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이상규 기자] '한국 축구의 에이스' 박지성(27,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하 맨유)이 차범근 이후 유럽 축구계에 이름을 크게 떨치는 아시아인이 될까? 아시아인 최초로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노리는 그가 이 같은 '아시아의 희망'을 짊어질 새로운 영웅으로 떠올랐다.
챔피언스리그는 유럽 클럽 축구의 최고를 겨루는 무대. 올 시즌 이 대회 4강에 진출한 맨유와 FC 바르셀로나, 첼시, 리버풀 중에 아시아인은 박지성 뿐이다. 물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빅4 팀에서 뛰는 유일한 아시아인 역시 박지성 유일하며, 그는 소속팀에서의 역할을 성실하게 수행하며 당당히 그 가치를 빛내고 있다.
유럽축구연맹(UEFA)은 지난해 4월 13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박지성이 아시아 최초로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대한 희망을 짊어지고 있다"며 그를 부각시켰다. 아시아 선수로는 유일하게 챔피언스리그 우승권 팀에서 맹활약 펼치고 있어 유럽 축구가 주목하는 것. 비록 박지성의 맨유는 지난해 AC밀란과의 4강에서 끝내 고배를 마셨지만 올 시즌 다시 한번 4강에 오르며 우승의 발판을 열어 놓았다.
지난 2004/05시즌 PSV 에인트호벤 소속으로 챔피언스리그 4강 진출을 견인했던 박지성은 올 시즌 맨유의 유럽 제패를 이끌 주역이다. AS로마와의 8강 1~2차전을 모두 풀타임으로 활약하며 넓은 활동폭을 바탕으로 하는 부지런한 움직임과 뛰어난 공간 창출 등으로 팀의 승리를 이끌어 냈다. 최근 3경기에서 2도움을 기록하는 오름세 활약을 펼쳐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깊은 신뢰를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싱가포르 일간지 '일렉트릭 뉴 페이퍼'는 지난 4일 박지성을 '이름없는 영웅(The Unsung Hero)'으로 극찬했다. 지난 2일 로마와의 8강 1차전서 절묘한 헤딩으로 웨인 루니의 쐐기골을 도운 것을 높이 평가하며 팀의 주연급 선수 못지 않은 활약을 이 같이 표현했다. 일렉트릭 뉴 페이퍼의 축구 저널 리스트인 토하리 파이잔은 "박지성은 강팀에게 필요한 헌신의 표본이다"고 평가하며 그가 맨유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라고 표현했다.
물론 박지성은 2년 연속 아시아 최초로 프리미어리그 우승 메달 획득에 도전 중이다. 지난 시즌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메달을 목에 걸었으며 올 시즌 남은 리그 5경기 중에 2경기만 출전하고 팀이 우승을 확정지으면 또 한 번 우승 메달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이는 2002년 아스날 우승 멤버였던 이나모토 준이치(일본)와 현 맨유 리저브 선수 덩팡저우(중국)가 출전 경기수가 부족해 우승 메달을 얻지 못한 것과 상반된 결과.
박지성은 2003년 피스컵을 시작으로 지난해 맨유의 프리미어리그 우승에 이르기까지 유럽 클럽 소속으로 총 7번 우승 멤버에 이름을 올린 '우승 청부사'다. 그것도 주축 선수 자격으로서 많은 우승 인연을 맺었으며 올 시즌에는 챔피언스리그와 프리미어리그 동시 석권으로 자신의 우승 방정식 숫자를 '9'으로 늘릴 계획이다. 유럽에 진출했던 역대 아시아 축구 선수 중에서 우승과 많은 인연을 맺은 선수는 그가 최초다.
그리고 박지성은 현재, 자신의 처음이자 아시아인 최초인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위해 '아시아의 희망'을 짊어지고 있다. 과연 그가 올해 5월 모스크바에서 열릴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우승 트로피에 입을 맞춰 아시아의 진정한 축구 영웅으로 거듭날지 앞으로의 활약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