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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인터뷰] '응원 외길' 최동훈 "스턴트 치어리딩, 나를 버려 빛내는 게 매력"

기사입력 2017.02.22 12:43 / 기사수정 2017.02.25 19:13

채정연 기자

[엑스포츠뉴스 채정연 기자] 응원에 죽고 응원에 사는 남자. 사계절 내내 경기장에서 선수들을 빛내기 위해 몸을 사리지 않는 남자. 최동훈은 팬들의 목소리를 한데 모아 선수에게 전해주는 '메신저' 역할을 자처해왔다. 그렇게 '응원 밖에 모를 것 같던' 그가 얼마 전부터 또다른 분야에 열정을 쏟기 시작했다. 그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다름아닌 '스턴트 치어리딩'. 오는 3월 스턴트 치어리딩 세계 클럽 올스타 대회 출전을 준비하며 팀 '임팩트'와 함께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그를 만났다.



'천마응원과' 재학생 최동훈, 응원단장의 꿈을 품다


최동훈이 품은 '응원단장의 꿈'은 스무살에 시작돼 바뀐 적이 없다. 대학 시절 교내 응원단 활동을 했던 그는 열성적인 참여도 덕에 '천마응원과 특수체육동아리'에 재학 중이냐는 이야기를 심심치 않게 들었다. 그랬던 그가 프로스포츠 응원단장을 구체적으로 꿈꾸게 된 계기는 언제였을까.

"대학교 새내기시절, 당시 프로응원단장을 하고있는 선배의 초대를 받아 잠실 야구장에 갔었는데, 그때 응원단장의 매력을 느꼈어요."

1994년 한국시리즈 1차전을 경기장에서 직접 관람하기도 했던 최동훈은 그때부터 자신이 좋아하는 야구팀의 응원단장을 하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됐다. 본래 연극 등 공연 쪽에 관심이 많았던 그가, 상황에 따라 레파토리가 달라지고 스스로 전개를 만들어 나갈 수 있는 '응원'에 관심을 가진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나 응원단장의 역할은 메인보다는 보조에 가깝다. 응원을 주도해 자신이 아닌 경기장에서 뛰는 선수들을 빛나게 해주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최동훈은 "응원단장은 선수가 멋진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사람들의 응원을 모아 선수에게 전달하는 '메신저'"라며 다른 사람을 빛나게 해주는 그 역할에 매료됐다고 밝혔다.



나를 버려 상대를 빛내는 또다른 일, 스턴트 치어리딩


영원히 응원 밖에 모를 것 같던 최동훈에게 또다른 '도전거리'가 생긴 것은 몇 년 전이었다. 프로스포츠 현장에서 종횡무진하며 그야말로 응원의 밑바닥부터 차근차근 배워 온 그에게 '개성'에 대한 고민이 생긴 것이다.

"정말 많은 시간을 응원을 연구하고 준비하는데 씁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열심히만 하는 응원을 벗어나 '나만의 특징'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죠."

그때 최동훈의 관심을 끈 것은 바로 '스턴트 치어리딩'이었다. 스턴트 치어리딩은 최소 3명, 최대 24명의 인원이 체조 기술을 바탕으로 토스, 점프, 텀블링과 같은 동작으로 구성된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치어리딩의 일종이다. 대학 재학 시절 액션 치어리딩에 치중했던 그는 프로에서 응원단장을 하며 스턴트 치어리딩 접목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어떻게 하면 응원을 더 잘하고, 재밌게 할 수 있을까 연구하다가 시작하게 됐다"고 전한 그는 이제 단순한 활용을 넘어 스턴트 치어리딩 자체에 대한 애정을 키워가고 있다. 제작년 겨울 스턴트 치어리딩을 처음 배우기 시작한 그는 현재 '임팩트'라는 스턴트 치어리딩 팀에 소속돼 있다. 최동훈은 본래 '임팩트'가 속해있는 '레인보우 컴퍼니'의 대표와는 대학시절부터 잘 아는 사이였다고 한다. 대표가 응원단 관련 사업을 하고 있어 자문 구할 겸 자주 연습실을 방문했고, 스턴트 치어리딩 연습을 지켜본 것이 인연이 되어 일원으로 합류하게 됐다.

"처음 시작한 작년 겨울 3개월간은 기술보다 기본기를 충실하게 배웠어요. 야구 시즌 시작 후에는 시간이 부족해서 연습을 못 했고, 올 겨울부터 다시 합류하여 이제 6개월 차에요. 아직 부족한 점이 많기에 연습에 시간을 많이 할애하고 있죠."

