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주애 기자] 지성이 그 어떤 때보다 어두운 모습으로 '피고인'에 대한 걱정과 기대감을 동시에 상승시켰다.
SBS 새 월화드라마 '피고인'의 제작발표회가 19일 서울시 양천구 목동 SBS 사옥 13층 홀에서 개최됐다. 이날 현장에는 배우 지성, 엄기준, 권유리, 오창석, 엄현경, 신린아와 조영광 PD가 참석했다.
'피고인'은 딸과 아내를 죽였다는 누명을 쓴 검사 박정우(지성 분)가 수감번호 3866의 사형수로 살아가며, 잃어버린 4개월의 시간을 기억하기 위해 쓰는 투쟁 일지이자, 세상을 모두 속인 악인 차민호(엄기준)을 상대로 벌이는 복수를 담아낸다.
한 순간에 사랑하는 아내와 딸, 그리고 직업까지 모두 잃은 박정우. 듣기만 해도 힘든 상황에 놓은 박정우를 직접 연기해야하는 지성은 현장에서 '지소드'라고 불릴 정도로 역할에 몰입해 열연하고 있다고.
조영광 PD는 "지성이 현장에서 안쓰러울 정도로 노력하고 있다. 사형수의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밥도 굶고, 매일 뛰어다닌다"며 "그래서 지성에게 지성과 '메소드 연기'(배우가 극중 배역에 몰입해 그 인물 자체가 되어 연기하는 방법)의 합성어인 '지소드'라는 별명을 붙여줬다"고 지성의 노력을 고스란히 전했다.
하지만 지성은 이를 부인하며 "이 역할은 상상하기도 어려운 역할이다. 대본에 몰입해서 상황을 상상해야하는 데 그 자체가 끔찍했다. 진정성있게 연기하기 위해서는 상황에 몰입해야하는데, 나도 아내와 딸이 있다보니 이런 이야기가 있을거라고 상상조차 하기 싫더라"고 말했다.
또 "하지만 정우가 처한 상황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상황 몰입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나를 괴롭혀야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운동에 몰입하거나, 대본을 더 오래 보는 방법으로 나를 혹사시켰다. 박정우라는 인물이 내가 아니라는 가정을 잊지 않으려 노력하는 중이다. 이런 방법으로 벌써 6kg을 감량했다"며 다른 방법으로 정우를 연기하는 방법을 말했다.
지성은 "매일 밤 죽다 살아나는 꿈을 꾼다. 꿈 속에서 가족들이 피해를 입는데 내가 늘 살린다. 결국 해피엔딩이지만 꿈을 꾸는 순간은 매우 힘들다. 오늘도 어떤 꿈을 꿀 지 두렵다"며 박정우를 연기하며 겪는 어려움이 고스란히 전달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날 지성이 가장 환하게 웃는 순간은 극 중 자신의 딸로 출연하는 신린아와 함께 할 때였다. 신린아가 포토타임을 위해 무대 위에 섰을 때부터 아빠미소를 지으며 그를 쳐다봤고, 신린아와 함께 사진을 찍을 땐 다정한 '딸바보' 모습 그 자체였다.
이밖에도 지성과 함께 연기 호흡을 맞춘 권유리는 지성의 집에서 지성-이보영 부부에게 연기 지도를 받은 일을 말하며 "내가 생각한 이상적인 부부다"며 부러움을 표하기도 했다. 현장에서 볼 수 있는 짧은 모습과 일화로도 가족에 대한 지성의 사랑은 그 크기를 짐작할 수 없을 정도로 컸다.
약혼자를 잃은 남자, 일곱 개의 인격을 가진 재벌 3세, 실패한 음반 제작가 등 그 어떤 어려운 역할도 완벽하게 녹아들며 '갓지성'이라는 별명까지 얻은 지성이지만, 아내와 딸을 잃은 박정우만은 힘들어보였다. 하지만 그의 이 '힘든' 모습이 박정우를 연기할 때는 효과적으로 쓰일 거라는 생각에 본 방송에 대한 기대감도 높였다.
'피고인'은 한 남자의 몰락만을 그리기 위한 작품이 아니다. 누명을 쓴 남자가 이를 벗어나는 과정을 통해, 그만큼 힘든 일을 겪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전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지성은 "부디 드라마가 해피엔딩으로 끝나서 가정으로 돌아갈 때 우울함을 가지고 가고 싶지 않다"며 자신도 알지 못하는 드라마 결말의 원하는 방향을 설명했다. 과연 '피고인'은 지성이 원하는대로 박정우의 해피엔딩으로 결말을 맺을 수 있을까.
23일 오후 10시 첫방송.
savannah14@xportsnews.com / 사진 = 김한준 기자
김주애 기자 savannah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