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03.18 11:10 / 기사수정 2008.03.18 11:10
[엑스포츠뉴스=이재호 기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0라운드가 종료되면서 각 팀들의 경쟁이 점입가경을 맞고 있다. 어떤 팀들은 우승을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고, 다른 팀들은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 리그, 또는 UEFA컵 진출권 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또 몇몇 팀들은 다음 시즌에도 프리미어리그에서 모습을 보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30라운드가 종료된 지금 리그에서 벌어지고 있는 각종 경쟁을 돌아본다.
(사진출처 : ESPN 사커넷 http://soccernet.espn.go.com)
우승을 향한 3파전
시즌 중반 아스날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에 승점 5점을 앞서고 아브람 그랜트 감독의 첼시에 위기설이 나돌 때만 해도 이번 시즌의 승자는 아스날 혹은 맨유가 될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30라운드가 종료된 현재 우승 경쟁은 여기에 첼시까지 가세, 혼전의 양상을 띠고 있다.
맨유는 30라운드 더비와의 경기에서 예상외로 어려운 경기 끝에 1-0으로 승리하며 미들스브로와 무승부를 기록한 아스날을 제치고 리그 선두를 탈환했다. 맨유는 최근 5경기 가운데 FA컵에서 포츠머스에게 일격을 당하기는 했지만 10득점 2실점으로 좋은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아스날은 지지 않는 팀인 것은 여전하지만 '이기지도 못하는 팀'으로 변모하고 있다. 최근 아스날은 5경기에서 6득점 4실점을 기록. 챔피언스리그에서는 AC밀란을 상대로 좋은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리그에서는 이미 4경기째 승리를 맛보지 못하고 있다. 특히 버밍엄, 위건 등 하위권 팀들에게도 승리를 거두지 못한 것이 뼈아프다.
한편, 첼시는 그랜트 감독 부임 직후 맨유 원정에서 0-2로 완패를 당하면서 무리뉴의 그림자에 짓눌려 상대적으로 박한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첼시는 견고한 수비를 바탕으로(리그에서의 실점은 맨유에 이어 2번째로 적다) 착실하게 승리를 거두고 있으며, 어느새 2위 아스날의 턱밑까지 추격해 왔다. 아스날의 경기 수가 첼시보다 한 경기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스날은 2위 자리도 결코 낙관할 수는 없는 상태.
현재 맨유-아스날-첼시 사이의 승점차는 3점에 불과하다. 맨유와 아스날은 같은 67점을 기록중이지만 골득실로 인해 맨유가 선두를 차지한 상황. 그러나 맨유 역시 아스날보다 한 경기 적게 치른 상태다. 이번 주중에 볼튼과의 경기를 치르게 되는데, 볼튼은 비록 저조한 성적을 기록중이지만 이미 맨유에 이번 시즌 승리를 거두었던 팀. 홈경기인 만큼 맨유로서는 반드시 잡아야 하는 경기다.
이들 3팀간 순위 싸움의 윤곽은 챔피언스 리그 4강전이 마무리된 후 열리는 주말 리그 경기에서 어느 정도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먼저, 이번 주말, 현재 4위를 기록하고 있는 리버풀까지 '빅4'간의 '그랜드슬램'이 있다.
아스날은 첼시의 홈인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첼시와, 리버풀은 맨유의 홈구장인 올드 트래포드에서 각각 4팀간 경기를 치르게 된다. 이후 4월부터 아스날은 리버풀과 리그 경기까지 1주일 동안 모두 3번의 맞대결을 펼치게 되며, 챔피언스 리그 4강 2차전이 끝나는 주말 리그 경기에서 맨유와 원정 경기를 치러야 한다. 상대적으로 첼시는 같은 시기 아스날과의 홈경기를 제외하면 어려운 일정은 없지만, 2500km에 달하는 터키 원정을 떠나야 한다.
챔피언스리그와 UEFA컵을 둘러싼 경쟁
프리미어리그에 주어진 챔피언스 리그 출전권은 모두 4장. 곧 리그에서 4위 안에 들어야 한다. 현재 4위는 리버풀. 그 뒤를 지역 라이벌인 에버튼이 승점 3점 차이로 바짝 추격하고 있다.
