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아영 기자] '청춘시대'. 누군가에게는 굉장히 반가운 이름이지만, 누군가는 '그게 뭔데 대관절 이리 난리냐' 할 수 있다. 그리 유명하지는 않았던 드라마의 후속 시즌 제작을 반가워하는 사람이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해 7월 방영된 JTBC 드라마 '청춘시대'는 "외모부터 성격, 전공, 남자 취향, 연애스타일까지 모두 다른 5명의 매력적인 여대생이 셰어하우스에 모여 살며 벌어지는 유쾌하고 발랄한 청춘 동거드라마"라고 포털사이트에 설명되어 있지만, 사실 '청춘시대'는 100자도 되지 않는 짧은 문장에 담기엔 너무 복잡하고, 훨씬 매력적이었다.
한예리, 류화영, 한승연, 박은빈, 박혜수 등 배우 다섯 명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12부작의 짧은 드라마였다. 단순하게 표현하면 '벨 에포크'라는 셰어하우스에 사는 사연 많은 20대 여자 다섯 명이 지지고 볶는 이야기고, 넓혀서 얘기하면 청춘의 진짜 삶을 '벨 에포크'라는 셰어하우스에 압축해서 담았다고 할 수 있다. 가슴에 검 꽂힌 도깨비도 없고 그냥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할 뿐인 평범한 드라마였지만, 그 평범함이 많은 사람의 마음을 조심스레 건드렸다.
'아프니까 청춘이다' 식의 처방이 아닌, 박연선 작가의 빈틈 없는 필력과 탄탄한 전개, 이태곤 감독의 디테일한 연출로 그려낸 진짜 현실이 거기 있었다. 아르바이트 때문에 연애 한 번 못한 윤진명(한예리 분), 과거의 트라우마로 현재를 살지 못하는 강이나(류화영), 자기애가 부족한 정예은(한승연), 어딘가 비밀스러운 송지원(박은빈), 소심한 유은재(박혜수)는 어느 누가 보더라도 고개를 끄덕일 만한 아픔과 고민을 안고 살아가는 캐릭터였다.
그래서 시청률은 다소 낮았지만, 화제성만큼은 높았고, 마니아 층도 탄탄해 인기 드라마만 제작된다는 감독판 DVD 공동구매를 성사시키기도 했다. 방송 당시 신인이었던 박혜수는 이 작품을 통해 드라마 주연급으로 급성장했고, 박은빈도 주말 프라임 시간대의 역할을 꿰차는 등의 성과를 냈다. 업계 관계자들 역시 눈여겨본 작품인 셈.
'청춘시대' 마지막회에서는 멈춰있던 주인공들이 다시 출발선에 섰다. 윤진명은 취업 대신 여행을 떠났고, 강이나는 죄책감을 떨쳐냈다. 정예은은 데이트 폭력으로 인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리는 안타까운 모습을 보여줬고, 유은재는 송지원의 거짓말로 악몽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다섯 명 모두 완결형은 아니다. 청춘이란 그런 것이라는 걸 말해주는 듯한 여운 남는 결말이었다. 6주라는 짧은 시간에 시청자의 마음을 파고든 그들의 이야기를 또 들을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시즌2를 기대하는 이유는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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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아영 기자 ly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