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역적'이 사이다 사극으로 호평 받고 있다.
MBC 월화드라마 '역적'이 월화극의 위협적인 존재로 떠올랐다. 8.9%로 출발한 뒤 10.0, 10.5, 12.3, 10.7%를 기록했다. 경쟁작인 SBS 월화드라마 '피고인'의 강세가 두드러지지만, '역적' 역시 호평을 받으며 눈도장을 찍었다.
홍길동이라는 이름을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사람은 없을 터다.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는 홍길동은 위인전은 물론이고 각종 영화와 드라마에서 재탄생돼 익숙하다.
하지만 ‘역적’ 속 길동은 허균의 소설 속 가상인물 홍길동이 아니다. 조선시대 실존한 도적이자 민초들의 대변인 홍길동의 삶을 재조명한다. 연산군 시대에 세상을 품는 사랑과 인류애를 갖춘 인간 홍길동의 성장기를 그린다. 흥미로운 줄거리와 배우들의 열연으로 기대를 높이고 있다.
◆ 고구마 없는 통쾌한 사이다 전개
초반부터 통쾌한 전개를 보여준 것이 신의 한수였다.
아모개(김상중)의 아내 금옥(신은정)은 주인 조참봉(손종학)과 박씨(서이숙)의 음모로 억울하게 죽었다. 아모개가 금옥이 죽은 전말을 알고 조참봉을 죽였고 이로 인해 아모개와 길현, 길동의 목숨도 위험했다. 하지만 반전이 있었다. 다행히 아모개가 폐비의 서한을 떠올려 모든 위기에서 벗어났다.
자칫 고구마 전개를 보였다면 답답해질 상황이었다. 주인공이 온갖 고초와 시련을 겪는 흔한 드라마로 여겨질 뻔했다. 하지만 '역적'은 달랐다. 2회 만에 통쾌한 사이다 전개를 보여줬다. 빠른 전개 덕분에 지루함 없이 흥미로운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5회에서 성인 길동(윤균상)이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어린 길동(이로운)은 비범한 역사로 태어났지만, 천한 노비인 까닭에 이를 숨기고 살았다. 성인 길동은 아버지를 지키기 위해 아기 장수라는 자기 운명을 부정하다 힘을 잃어갔다. 하지만 예고에서 아모개와 길현(심희섭)이 위기에 처했다. 길동이 이를 계기로 능력을 발휘해 민초의 대변인 역할을 톡톡히 해낼 전망이다.
금수저, 흙수저라는 단어가 유행이 된 요즘 같은 씁쓸한 현실에서 부패한 권력에 정면으로 맞서 영웅이 되는 길동의 모습이 어느 때보다 와닿을 것으로 보인다.
◆ 갓상중의 저력...이로운이 열고 윤균상이 완성한다
길동의 아버지 아모개 역을 맡은 김상중은 카리스마 있는 연기력으로 '역적'의 스타트를 성공적으로 끊었다. 다정다감한 남편이자 아버지 역할을 하는 모습, 노비로 태어나 온갖 억울한 일을 감당하고 분노하는 장면, 면천된 후 야심차게 세력을 넓혀가는 모습까지 다양한 연기로 울림을 줬다. 선굵은 캐릭터를 묵직하게 연기하며 드라마의 무게를 잡았다.
귀여운 외모와 연기로 눈도장을 찍은 아역 이로운도 빼놓을 수 없다. 아모개가 절굿공이로 자신의 손을 치려 할 때는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렸다. 금옥이 매를 맞자 씩씩거리고, 아버지가 염려돼 가슴 시리게 운다. 9살 아역배우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다채로운 연기를 보여줬다.
이로운의 배턴은 윤균상이 받았다. 윤균상은 데뷔 후 처음으로 타이틀롤을 맡아 5회에 첫 등장했다. 아직은 평범한 길동이지만, 민초의 영웅다운 존재감을 발휘할 길동을 어떻게 소화할지 주목된다.
이 외에도 광기에 사로잡혔지만 기댈 곳 없는 악인 연산으로 변신한 김지석, 악녀 장녹수 역을 맡은 이하늬, 상처있는 홍길동의 여인 가령을 연기하는 채수빈의 활약을 눈 여겨 볼 만하다.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 MBC 방송화면
[역적②] 이로운→윤균상,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선수교체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