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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의 명가' GS칼텍스, 프로 출범 후 첫 우승

기사입력 2008.03.30 12:00 / 기사수정 2008.03.30 12:00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ㅈ29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벌어진 2007~2008 NH농협 V리그 여자부 챔피언 결정전 4차전에서 시리즈 전적 2승 1패로 우위를 보이고 있던 인천 GS 칼텍스가 천안 흥국생명 스파이더스를 세트스코어 3-1(25-19 22-25 25-21 25-23)로 누르고 감격의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특히, 정규리그 전적 14승 14패로 5할 승률에 턱걸이 하며 3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GS 칼텍스가 올 시즌 내내 강세를 보인 대전 KT&G 아리엘스와 독보적인 성적으로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흥국생명을 차례로 잠재우며 정상에 등극했다.

이번 시즌에 들어서기 전, 가장 팀의 보완이 잘 갖춰진 팀으로 평가받은 GS 칼텍스는 시즌 중반기까지 만해도 새로 영입한 선수들과 기존 선수들 간의 호흡이 제대로 맞춰지지 않았다. 또한, 설상가상으로 이희완 감독마저 항암치료로 감독 자리를 이성희 수석코치에게 위임하는 어려움을 겼었지만 점차 개개인의 능력이 뛰어난 선수들이 서로 손발이 맞아가고 특히 수비 조직력과 주전세터인 이숙자의 토스웍이 시즌 초반보다 살아나면서 점차 강팀으로 변모해갔다.

정규리그에서 단 1승 밖에 거둔 적이 없는 흥국생명을 맞아 이번 챔피언 결정전에서 GS칼텍스는 모든 부분에서 흥국생명을 앞도하며 정규리그 챔피언을 누르는 이변을 연출했다.

마지막 승부가 된 챔피언 결정전 4차전, 1세트는 GS 칼텍스의 외국인 선수 하께우의 강서브를 앞세워 기선을 제압하더니 하께우와 김민지, 나혜원 등의 고른 득점으로 5:1까지 앞서나갔다.

특히, 이번 4차전의 중요한 승부처는 바로 1세트 초반에 엇갈렸다. 흥국생명의 황현주 감독이 GS 칼텍스에서 요청한 흥국생명 용병 마리 할렘의 네트터치를 비디오 판독으로 인정하자, 이에 강한 불만을 가지고 항의하던 황현주 감독은 처음엔 세트퇴장을 당했지만 그 후로도 멈추지 않는 항의가 계속돼, 결국 이날 경기의 주심을 맞은 최정순 주심은 감독 퇴장 판정을 내렸다.

경기 초반부터 사령탑의 부재로 경기를 시작한 흥국생명은 이내 모든 플레이가 흔들리며 범실을 남발, 결국 25-19로 1세트를 GS 칼텍스에게 내줬다.

그러나 1세트에서 공격 성공률이 불과 20%대였던 팀의 주포 김연경이 서서히 살아난 흥국생명은 여기에 미들블로커인 김헤진과 전민정의 빠른 속공과 중앙에 파고드는 황연주의 공격이 살아나며 상대적으로 부진한 GS 칼텍스의 미들블로커 정대영을 압박하며 팽팽한 승부를 이어나갔다.

양 팀 다 세트스코어 18-18로 접전을 펼칠 무렵, 흥국생명의 해결사로 마리 할렘이 나서 20점 이후 연속 득점을 성공해내 스코어를 리드해 나갔고, 여기에 김연경의 서브에이스와 김혜진과 황연주 빠른 공격으로 세트를 25-22로 가져와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놓는데 성공했다.

1세트와 2세트에 비해 상대팀의 범실로 점수를 따가던 소강상태의 3세트, GS 칼텍스에서 가장 우려했던 김연경의 공격력이 살아나기 시작하며 역시 중요한 고비 처에서 결정타를 터트려주는 하께우와 팽팽한 승부를 가져갔다. 그러나 20점대에 나란히 안착한 두 팀의 명함은 블로킹에서 엇갈렸다.

흥국생명에 비해 가운데와 양쪽 날개의 블로킹 높이가 모두 높았던 GS 칼텍스는 세트 막판에서 흥국생명의 해결사 노릇을 한 마리 할렘의 공격을 연속으로 차단시키더니 23-20에서는 일대일 찬스를 얻은 마리의 공격을 세터 이숙자가 단독 블로킹에 성공하며 흥국생명의 추격의지에 찬물을 끼얹었다. 결국 황연주의 서브 범실로 25-21로 3세트를 따낸 GS 칼텍스는 1세트만 따면 9년 만에 우승컵을 가져오는 절호의 기회를 얻게 되었다.

하지만, 4세트에서 흥국생명의 마지막 불꽃을 태웠던 선수는 역시나 김연경이었다. 이날 경기에서도 1세트의 부진을 떨치고 28득점을 올린 김연경은 끝까지 분전했지만 26일 벌어진 챔피언 결정전 3차전 4세트에서 흥국생명이 3점 이상을 앞서고 있던 끝마무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역전패 당한 악몽이 결국엔 다시 찾아오고 말았다.

4세트 21-18에서 쉽게 치고 올라갈 상황, 흥국생명의 신인 리베로인 전유리는 결정적인 리시브 범실을 저질러 상대편 미들블로커인 배유나에게 다이렉트 공격을 허용했다. 이러한 분위기를 놓치지 않은 GS 칼텍스는 이날 부진했던 정대영이 결정적인 상황에서 2점 백어택을 성공시켜 21-21로 동점을 만들었다.

그러나 김연경의 공격으로 흥국생명은 다시 도망가기 시작했지만 이어서 나온 김연경의 서브 범실과 하께우의 서브에이스는 다시 23-23의 동률 상황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3세트 후반에서 연속적으로 가로막힌 마리의 공격이 범실로 이어지며 24-23으로 매치포인트에 몰린 흥국생명은 결국, 김연경에게 공격의 기회를 만들어 줬지만 단독으로 김연경을 따라간 나혜원의 오른팔에 김연경의 공격이 가로막히며 챔피언 결정전은 4차전에서 종지부를 찍었다.

흥국생명은 감독이 퇴장으로 빠지는 악조건 속에서도 불구하고 1세트의 부진을 넘어 특유의 빠른 공격과 김연경의 파이팅을 앞세워 분전했지만 결정적인 상황에서 나온 많은 범실들이 결국 패인의 결정적인 원인이 되었다.

하께우 20득점, 정대영 14득점, 김민지 11득점으로 고르게 활약해준 공격진들과 시즌이 막판에 다다르며 더욱 좋아진 수비 조직력, 그리고 흥국생명보다 높은 블로킹을 효과적으로 활용한 GS 칼텍스는 프로배구 출범이후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하는 쾌거를 이룩했다.

  <사진 = 대한배구연맹>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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