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주애 기자] 의인 '김과장'의 행보가 놀랍다.
현재 방영 중인 KBS 2TV 수목드라마 '김과장'은 대기업 TQ그룹을 배경으로 회사 내에서 있을 수 있는 각종 부조리함을 풍자하고, 혜성처럼 등장한 한 명의 의인으로 인해 갈등이 해소되는 '사이다'를 선사하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화려한 액션신이 등장하는 것도, 설레는 로맨스가 이어지는 것도 아니다. 인어나 도깨비, 저승사자같이 현실에서 볼 수 없는 새로운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것도 아니다. 평범한 회사를 바탕으로, 평범한 일상을 보여주는 '오피스 드라마'는 어떻게 사랑받을 수 있었을까. 성공한 오피스 드라마들을 돌아보며 이들이 우리에게 준 재미를 되새겨봤다.
▲ SBS 샐러리맨 초한지(2012.01.02~2012.03.13)
스펙이 안되지만 윗사람들이 이용해먹기 위해 대기업에 기용하고, 모두가 무시했지만 본인만의 능력으로 인정받으며 회사에서 승승장구해가는 샐러리맨의 이야기. 어찌보면 '김과장'과 닮은 이 줄거리는 바로 5년 전 방송된 '샐러리맨 초한지'의 이야기다.
초한지에서 따 온 인물들의 성격과 관계를 바탕으로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 한 남자 유방(이범수 분)이 대기업들의 전쟁에서 승리하는 과정을 그렸다. 이를 통해 초한지에 나오는 병법과 처세술들을 보다 현실적으로 이해하고 배울 수 있었다. 충청도 사투리를 쓰는 순진한 유방이 천하를 상징하는 천하그룹의 회장이 되기까지의 행보가 다소 '병맛'스럽게 그려저 보는 재미를 더했다. 여치를 연기한 정려원의 연기도 일품.
▲ KBS 2TV 직장의 신(2013.04.01~2013.05.21)
'직장의 신'은 아직도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비정규직 문제를 전면으로 다룬 작품이다. 일본 드라마 '파견의 품격'을 원작으로 한 이 드라마는 부장님도 쩔쩔매는 슈퍼갑 계약직 미스김(김혜수 분)과 그를 둘러싼 직장인들의 일과 사랑을 그려냈다.
드라마 안에서나 가능한 '슈퍼갑 계약직' 이야기지만, 미스김에 이입한 수많은 직장인들은 그녀가 주는 사이다에 조금이나마 통쾌함을 느길 수 있었다. 극 중 미스김을 연기한 김혜수의 하드캐리는 연기대상에서도 인정 받아, 그 해 KBS 연기대상 대상 트로피를 수상하기도 했다.
▲ tvN 미생 (2014.10.17~2014.12.20)
'미생'은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로, 현실적인 직장 생활을 그대로 그려냈다고 호평을 받았다. 원 인터내셔널을 바탕으로 인턴사원부터 워킹맘, 상사에 폭언에도 묵묵히 버텨나가야하는 직장인의 설움 등을 여과없이 전달했다. 또 각종 사건에 휘말리는 다른 드라마 속 신입사원과 달리 복사, 전화받기, 문서 만들기 등 소소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일들을 겪어나가는 장그래(임시완 분)의 모습에 더욱 공감이 갔다.
이같은 현실성을 바탕으로 '미생'은 한국 드라마지만 로맨스 없이, 통쾌한 설정 없이도 사랑받을 수 있다는 걸 증명했다. 나아가 '장그래 방지법'(법 내용을 차치하고)에 주인공 이름이 쓰이는 등 '미생 신드롬'을 일으켰다.
▲ jtbc 욱씨남정기(2016.03.18~2016.05.07)
중소기업 화장품 회사를 배경으로 삶과 돈때문에 울고 웃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아낸다. 위에서 설명한 '미생'이 대기업 내 을들의 이야기를 다뤘다면, '욱씨남정기'는 회사 자체가 을인 상황이다.
대기업 황금화학에서 승승장구 했지만, 대기업의 부조리한 관행을 못이기고 뛰쳐나온 욱다정(이요원 분)을 통해 직장 내 여성의 유리천장을 적나라하게 표현했으며, 대기업의 횡포에 휘둘리는 하청업체 직원들의 일상, 그리고 한과장(김선영 분)을 통해 보여주는 워킹맘의 애환까지 너무나 현실적인 이야기를 담았다.
▲ KBS 2TV 김과장(2017.01.25~)
사이다 형 '오피스 드라마'의 명맥을 이어받아 시청률 고공행진을 기록하고 있는 작품. 삥땅 전문 경리과장 김성룡(남궁민 분)이 마지막 한 탕을 위해 TQ그룹에 입사했다가, 아이러니하게도 부정, 불합리와 싸우며 회사를 살리는 과정을 그린다.
대기업의 분식 회계와 직원들의 목숨을 파리목숨으로 아는 행태, 그리고 '도어락 3인방'에서 느껴지는 현 시국에 대한 풍자까지. 너무나 공감가는 현실적 배경에, 그 안에서 활개치고 다니는 '김과장'의 활약을 절로 응원하게 된다. 검사 출신의 서율과, 대기업 TQ그룹은 김과장에게 벅찬 상대로 보이지만, 언제나 어디로 튈지 모르는 결단으로 승리해 온 김과장이기에, 그가 어떤 활약을 선보일지 기대감이 치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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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애 기자 savannah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