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4 06:27
스포츠

[유럽선수권] 히딩크의 러시아, 시간은 과연 약이 될까?

기사입력 2008.04.15 09:08 / 기사수정 2008.04.15 09:08

강대호 기자

[엑스포츠뉴스=강대호 기자] 러시아 대표팀(25위)의 전신인 구소련은 월드컵/유럽선수권에서 우승(1958)/준우승(1963, 1972, 1888), 4위(1966)를 경험했고 본선 진출도 14회인 세계적인 강호였다.

그러나 소련 붕괴 후 러시아는 1992년 독립국가연합(CIS)의 이름으로 참가한 유럽선수권을 포함해도 메이저대회 9회에서 본선 진출 6회/2라운드 진출 실패에 그쳤다. 1998년 월드컵/유로 2000에는 2연속 예선탈락으로 체면을 구긴 러시아는 2002년 월드컵/유로 2004 본선 진출로 그나마 면목을 세웠지만 지난 월드컵 예선탈락에 이어 이번 유럽선수권 예선에도 자력진출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같은 조의 잉글랜드(11위)가 크로아티아(13위)와의 홈경기에서 2-3으로 패한 덕분에 본선에 올랐다.

러시아는 1996년 4월부터 3개월 동안 세계 3위에 오르기도 했지만 세계 16강권 팀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럼에도, 러시아 축구팬은 메이저대회 본선 진출로 만족하지 않는다. 잉글랜드의 낙마로 본선에 진출한 대표팀에 대한 반응은 싸늘했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달 26일, 루마니아(12위)와의 원정평가전은 본선경쟁력을 가늠할 기회로 중요했다. 부정적인 결과/내용이 나온다면 여론 악화는 불 보듯 뻔한 상황이었다. 객관적인 열세였던 러시아는 0-3 완패로 최악의 상황을 맞이했다.

러시아 대표 미드필더 드미트리 토르빈스키(로코모티프 모스크바/리그 5경기 1골)는 루마니아전에 대해 "평가전이었기에 동기부여도 본선과 같진 않았다. 본선까지는 아직 훈련/평가전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있다. 함께한 시간이 는다면 분명히 지금보다 좋아질 것이다."라며 의미를 축소했다. 러시아는 본선전까지 카자흐스탄(122위)/세르비아(31위)/리투아니아(48위)와 평가전을 치른다.

물론 무작정 변명만 한 것은 아니다. 가을-여름으로 진행되는 서유럽 축구리그와 달리 봄-가을 방식인 러시아의 특성 때문에 UEFA컵 우승을 노리는 제니트 페테르부르크를 제외한 러시아 클럽 선수들은 경기경험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172cm 60kg/1984년의 토리빈스키는 빠르기/크로스가 장점인 측면 미드필더로 알려졌지만 자신이 선호하는 위치는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처진 공격수이다. 유럽축구연맹의 드미트리 로고비츠키와 인터뷰에서도 이를 숨기지 않았다.

풋살선수로 활약하다 스파르타크 모스크바 유소년팀과 계약한 토르빈스키는 2002년 1군에 데뷔, 2007년까지 활약하다 이번 시즌 로코모티브로 이적했다. 2005년 스파르타크 첼랴빈스크에서 뛰기도 했던 토르빈스키는 현재 러시아리그 통산 72경기 8골을 기록 중이다. 러시아 대표로는 2005년 21세 이하팀(3경기 1골)에 소집됐고 지난해부터 성인대표로 8경기에 나왔으나 아직 득점은 없다.

유럽선수권 예선 12경기 중 6경기 380분을 소화했으나 득점/도움이 없는 토르빈스키는 본선참가가 유력하나 아직 장담할 상황은 아니다. 자신도 이를 의식한 듯 "유로 2008이 생애 첫 메이저대회가 되려면 아직 나는 증명할 것이 남았다."라며 겸손/의지를 보였다.

러시아 축구팬의 대표팀 기대는 남다르다. 6년 만의 메이저대회였던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도 그들은 러시아를 우승후보로 꼽았다. 1998년 월드컵/유로 2000 우승으로 전성기를 구가하던 프랑스가 1998년 이후 홈에서 1무 1패로 이기지 못한 팀이 바로 러시아였으니 무리도 아녔지만 결과는 16강 진출 실패였다.

유로 2004 1승 2패/2006년 월드컵 예선탈락 이후 그들도 현실을 인정하기 시작했지만 욕심은 여전하다. 그러나 4년 만의 메이저대회 본선전망은 어둡다. 2002년 월드컵/2006년 월드컵에서 대한민국/오스트레일리아 감독으로 4위/16강의 성적을 낸 휘스 히딩크에 대한 믿음은 그리 크지 않다.

한 조에 속한 에스파냐(4위)/그리스(8위)/스웨덴(24위)도 러시아보다 한 수 위라 인정하는 분위기다. 토르빈스키 역시 "에스파냐는 조 최강이고 그리스는 전 대회 우승팀, 스웨덴은 메이저대회에서 더 위력적인 팀이다."라며 러시아가 최약체임을 부인하지 않았다.

그러나 러시아가 포기부터 할 상황은 아니다. 유로 2004에서 그리스에 2-1로 승리, 유일한 패를 안겼던 팀이 바로 러시아다. 준우승팀 포르투갈(9위)엔 0-2로 완패했지만 에스파냐엔 0-1로 지긴 했으나 상당한 수비력으로 답답함을 주기도 했다. 4년 전 에스파냐/그리스와 상대한 경험은 러시아에 자신감이 될 수 있다.

그리스전 승리나 이번 대회 예선에서 크로아티아와 2무를 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러시아는 전통적으로 기술축구에는 약하나 선이 굵은 팀에겐 선전하는 경향이 있다. 에스파냐전에서 실점을 최소화하고 그리스/스웨덴전에서 좋은 성과를 낸다면 소련 소멸 후 첫 메이저대회 토너먼트 진출도 꿈은 아닐 것이다.

참고: 이 글은 국립국어원의 외래어 표기법과 현지시각을 준수했다.  

[사진(C) EURO2008.com]



강대호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