스턴트 치어리딩은 사실 좁은 공간에서 이루어지기 다소 위험한 스포츠다. 최동훈은 아직 프로스포츠현장에서 스턴트 치어리딩을 접목한 응원을 선보일 시기를 쉽게 정하지 못하고 있다. 그는 "100번 중 1번 실패해도 그건 사고에요.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할 수도 있기에 충분히 연습하고, 신중하게 결정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팀원들과의 맹연습이 힘들지만 그럼에도 그는 행복하다. 최동훈은 '여럿이 함께 작품을 만들어내는' 점이 스턴트 치어리딩의 큰 매력이라고 말했다. 그의 포지션은 베이스인데, 플라이어와 두터운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퍼포먼스를 펼치는 것의 짜릿함을 최대의 매력으로 꼽았다. 그는 '나를 버리고 플라이어를 살리며 멋진 공연을 펼칠 수 있다는 점'을 매력으로 꼽았다. '메신저' 역할을 자처하며 응원단장을 꿈꿨던 것과 같은 맥락인 셈이다.

스턴트 치어리딩은 또한 향후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될 수 있어 국제적으로 인기를 끌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12월 7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국제치어리딩연맹(ICU)를 3년간 잠정 회원단체로 인정했다. 3년간 해당 종목의 국제활동과 실태를 살펴본 후 완전 승인 여부를 재심사한다. 완전 승인이 이루어진다면, 치어리딩 종목이 올림픽 종목으로 발돋움을 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



응원 안 스턴트 치어리딩을 넘어 '국가대표' 최동훈으로


본업인 응원단장 일은 최동훈에게 여전히 1순위다. 응원단장을 직업으로 갖게 된 데 대해 그는 "앞서간 선배들의 끊임없는 노력으로 사람들에게 응원단장이 직업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라며 선구자들의 노고에 감사를 표했다.

응원단장이라는 직업은 몸을 쓰는 직업인 만큼 수명이 아주 길 수는 없는 직업인 게 사실이다. 현재는 응원단장의 일에 충실하지만, 그 이후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최동훈은 자신의 응원단장 너머의 커리어에 스턴트 치어리딩을 둘 생각이다.

"이제는 스턴트 치어리딩 자체를 잘하고 싶은 마음도 생겼다"고 밝힌 그는 소속팀 '임팩트'와 함께 오는 3월 중순 스턴트 치어리딩 세계 클럽 올스타 대회에 한국 대표로 나서게 됐다. 그는 "대회에 출전하게 된 이상 챔피언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당찬 자신감을 내비쳤다.

또한 "종목을 시작한 이상 국가대표팀이 되어 태극기를 달아보고 싶다. 또한 은퇴 후에는 한국형 응원과 스턴트 치어리딩 분야에 대해 학문적으로 연구도 하고 싶다. 선수와 지도자, 행정경영자를 모두 거치며 응원 및 치어리딩의 전문가가 되는 것이 목표"라며 큰 꿈을 밝히기도 했다.

바쁜 시간을 쪼개 연습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따뜻한 팀원들과 프런트 덕분에 그는 스턴트 치어리딩을 하는 것이 마냥 행복하다. 그의 팀 '임팩트'는 경영팀과 퍼포먼스 팀이 나눠져 있어 선수들은 오로지 연습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다. 또한 함께하는 팀원들의 따뜻한 격려에 힘든 몸을 털어내고 다시 일어선 것도 여러번이다.

"제가 일을 하느라 시간이 많지는 않아요. 스턴트 치어리딩을 계속 해야하나 고민하던 때도 있었지만, 프런트와 팀원들의 배려와 격려로 계속 선수 생활을 이어올 수 있었죠."

오는 3월 4일 출정식으로 가지는 최동훈과 '임팩트'는 같은 달 9일 미국 올란도로 대회 참가를 위해 출국한다. 11일과 12일 이틀에 걸쳐 치러지는 대회를 앞두고 최근 막바지 연습에 한창이다.

모든 게 물 흐르듯 이뤄진 것 같지만 사실 쉬운 과정은 아니었다. 대부분의 팀원들이 학생들로 이루어져 있어 대회를 위해 학교에 양해를 구해야 하고, 출국을 위해 큰 돈을 마련해야 하는 등 어려운 상황에서도 마음을 모아 대회에 출전하게 됐다. "후회없이 다녀오고 싶다. 얻은 게 많았다고 느낄 수 있길 바라고, 정말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고 각오를 다진 최동훈은 오늘도 '임팩트'와 함께 챔피언, 그 너머의 최고의 응원단장과 국가대표를 꿈꾸며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lobelia12@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DB

채정연 기자 lobelia1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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