 이상은 그런 아들이 못내 걱정스러운 엄마의 마음에 '빙의'한다. 다양한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힘은 여기서 나온다. '미운 우리 새끼'는 금요일 심야 11시 20분에 방송하지만 시청률이 최고 15%(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할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는다. 

어머니들의 캐릭터도 흥미롭다. 김건모 어머니는 돌직구 화법이 매력적이다. 누구보다 아들을 두둔해주지만, 어머니의 기준에서 속터지는 일이 발생했을 땐 가차없다. 서장훈을 상대로도 전혀 밀리지 않고 면박을 준다. 서장훈을 상대로 날리는 '드립'은 JTBC '아는 형님'의 이수근 못잖다. 

박수홍 어머니는 "어머 얘가 왜 저럴까"라고 매 회 탄식한다. '모범생'같은 이미지였던 박수홍이 클럽과 페스티벌 문화를 즐기고 새로운 사고(?)를 칠 때마다 박수홍 어머니의 근심과 당황이 짙어진다. 박수홍 어머니는 베테랑 방송인인 아들조차 만들기 쉽지 않았던 유행어를 단숨에 안착시켰다.

허지웅의 어머니는 젊은 여성들이 꼽는 가장 원하는 시어머니 스타일. 상대적으로 젊은 허지웅의 어머니는 줄곧 조용하고 여성적인 분위기. '미운 우리 새끼'를 통해 조금씩 변해가는 아들의 모습을 보며 눈시울을 붉히는 등 가슴뭉클한 장면들을 만든다.

'김건모 바라기'인 토니안의 어머니도 빠질 수 없다. 김건모의 매력에 푹 빠진 그는 김건모의 VCR를 유심히 지켜보고 아들 마냥 이뻐한다. 토니안 어머니의 김건모를 향한 애정 어린 멘트들은 예능적인 웃음을 자연스레 선사한다. 토니안의 어머니가 운영하는 식당으로 김건모가 직접 찾아가 한상 가득 요리를 맛보기도 하는 등 '미운 우리 새끼'를 통해 또 하나의 새로운 관계와 케미가 만들어지고 있다.


▲ '백년손님' 이름보다 유명한 별명, 개성만점 어머니들

'스타부부쇼-자기야'에서 '백년손님-자기야'로 이름을 바꾼 '자기야'는 처가에서의 장서관계를 관찰하는 독특한 포맷으로 목요일 밤 안방극장을 찾아왔다. 동시간대 국민MC 유재석과 매주 화려한 게스트들이 출연하는 토크쇼 KBS 2TV '해피투게더'가 자리잡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백년손님-자기야'는 49주 연속 '해피투게더'를 제압하며 목요일 밤 절대 강자의 자리를 유지했다.

이같은 인기의 바탕에는 일반인임에도 연예인보다 더욱 개성있었던 출연자들의 '캐릭터성'이 있었다. '자기야'에 나온 어머니들과 사위들은 저마다 이름 외에 불리는 별명이 있다. 방송에 노출되던 인물이 아닌지라, 다소 낯설 수 있는 인물들이었지만 이들은 막강한 캐릭터로 친근하게 우리 브라운관에 녹아들었다. 

먼저 울진군 후포면 후포리를 관광 명소로 만든 남서방 남재현과 그의 장모 이춘자는 스머프-슈퍼갑으로 불린다. 집안에서 절대 권력을 쥔 이춘자 여사지만, 남서방이 서울에서 가져온 신 문물을 보고는, 처음엔 거부감을 표하다가 결국은 순응하는 모습이 큰 웃음을 자아냈다.

후포리에는 이춘자 할머니 외에도 모든 동네 주민들이 뛰어난 입담을 자랑하며, 후포리에서 일상 자체를 짜여진 시트콤을 보는 듯 한 재미를 느끼게 했다. 이춘자 여사님은 이런 인기를 바탕으로 2015년 SBS 연예대상에서 인기상을 수상하셨으며, 지금까지도 '백년손님-자기야'의 터줏대감으로 재미를 책임지고 계신다.

지금은 하차했지만 전 씨름선수 이만기와 그의 장모 최위득 여사의 케미도 방송의 인기 요인이었다. 항상 아옹다옹 다투는 두 사람은 '톰과 제리'라 불리며 재미를 만들어냈다. 사위에게 늘 일을 시키며 장난을 치는 제리같은 장모와, 일을 하기 싫다고 투덜거리지만 늘 장모에게 골탕먹는 덩치 큰 톰 사위는 매주 새로운 사건들을 보여줬다.

그런가하면 마라도 해녀장모 박순자 여사와 박서방 박형일은 2주년 스페셜로 시청자 사연 공모를 받아 출연하게 된 일반인들이다. 마라도 바다를 가르며 물질을 하는 등 다소 거친 매력을 자랑하는 박순자 여사님과 그에 지고 사는 박형일의 모습은 이제껏 본적 없는 새로운 매력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sohyunpark@ savannah14@xportsnews.com / 사진 = SBS

김주애 기자 savannah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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