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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에서 한국출신의 중심타자는 언제쯤?

기사입력 2008.04.10 11:57 / 기사수정 2008.04.10 11:57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최근 시카고 컵스에서 4년간 4800만 달러의 파격적인 계약조건으로 영입한 일본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곤즈 출신의 강타자 후쿠도메 코스케의 활약이 이슈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빅리그 투수들의 볼에 당분간 시간을 두고 적응해야 한다는 예상을 깨뜨리며 초반부터 맹타를 휘두르고 있습니다.

현재, 9일까지 후쿠도메가 메이저리그에서 기록한 면면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24타석에 들어서서 11개의 안타(홈런 1개, 2루타 3개)를 때려낸 후쿠도메는 타율 0.458리에 출루율이 0.581, 그리고 장타율 0.708의 빼어난 기록을 세우고 있습니다.

일본 프로야구는 이치로 스즈키(시애틀 매리너스)의 성공사례와 더불어서 이번 후쿠도메에게도 거는 기대가 상당합니다. 바로 투수뿐만이 아니라 타자들 역시 빅리그에서 최정상 권의 선수를 배출하기 위한 신념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비해 현재 부상자 명단에서 시즌을 시작한 추신수(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외에 딱히 타자로서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는 한국인 타자들은 좀처럼 쉽게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이것은 단지 빅리그에서의 한국인 타자의 존재 유무성을 따지기 전에 한국 야구에서 있어서 더욱 좋은 타자들의 발굴에 대한 새로운 문제점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변화구에 약하고 기본기가 부족한 한국의 타자들

지난번에 벌어진 올림픽 1차 예선전에서 한국이 일본에 1점차의 석패를 당했지만 일본에 1~2점차로 지는 이유들을 따져보면 여러 가지 문제점이 많습니다. 무엇보다 투수들의 기량에도 격차가 있지만 타자들의 기량을 따져보면 그 격차는 더욱 심합니다.

특히 결정적으로 일본을 앞서나갈 무수한 기회가 있었지만 일본 투수들과의 수 읽기 싸움에서 졌고, 여기에 떨어지는 변화구에도 매번 당했습니다. 바로 이 부분에서 한국야구가 일본야구를 넘지 못하는 1점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론과 실전의 타격에 있어서 일본야구와 한국야구는 격차가 있습니다. 투수들도 수년 동안 쌓여진 노하우가 좋은 투수를 양성하는데 큰 도움이 되지만 타격은 더 그 부분을 필요로 합니다. 투구에 비해 그만큼 성공률도 낮고 어려운 타격에 있어서는 역사적인 측면과 환경적인 측면에서 영향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일본 투수들은 한국 투수들보다 더욱 다양한 변화구가 있습니다. 원래 일본야구의 스트라이크 존이 좁기 때문에 변화구로 승부를 겨루는 경향이 많습니다. 이것을 계기로 일본 야구의 세밀함은 더욱 정교하게 발전했습니다.

일본 프로야구와 한국 프로야구의 차이점은 바로 타자와 투수들의 수 싸움과 상대하는 요령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유심히 양국의 프로야구를 보면 루상에 진루한 유리한 상황에서 요령 있게 밀어치려고 하는 양상은 오히려 일본 프로야구에서 많이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이에 비해 한국 타자들은 일반적으로 잡아당기려는 타격을 보이고 있습니다. 또한, 일본 투수들에게 수 싸움에서 지는 것도 볼의 종류가 많기 때문에 결정적인 상황에서 미처 예상하지 못한 볼을 보고 순간적으로 당황해 하거나 습관적으로 당겨서 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투수들은 루상에 타자들이 진루했을 시에 대부분 낮은 볼을 던지려고 노력합니다. 블라디미르 게레로(LA 에인절스)처럼 파워와 기교가 모두 뛰어난 타자들은 낮은 볼도 걷어 올려 장타로 만들 수 있겠지만 제구력이 잘된 낮은 볼은 제아무리 올려치려고 해도 빗맞은 플라이 볼이 될 확률이 높습니다.

그리고 내야땅볼을 유도해 병살플레이로 연결하려는 의도가 낮은 볼을 던지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특히나 떨어지는 변화구와 낮은 볼을 던지는 수완이 한국 투수들보다 뛰어난 일본 투수들은 한국이 치고 올라올 시점에서 항상 시도하는 투구 스타일이 이런 방법입니다.

여기서 타자들의 역량이 드러납니다. 타격에서 말하는 기본기 중, 낮은 코스에 볼도 제대로 쳐낼 줄 아는 것입니다. 그저 힘이 실린 장타만 잘 때려내는 게 아니라 땅볼로 볼을 친다고 해도 좋은 코스로 밀어치는 것이 가장 필요한 부분입니다.

물론 현재 그라운드를 누비는 한국 타자들 중에 이런 기초가 잘된 타자들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타자들이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투수는 절대로 타자가 좋아하는 코스로 볼을 던지지 않습니다. 그러려면 자신이 원하는 코스만 잘 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코스로 들어오는 볼을 공략할 수 있는 기초가 되어있어야 투수들을 괴롭히고 던질 코스를 잃게 할 수 있습니다.

여러 코스를 공략한다고 해서 반드시 최고의 타자들처럼 모든 코스를 다 잘 쳐야 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낮은 볼을 제대로 커트해낼 수 있고 쉽게 속지 않는 선구안이 갖춰진다면 정말 좋은 타자로서 성장할 수 있습니다.

튼실한 타격 기초의 완성과 다양한 볼을 끝까지 지켜볼 수 있는 선구안이 필요

이치로나 후쿠도메는 라틴계열 선수나 혹은 흑인 선수들이 가진 특유의 유연성과 파워로 빅리그에서 승부를 겨룬 선수들이 아닙니다. 바로 동양 야구에서 강점으로 내세울 수 있는 이런 정교함과 세밀한 기초로 단단히 무장해 효과적인 타격을 하는 타자들로 메이저리그를 호령하고 있습니다.

또한, 볼을 끝까지 보는 능력도 이런 정교한 타자가 되는데 반드시 따라야할 부분입니다. 일본 프로야구로 건너간 전 두산 베어스의 에이스인 리오스는 한국선수들이 야구선수로서 가장 필요한 시력보호를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좋은 시력도 우선돼야겠지만 꾸준한 연구와 실전을 통해서 다양한 볼이 들어오는 패턴을 끝까지 지켜볼 수 있는 훈련도 반드시 수반되어야 할 사항입니다.

튼실한 기초와 정교함에 때론 실투를 놓치지 않고 장타를 쳐낼 수 있는 타자로 성공한다면 한국도 메이저리그팀에서 중심타자 역할을 맡을 수 있는 선수가 탄생하게 될 것입니다.

또한 자라나는 선수들에 대한 기초 훈련과 무엇보다 당기기만 하는 것이 아닌 밀어 칠 수 있는 습관을 들여놓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번 올림픽 예선전에 참가한 한국대표팀의 문제점으로 지적된 사항 중, 이승엽을 제외하면 위력이 떨어지는 중심타선이 무엇보다 아쉽게 여겨졌는데 한국리그를 넘어서 빅리그에서도 통할 수 있는 타자의 양성은 한국 야구가 안고 있는 중요한 과제입니다.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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