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04.12 03:37 / 기사수정 2008.04.12 03:37
[엑스포츠뉴스=강대호 기자] 세계 유일 입식타격기 메이저단체 K-1의 무제한급 대회가 13일, 오후 3시부터 일본 가나가와현의 요코하마 아레나에서 열린다. 올해 K-1은 MAX(-70kg) 일본(2월 2일)/유럽(2월 17일)/아시아(2월 24일) 예선과 16강(4월 9일), 무제한급 유럽예선(2월 9일), 종합격투기대회 드림 1(3월 14일)을 개최했으나 무제한급 본대회는 처음이다. 요코하마 대회는 토너먼트가 아닌 단판으로만 진행된다.
이번 대회 최종전인 11경기로는 세미 스휠트(26승 1무 3패)와 마크 헌트(29승 11패)의 +100kg 챔피언결정전이 열린다. 최초의 무제한급 8강 토너먼트 3연속 우승자인 스휠트는 지난해 3월 4일 +100kg 챔피언에 오른 후 첫 방어전에 나선다. 반면 2003년 5월 2일 미국예선 초청경기 이후 종합격투기 무대로 옮긴 헌트는 무려 1,809일 만에 입식경기를 챔피언전으로 소화한다.
한국에는 영어식 발음인 ‘쉴트’로 알려진 스휠트의 본명은 ‘세미’가 아닌 ‘셈’이다. 212cm 130kg의 거구로 ‘하이타워’, ‘초대형사무라이’라는 별칭이 있다. 교쿠신가라테/다이도주쿠(대도숙) 수련자로 1994년 영국/유럽/미국/러시아 가라테 오픈대회, 1995년 교쿠신가라테 네덜란드대회, 다이도주쿠선수권(호쿠토키, 北斗期) 무차별급 2연속 우승(1996-97)이란 성과를 냈다.
이후 종합격투기로 전향, 일본 종합격투기단체 판크라스(미국 UFC와 같은해인 1993년 창립)의 무차별급 챔피언(1999년 11월 28일-2003년 8월 31일, 2차 방어)을 차지했으나 메이저단체인 UFC/프라이드에선 챔피언급과는 거리가 있었다. 프라이드에서 활동하던 2002년부터 입식타격경기에 출전, 무사시(48승 5무 22패)/마이클 맥도널드(51승 16패)/레미 본야스키(62승 14패)를 격파하고 에르네스토 호스트(98승 1무 19패)와 5라운드 접전 끝에 비기며 K-1 공식전향 이전에도 정상급의 기량을 발휘했다.
2004년 5월, 조국 네덜란드에서 갖는 첫 입식경기에서 차기 K-1 챔피언으로 주목받던 알렉세이 이그나쇼프(74승 14패)에게 KO패를 당했지만 2005년부터 본격적으로 K-1에 임한 이후 앞서 말한 불멸의 업적으로 세계최강의 입식타격가로 군림하면서 판정으로 단 2패만을 했을 뿐이다. 8강 토너먼트 3회 우승경력의 페터르 아에르츠(91승 1무 26패), 2005년 아시아예선 우승자 최홍만(12승 4패)이 그 주인공이나그러나 아에르츠에겐 이후 두 번이나 이겼고 최홍만은 16-8강 수준으로 스휠트와는 격이 다르다.
2006년 8월 5일에는 K-1의 종합격투기대회 히어로스 6으로 776일 만의 종합경기에 출전, 유도 올림픽 은메달의 김민수(3승 6패)에게 조르기로 승리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올해 1월 12일에는 세르비아에서 열린 LOTR이라는 마이너 대회에 출전, KO승 하며 종합격투기 병행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격투가로 스휠트의 장점은 가라테 기반의 타격이다. 무릎 차기/앞차기/찌르기에 모두 능하고 거구임에도 운동능력이 상당하다. 앞차기로 거리를 유지하면서 상대가 근접을 시도하면 왼손 공격으로 반격하는데다가 강력한 무릎 차기와 압도적인 신체조건으로 딱히 사각이 없다. 이를 극복하고 타격을 가한다 해도 유효타 자체가 힘든 것이 현실이다. 종합격투기 25승 중 유술로 거둔 것이 9승일 정도로 타격뿐 아니라 관절기에도 정통하다.
