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아영 기자] '내성적인 보스'가 시청자와의 소통으로 반전의 가능성을 열었다.
tvN 월화드라마 '내성적인 보스'는 베일에 싸인 유령으로 불리는 극도로 내성적인 보스 은환기(연우진 분)와 초강력 친화력의 신입사원 채로운(박혜수)이 펼치는 소통로맨스를 다룬 로맨스 코미디 드라마다.
연우진, 박혜수라는 매력적인 배우와 '또 오해영' 송현욱 PD의 만남으로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베일을 벗은 드라마는 시청자에게 실망을 안겼다. 1회에서 3.164%(닐슨코리아, 전국 케이블플랫폼 기준)를 기록한 뒤 1.970%(4회)로 꾸준히 하락한 시청률이 이를 방증한다. 여자주인공의 낯선 연기도 중요한 문제로 지적됐지만, 무엇보다도 갈피를 잡을 수 없는 전개와 다소 억지스러운 캐릭터의 설정에 공감할 수 없는 게 가장 큰 구멍이었다.
제작진은 시청자의 목소리를 외면하지 않았다. 소통의 중요성을 다룬 드라마답게 대본수정이라는 칼을 빼 들었다. 한시가 바쁜 한국의 드라마 제작 환경에서 이미 탈고된 대본을 변경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결정이고, 또 창작자로서도 큰 결단이 필요한 행동이었다. 결과적으로, 대본수정은 '신의 한 수'가 됐다.
우선 은환기, 채로운, 강우일(윤박), 은이수(공승연) 사이에 숨겨졌던 과거가 모두 공개되며 이해할 수 없었던 캐릭터의 성격과 행동들을 모두 납득할 수 있게 됐다. 또 은환기가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변화하는 모습 속에서 로코다운 재미가 가미됐다. 본격적으로 시작된 채로운과의 '소통 로맨스'도 설렘을 더했다. 제작진의 기획 의도가 더욱 뚜렷하게 시청자들에게 전달되고 있는 것. 대본이 정리되자 배우들의 연기도 한층 안정되고, 매력이 더욱 살아난다는 평가다.
곤두박질쳤던 시청률도 대본수정과 함께 반등의 기미가 보인다. 6회에서 최저(1.260%)를 기록한 뒤 7회에서 2.241%로 약 1%P 가까이 올랐다는 것은 입소문의 힘이 발휘됐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내성적인 보스'가 포털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는 등 화제성 면에서도 나쁘지 않은 성적을 내고 있어 남은 8회 동안 일궈낼 반전을 기대하게 한다.
극과 극의 두 남녀가 소통을 통해 사랑에 빠지는 내용을 다룬 '내성적인 보스'. 제작진 역시 소통의 가치를 몸소 증명해내고 있다. 처음부터 잘 만드는 게 가장 최선이지만, '내성적인 보스'의 중간 대본수정은 앞으로 제작될 다른 드라마에도 중요한 선례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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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아영 기자 ly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