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불어라 미풍아’의 '막장' 전개는 언제까지 계속될까.
MBC 주말드라마 ‘불어라 미풍아’가 따뜻한 가족극이 될 거란 애초의 기대와 달리 ‘막장' 요소를 고루 갖춘 드라마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원래대로라면 ‘불어라 미풍아’는 왈가닥 탈북녀 미풍(임지연 분)과 서울촌놈 인권변호사 장고(손호준)가 1000억 원대 유산 상속 등을 둘러싼 갈등을 극복해 가며 진정한 사랑과 소중한 가족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려낼 드라마다.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이북출신 1000억 원대 자산가 덕천(변희봉)이 자신의 손녀를 찾으면서 벌어지는 우여곡절을 담는다.
탈북 새터민이라는 소재가 여느 주말 가족극과 달랐고, 사회적 편견을 겪는 새터민을 새롭게 조명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산가족이 재회하고 새로운 가족 구성원을 이뤄나가는 과정이 신선한 재미를 줄 만했다. 아역이 등장한 초반에는 상큼하고 따뜻한 가족극의 기미를 보였다.
하지만 남남북녀의 사랑을 통해 화해와 성장의 드라마를 만들어가겠다는 의도는 표면적인 줄거리가 됐다. 고부갈등, 끝도 없는 악행, 거짓말 등으로 점철된 자극적인 드라마로 변질된 모양새다. 새터민은 흥미를 끌기 위한 소재일 뿐 전개가 자극적인 주말 통속극들과 다르지 않다.
고구마 전개가 시작된 건 하연의 등장부터다. 장고를 좋아한 하연(한혜린)이 얽혀 미풍, 장고와 억지스러운 삼각관계를 형성했다. 뜬금없이 교통사고를 당한 하연이 하반신이 마비된 척하며 고구마 전개가 지속됐다. 더불어 장고의 엄마 금실(금보라)은 미풍이 가진 게 없다는 이유로 모진 소리와 갖은 훼방을 놓는다. 하연이 떠난 뒤에도 이혼을 종용하고 막말을 서슴지 않는다.
신애(임수향)의 악행은 자극적인 전개의 주축이다. 유전자 검사로는 친할아버지와 손녀 관계를 증명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덕천의 손녀 행세를 하는데 성공했다. 신애의 훼방으로 미풍과 덕천의 상봉은 계속 미뤄졌다. 가족 찾기의 실마리가 될 수 있었던 미풍의 아버지 대훈(한갑수)은 기억을 잃은 상태고, 덕천 역시 신애가 가짜 손녀라는 사실을 알고 쓰러졌다.
53회까지 이야기를 끌고 나가야 하기 때문이라지만 납치부터 도둑질 등 신애의 개연성 없는 거짓말과 악행은 시청자를 지치게 한다. 보다 답답한 건 당하고만 있는 미풍네 가족이다.
이와 달리 시청률은 오름세다. 10% 중반대에 머물렀던 시청률은 막장 전개가 절정에 달하자 21.6%까지 올랐다. 처음으로 20%를 돌파하며 상승세를 탔다. 개연성이 결여된 전개에도 소위 '욕하면서 보는 드라마'가 됐다.
후반에 들어서 덕천이 깨어날 기미가 보이고 달호(이종원)가 신애의 거짓말을 조금씩 눈치채며 전환점을 맞을 조짐이다. 물론 마지막회 전까지는 악행이 밝혀질 뻔하다 이를 모면하는 과정이 무한 반복될지도 모른다. 말미 권선징악의 해피엔딩을 맞는다 한들 막장드라마라는 오명을 벗진 못할 것 같다.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 MBC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