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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 칼럼] 온세 페어리스의 창단과 그 의미

기사입력 2008.04.07 16:24 / 기사수정 2008.04.07 16:24

김주연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주연 기자] 최근 이웃나라 일본의 국제대회에서의 선전을 보면 정말 놀라울 정도로 경이를 금치 않을 수 없다.

그나마 우리나라는 김연아 선수가 좋은 성적을 거둬 주고 있고 최근 김나영 선수도 세계 선수권 대회에 참가하게 되면서 체면치레 정도를 하고 있는 셈이다. (물론 단순 체면치레라고 하기엔 정말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선수들이 굉장히 자랑스럽다.)

그러나 일본의 이런 활약에는 다 이유가 있다. 일본은 90년대부터 피겨 관계자들을 전국의 피겨 스케이팅 교실이나 클럽에 파견하여 취미로 피겨를 하는 아이들을 모두 살펴보았으며 그중에 재능이 있는 아이들을 모아 집중적으로 훈련하는 프로그램을 실시하여 그 프로그램의 수혜자이자 성공의 결정체가 아사다 마오이다. 

일본의 지금의 영광은 어쩌다 따라준 운이 아니라 10여 년간의 투자와 연구의 성과다. 피겨 강국인 러시아와 미국도 동네에 크고 작은 링크가 많이 있으며 피겨 교실이 굉장히 보편적이다. 이들 나라 선수들은 클럽에서 삼삼오오 훈련을 하며 어릴 때부터 실력을 갈고 닦는다. 어릴 때부터 동네 피겨 클럽에 등록을 하고 훈련을 시작하는 것이다.

다른 피겨 강국들이 이런 환경을 가지었지만 우리나라는 링크 수 부족, 그리고 아이가 배우고 싶어 해도 어디서 가르쳐야 하는지 이런 것에 대한 정보가 너무 없다. 김나영 선수는 어쩌다 나왔다 하더라도 앞으로 제2, 제3의 김연아 선수를 기대하기 위해서는 사실상 앞으로 저변 확대에 힘을 써야 하는 게 사실이지만 아직까지 거의 어떤 대책도 마련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슬픈 현실이다.

이럴 즈음 김연아 선수의 인기에 덩달아 피겨 스케이팅이 세간의 큰 관심을 끌면서 지난 3월 31일 우리나라 최초의 피겨 클럽인 '온세 페어리스' 가 창단하게 되었다.

온세 페어리스의 창단은 우리나라 최초의 피겨 클럽이라는 것 이외에도 많은 의미가 있다. 온세 페어리스가 창단 하면서 밝힌 앞으로의 계획은 선수 후원과, 피겨 교실 운영, 전용 링크 건설 등 크게는 3가지이다.

선수 후원에 대해 자세하게 언급하자면, 매달 후원금 지급, 해외 전지훈련 보조비, 훈련용품 지원이다. 피겨 스케이트 등 동계 스포츠는 사실상 정말 돈이 많이 드는 운동이다. 피겨 스케이팅이라 해서 링크에서만 훈련하는 것이 아니고 음악의 이해에 필요한 공부 몸의 유연성을 더하고 우아한 동작을 위해서 필요한 발레레슨 등 얼음 위에서의 훈련 못지않게 링크 밖에서의 다른 기본기 닦기도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모든 레슨을 해야 하는 실정이다.

이렇게 여러 가지 레슨과 링크 대여료 등 때문에 금전적인 부담은 커지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축구나 야구처럼 인기 있는 스포츠가 아니기에 김연아 선수 정도 되지 않는 이상 스폰서가 생겨 후원을 받는 것은 거의 불가능 하다. 그래서 많은 비용이 듦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자비로 충당해 왔고 이 때문에 재능이 있어도 금전적으로 받쳐 주지 않으면 그만두거나 했던 선수들도 있었다.

실제로 창단식 때 신나희 선수는 가족에게 금전적인 측면으로 조금 여유를 줄 수 있기에 좀 더  느긋한 마음으로 훈련에만 전념할 수 있게 되어 정말 좋다고 인터뷰에서도 밝히기도 하였다. 실력이 있다면 전적으로 후원을 해준다는 것은 앞으로 선수를 발굴하여 키우는데 정말 큰 도움이 되는 것이다.

금전적인 후원으로 선수들을 키운다면 일단 이렇게 후원을 하며 키울 선수들을 발굴해야 한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피겨교실이다. 사실 현재의 선수들을 물심양면으로 후원해주며 '월드 클래스'로 키우는 것도 중요한 일이지만 모든 스포츠에서도 꿈나무 육성이 가장 중요한 덕목 중의 하나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축구발전을 위해 항상 강조하는 것이 유소년 축구의 활성화, 유소년 축구의 저변 확대를 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기본기가 튼튼한 어린 선수가 많을수록 그 종목에서 강자의 자리에 올라설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사실 선수 후원보다 피겨 스케이트 교실을 조성하여 꿈나무 육성을 하는 것이 장기적인 안목으로선 더 유용한 것이다.

이런 두 가지 측면을 모두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이 단순히 첫 클럽 창단보다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된다. 지금 당장 세계에서 인정받는 선수가 나오지 않더라도 90년대부터 시작하여 지금 성과를 거두고 있는 일본을 보면 알 수 있듯이 가장 중요한 건 저변 확대이다. 배우는 사람이 늘어날수록 선수로 등록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건 당연지사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현재 상황에서 가장 시급한 것은 선수전용 링크이다. 이것은 항상 강조해도 모자라다.

월드컵 유치전 우리가 가장 강조했던 것은 축구 전용구장의 필요성이었다. 전에 칼럼에서도 썼듯이 '월드 클래스'인 김연아 선수는 자신만의 훈련장이 없고 여러 사람이 모이는 아이스 링크에서 개장 전 폐장 후에 훈련을 하기 때문에 훈련시간이 늦어지고 일과가 뒤죽박죽이 되었다. 따라서 훈련 시간이 부족해졌으며 사인공세 등에 시달리기 때문에 훈련에 집중을 할 수가 없었다. 그러므로 지금 김연아 선수를 위해서도 앞으로 나올 제2, 제3의 김연아를 위해서도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시간만큼 집중하여 훈련을 할 수 있는 곳이 시급한 실정이다.

우리나라 피겨 스케이팅 계에서 시급했던 문제 모두를 현재 창단한 온세 페어리스가 다 해결해 준다는 것은 설레발 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일단 한 클럽이 창단하게 되면 위에서 언급했듯이 여러 각도로 저변이 확대되기 시작하고 제2, 제3의 피겨 클럽들이 창단하게 된다면 우리는 또 다른 김연아를 만날 수 있게 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언제나 결과가 좋으면 그 종목을 그때만 관심 있게 봐오곤 했다. 핸드볼, 필드하키 등 올림픽이나 아시안 게임 등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때에만 말이다. 하지만, 이런 인기는 금방 식어버렸다. 피겨의 열기는 아직 얼마나 갈지 모르나 이번 온세 페어리스가 성공적인 결과를 거둔다면 다른 클럽들이 다투어 생길지도 모르는 일이기에 선구자적 위치에서 앞으로 저변 확대에 힘써주기 기대한다. 

[사진(C) ONSE 페어리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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