그러나 210cm 이상의 격투가가 운동능력/기술뿐 아니라 화려함까지 갖추기 어렵다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선수가 바로 스휠트다. 입식 26승 중 KO가 12승일 정도로 묵직한 타격이지만 스휠트의 승리에 환호하는 팬은 드물다. K-1의 창시자인 이시이 가즈요시는 2002년 스휠트가 프라이드 소속으로 출전한 당시, 중계를 통해 경기방식을 비판했고 그의 독주에 답답함을 숨기지 않고 있다.
K-1은 스휠트의 압도적인 신체 우위를 막고자 상대를 잡은 후 무릎 차기를 1회로 제한하고 지난해 8강 토너먼트를 앞두고는 거리유지를 위한 앞차기 자제를 공개적으로 요청했지만 결과는 3연속 토너먼트 우승이었다. 절대강자지만 비인기챔피언의 설움에도 이를 극복하고 승리하는 스휠트의 노력과 실력은 어떤 칭찬도 아깝지 않다. 그러나 무덤덤한 평소 이미지와 어울리게 파충류 키우기가 취미라는 스휠트가 은퇴전까지 인기선수가 될 가능성은 없을 듯하다.
K-1 역대 최강과 맞서는 헌트도 비록 오랜만의 입식경기이긴 하나 2001년 K-1 후쿠오카 대회 B조 우승/8강 토너먼트 우승 경력자로 스휠트를 상대할 자격은 충분하다. 8강 토너먼트 참가할 2인을 가리고자 8명이 4인 1조의 1일 2경기 토너먼트로 승자를 가렸던 후쿠오카 대회에서 헌트는 레이 세포(62승 1무 17패)에게 판정패했으나 세포의 부상으로 대신 B조 결승에 올라 애덤 와트(37승 11패)를 TKO로 꺾고 8강에 참가했다.
세포의 기권으로 대체선수란 비난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헌트는 그러나 예상을 깨고 제롬 르바네(73승 1무 14패 1무효), 스테판 레코(61승 1무 14패), 프란시스쿠 필류(15승 3무 7패)를 꺾고 비유럽인 최초로 K-1 8강 토너먼트를 제패했다. 후쿠오카 대회처럼 지고도 올라가진 않았지만 4강 상대 예정인 호스트의 부상기권으로 우승경력자와 상대하지 않고 우승한 것은 행운이었다. 현재도 헌트는 2003년 K-1 MAX(-70kg) 8강 토너먼트를 제패한 마사토(50승 2무 6패)를 제외하면 K-1 맥스/무제한급 8강 토너먼트의 유일한 비유럽인 우승자다.
2004년부터 프라이드에서 종합격투기로 5승 3패를 거두며 반데를레이 시우바(31승 1무 8패 1무효), 미르코 필리포비치(23승 2무 6패), 고사카 쓰요시(24승 1무 18패)를 꺾고 2006년 연말에는 예멜리야넨코 표도르(27승 1패 1무효)와 헤비급 챔피언 결정전을 갖는 등 한때 세계헤비급 10강으로 꼽히기도 했다.
178cm 126kg의 헌트는 ‘슈퍼사모아인’, ‘의사’라는 별칭이 있다. 뉴질랜드에서 사모아인 부모에게서 우량아로 태어나 악동으로 유, 청년기를 보내다가 1995년 어느 날 보안요원 아르바이트를 하던 오클랜드(뉴질랜드)의 한 나이트클럽 근처에서 시비가 붙은 상대를 한 방으로 보낸 것을 계기로 격투가의 길을 걷게 된다. 헌트는 이 장면을 지켜본 종업원(헌트의 첫 무에타이 지도자)의 소개로 무에타이 체육관에 입문, 2주만의 프로데뷔를 KO로 장식했다.
1년 만에 뉴질랜드 무대의 좁음을 느끼고 오스트레일리아로 이동한 헌트는 1999년 WKBF +98kg 오스트레일리아 챔피언에 올랐고 이를 발판으로 2000년 K-1 오세아니아예선에 우승하며 메이저무대에 본격 진출했다. 2001년 헌트는 오세아니아예선 2연속 우승과 앞서 언급한 후쿠오카대회/8강 토너먼트 우승으로 입식타격가로 절정을 맞이했다.
대학교 럭비선수 출신의 원초적인 신체능력, KO능력, 세계최고수준의 맷집이 헌트의 장점이다. 입식타격 29승 중 13승, 종합격투기 5승 중 3승이 KO고 작은 신장/좋은 맷집을 활용한 접근난타전을 벌이는 헌트가 인기선수인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경기방식뿐 아니라 느긋한 성정과 상당한 유머로 인간적인 매력도 있다. 그러나 2006년 이후 입식, 종합 공식경기 없이 프로레슬링에 출전하는 등 현역선수로 준은퇴상태였고 입식경기는 실로 오랜만의 출전이기에 경기감각이 큰 문제다. 가뜩이나 원거리 공격에 능한 스휠트에게 헌트의 신장열세는 너무 두드러진다.
