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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데스리가] 강등권 팀들, 생존과 잔류를 위한 '사투'

기사입력 2008.04.22 15:36 / 기사수정 2008.04.22 15:36

박중현 기자

[엑스포츠뉴스=박중현 기자] 올 시즌 분데스리가는 우승 레이스보다 유럽 대회 진출권 경쟁이나, 강등권 싸움이 훨씬 흥미롭게 진행되고 있다. 물론 강등권 팀에 속한 팬들 입장에서는 피를 말리는 레이스라고 할 수 있지만, 이러한 강등권 싸움은 시즌 막바지까지 리가의 재미를 더해주고 또한 리가 내 판도를 엎을 수 있는 '소위' 고춧가루 부대들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시즌 막바지로 갈수록 강등권 팀과 상대하는 팀은 곤욕스러울 수밖에 없으며, 이런 상황에서 강등권 팀이 상위권 팀을 잡아내면서 상위권의 유럽 대회 진출권까지도 위태롭게 만드는 경우를 많이 보아왔다.

또한, 스포츠는 각본 없는 드라마라는 것을 증명하듯, 시즌 내내 부진하던 팀과 선수들이 갑자기 살아나면서 극적으로 강등권을 탈출하는 모습은 팬들에게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다. 지난 시즌 분데스리가에는 HSV와 도르트문트가 그러하였으며, EPL에서는 웨스트햄이 카를로스 테베즈의 활약에 힘입어 강등권을 탈출하면서 팬들에게 멋진 모습을 선사하기도 하였다.

물론 이러한 멋진 모습 뒤에는 강등의 최후를 맞이하면서 눈물을 적시는 팬들을 볼 수 있는데, 이 또한 축구를 보는 또 다른 의미의 이유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시즌 분데스리가는 여지없이 시즌 막판까지 강등팀을 알 수 없는 판도로 흘러가고 있으며, 최소 다섯팀, 최대 일곱팀 정도가 강등권 싸움에 참여하고 있다. 12위와 13위에 위치한 헤르타 베를린과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는 다섯 경기를 남겨두고 7점차지만 최근 리가에서 페이스가 좋지 않기 때문에 이들 역시 안심할 수 없는 처지이며 14위부터 18위까지 총 다섯팀은 고작 승점 4점차만이 차이가 나기 때문에, 그 누가 강등을 당하더라도 이상하지 않는 처지이다.

우선 최하위에 위치한 MSV 뒤스부르크는 05-06시즌 1부리그 승격 시즌 강등당한 이후 곧바로 승격했지만, 다시 한번 강등이 될 처지에 놓여 있다. 강팀인 베르더 브레멘과 HSV를 원정에서 격파하는 모습을 보여주긴 했지만, 경쟁팀인 에네르기 코트부스에게 패하고, 칼스루에게에 패하면서 현재 최하위에 놓여 있다.

앞으로 남은 다섯 경기에 레버쿠젠, 바이에른 뮌헨, 프랑크푸르트등 객관적인 전력에서 높은 상대를 맞이하기 때문에 만만치 않은 것이 사실, 또한 보쿰이나 뉘른베르크와의 경기도 원정에서 치르기 때문에 뒤스부르크로서는 남은 경기에서 승리를 챙길 수 있는 것도 미지수인 상태이다. 한때 안정환이 뛰었던 팀인 만큼 국내 팬들에게 익숙지 않은 팀은 아닐 텐데, 또 한 번 승격 시즌에 강등하게 되는 안타까운 일을 맞이할 확률이 높아졌다.

17위에 위치한 팀은 지난 시즌 DFB 포칼 우승자인 1. FC 뉘른베르크, 뉘른베르크는 이 강등권 싸움에 있는 자체가 약간은 어색하지만, 이번 시즌 내내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며 17위에 위치하고 있다. 그간 모습을 본다면 뉘른베르크가 강등당할 확률은 꽤 높은 편이나, 한스 마이어 감독을 경질하고 새롭게 부임한 토마스 폰 히젠이 점점 뉘른베르크를 정상 궤도에 올려놓고 있다.