스휠트전 이후 입식보다는 K-1의 새 종합격투기대회인 드림에 출전하고 싶다는 헌트가 챔피언에 오를 가능성은 작다. 그러나 2001년 K-1 우승 당시의 행운, 표도르와의 챔피언전에서 예상을 뒤엎고 경기 초반 우위를 점한 헌트는 의외성이 다분한 선수다. 결과와 상관없이 "헌트라면 스휠트와 재밌는 경기를 할 것이다."라고 밝힌바 있는데 주최측과 팬의 기대에 헌트가 부응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스휠트가 헌트를 꺾고 1차 방어에 성공한다면, 은퇴와 죽음으로 대결할 수 없는 브란코 치카티치(92승 1무 5패), 앤디 후크(본명 안드레아스 후크, 37승 1무 9패) 외에 K-1 8강 토너먼트 역대 우승자를 모두 격파하게 된다. 스휠트에게 판정승했던 아에르츠도 대결경험이 없는 치카티치, 헌트 외 모든 우승경력자를 이겼지만 아에르츠에게 2승으로 설욕한 스휠트가 헌트마저 이긴다면 명실상부한 역대 최강으로 인정될 것이다.
세미 스휠트 VS 마크 헌트 / +100kg 챔피언결정전
세미 스휠트
본명: 셈 스휠트
별칭: 하이타워 (Hightower) / 초대형사무라이 (Supersized Samurai)
생년월일: 1973년 10월 27일 (만 34세)
신체조건: 212cm 130kg
국적: 네덜란드
기본기: 교쿠신가라테/다이도주쿠(대도숙)
입식: 26승 1무 3패 / 주요승리 - 페터르 아에르츠, 제롬 르바네, 글라우비 페이토자, 파울 슬로빈스키, 마이티 모, 레이 세포, 피터 그레이엄, 에르네스토 호스트, 비외른 브레기, 로이트 판 담스, 무사시, 레미 본야스키, 나우팔 ‘아이언 레그’ 베나주, 프레디 캉아요, 마이클 맥도널드
종합: 25승 1무 14패 / 주요승리 - 갠 맥기, 다카야마 요시히로, 사타케 마사키, 쇼지 아키라, 피트 윌리엄스, 곤도 유키, 미노와 이쿠히사, 후나키 마사카쓰, 가이 메즈거, 스즈키 미노루
주요경력: 1994년 영국/유럽/미국/러시아 가라테 오픈대회 우승, 1995년 교쿠신가라테 네덜란드대회 우승, 다이도주쿠선수권(호쿠토키, 北斗期) 무차별급 2연속 우승(1996-97), 판크라스 무차별급 챔피언(1999년 11월 28일-2003년 8월 31일, 2차 방어), 2005년 K-1 유럽예선 우승, K-1 +100kg 챔피언(2007년 3월 4일-현재), K-1 8강 토너먼트 3연속 우승(2005-7)
비고: 2006년 6월 3일 K-1 아시아예선 초청경기에서 최홍만(12승 4패)에게 판정패, 2006년 5월 8일 K-1 히어로스 6에서 김민수(3승 7패)에게 서브미션 승
마크 헌트
별칭: 슈퍼사모아인 (Super Samoan) / 의사 (The Doctor)
생년월일: 1974년 3월 23일 (만 34세)
신체조건: 178cm 126kg
국적: 뉴질랜드
기본기: 럭비(대학)/무에타이(1995년부터)/킥복싱
입식: 29승 11패 / 주요승리 - 게리 굿리지, 스테판 레코, 마이크 베르나르도, 프란시스쿠 필류, 제롬 르바네, 애덤 와트, 아마다 히로미
종합: 5승 3패 / 주요승리 - 고사카 쓰요시, 미르코 필리포비치, 반데를레이 시우바
주요경력: 프로복싱 1무 1패, 1999년 WKBF +98kg 오스트레일리아 챔피언, K-1 오세아니아예선 2연속 우승(2000-01), 2001년 K-1 후쿠오카대회 B조 우승/8강 토너먼트 우승(비유럽인 첫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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