남은 경기 중 강등권 경쟁팀인 빌레펠트와 뒤스부르크를 모두 홈으로 불려 들여 경기하기 때문에, 이들에게 승리를 따낼 수 있다면, 뉘른베르크가 가까스로 강등을 탈출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10경기에서 2승만을 올렸지만 3패밖에 하지 않는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이들의 강등 탈출 확률은 생각보다 높게 책정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자 로스톡은 꾸준히 15위에 위치하다가 최근 1승 2패를 거두며, 16위로 떨어졌다. 로스톡의 문제는 부족한 득점력 28경기에서 25골을 뽑아내며 경기당 한 골에도 못 미치는 득점력 때문에 강등권 경쟁 팀들 중 최소 실점을 거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16위에 위치하고 있다. 남은 경기 또한 함부르크, 레버쿠젠등을 홈에서 만나기 때문에 썩 쉽지 않으며 당장 다음 라운드인 코트부스 원정 경기가 이들의 운명을 가르는데 큰 몫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로스톡의 경우 리가 시작 전, 승격팀들 중 보강이 제일 더디며 최하위 팀으로 지적되었는데, 과연 이들이 극적으로 잔류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잔류의 마지노선에 위치한 팀은 아르미니아 빌레펠트, 시즌 초반 비히니아렉과 아이글러등의 득점력에 힘입어 돌풍을 일으켰으나, 베르더 브레멘에게 1 대 8로 대패하며, 수비진의 약점이 모두 드러나 버려, 지금은 강등을 걱정하는 위치에 오르게 되었다. 사실상 빌레펠트는 최근 3년간 시즌 시작 전 항상 최약체로 평가받던 클럽이나 현(現) 뉘른베르크의 감독인 토마스 폰 히젠의 지휘력을 토대로 잔류에 성공했던 클럽. 지난 시즌 후반, 토마스 폰 히젠이 갑작스럽게 사임한 이후, 이번 시즌 잔류냐 강등이냐의 위기를 맞고 있다. 남은 다섯 경기에서 보쿰, 바이에른 뮌헨,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VfB 슈트트가르트등을 상대하는 등 좋지 않은 일정이므로, 빌레펠트의 잔류 여부는 매우 불투명한 것이 사실이다.

마지막으로, 에네르기 코트부스, 에네르기 코트부스는 최근 다섯 경기에서 3승을 거두며, 좋은 분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하지만, 남은 일정이 썩 좋지 않아 이들 역시도 잔류를 장담할 수만은 없는 상황. 게다가 16위와는 고작 승점 2점 차이라 한 경기로 인해서 그 위치가 충분히 바뀔 수 있는 상황이다. 다가오는 라운드에서 한자 로스톡을 홈으로 초대해 펼치는 경기는 두 동독 클럽의 명암이 갈라지게 하는 경기로 예상된다. 하지만, 로스톡전 이후, 베르더 브레멘, 칼스루에 SC, HSV, 하노버 96등을 상대하는 경기는 코트부스에게 만만치 않은 일정이므로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끝으로,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 헤르타 베를린, 이 두 클럽도 강등에 대한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될 것이다. 비록 16위와는 7점차지만 최근 페이스가 극심하게 좋지 않은 탓에 두세 번의 패배를 맞이한다면 남은 두 경기 결과에 따라서 강등이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맞이할 수도 있기 때문.

강등과 잔류에 대한 문제는 팀에게나 선수에게나 서포터들에게나 매우 중대한 문제이다. 유럽 대회 진출권보다 오히려 더욱 중요한 문제이며, 팀의 사활이 걸려 있는 문제이니 만큼 강등권 팀들의 경기는 그만큼 필사적이며, 그만큼 멋진 경기가 펼쳐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올 시즌 복잡하디 복잡한 분데스리가를 다섯 경기 남겨둔 상황에서 위 클럽들의 생존을 위한 사투가 많은 팬의 이목을 끌고 있다.



박중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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