리버풀은 산술적으로는 선두 추격도 가능한 상황이지만 현재로서는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인 4위 유지가 현실적인 목표이다. 최근 리버풀은 챔피언스 리그에서는 세리아 A 챔피언 인테르를 격파하고, 리그에서도 5연승을 질주하는 등 전체적으로 상승세에 있다. 또 이번 시즌 팀의 주포로 떠오른 페르난도 토레스의 활약 역시 고무적이다. 반면 갈 길이 바쁜 에버튼의 경우 주말에 있었던 풀럼전에서 일격을 당하며 풀럼 원정 무승 징크스에 또다시 울어야 했다.
하지만, 앞으로의 일정은 리버풀이 불리한 편. 리버풀은 맨유 원정에 이어 에버튼과 머지사이드 더비를 치러야 하고, 바로 아스날과의 3연전에 돌입한다. 에버튼으로서는 비록 이번 더비전이 리버풀의 홈구장인 앤필드에서 열리기는 하지만, 여기서 리버풀을 잡으면 4위 싸움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는 만큼 사력을 다해 승리를 노릴 것으로 보인다.
UEFA컵 진출권의 경우 리그 5위, 그리고 칼링컵 승자에게 주어진다. 따라서 이미 한 장의 티켓은 칼링컵 우승팀은 토트넘이 거머쥔 상황. 다만, 이 방법 외에도 리그 6위에게는 다음 시즌 시작 약 3주 전부터 인터토토컵 출전 자격이 주어진다. 인터토토컵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 UEFA컵 진출이 가능한 만큼, 실질적인 UEFA컵 진출 경쟁은 리그 6위까지 포함되는 셈.
5위를 에버튼이나 리버풀이 차지할 가능성이 큰 현재, 나머지 6위를 둘러싸고 포츠머스-아스톤 빌라-맨시티-블랙번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현재 이에 가장 근접한 팀은 포츠머스. 아프리카 네이션스 컵으로 인해 올해 들어 주전이 대거 빠지는 사태도 발생했고 최근에도 다소 불안정한 경기력을 선보이고는 있지만, FA컵에서는 아스날을 격파하고 올라온 맨유를 꺾는 이변을 연출하고, 이번 주말 30라운드 경기에서는 순위에서 앞서고 있던 아스톤 빌라에게 승리를 거두면서 6위로 올라서는 등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게다가 객관적으로 FA컵에 진출한 4개팀 중 가장 우승권에 근접한 팀으로, FA컵에서 우승하게 되면 팀 성적과 상관없이 UEFA컵 출전권이 주어지게 되는 점을 감안한다면 현재로서는 UEFA컵 출전권을 따낼 가능성이 가장 큰 팀이다.
아스톤 빌라는 시즌 중반 4위까지도 넘보았으나 최근 계속되는 부진으로(3월들어 2무 1패) 포츠머스에게 6위 자리를 내주었다. 그러나 아직 포츠머스와의 승점 차는 1점으로 크게 비관할 상황은 아니다. 또 만일 포츠머스가 FA컵에서 우승하게 된다면 7위에게 인터토토컵 출전 자격이 부여되는 만큼, 내심 포츠머스의 FA컵 우승을 바라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 다만, 8위 맨체스터 시티가 역시 승점 1점차로 바짝 추격하고 있는 만큼, 방심은 금물이다. 최근의 무승 분위기를 끊고 팀 분위기를 재정비해야 할 필요가 있다.
맨체스터 시티는 시즌 중반을 넘어서면서 부진에 허덕이면서 시즌 초반 상위권에서 9위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30라운드 경기에서 만만치 않은 토트넘을 상대로 역전승을 일구어내며 분위기를 반전, 8위에 올라섰다. 7위 아스톤 빌라는 물론이고 6위인 포츠머스와의 승점차도 2점에 불과한 상황으로, 얼마든지 순위 역전의 가능성은 남아 있는 상황. 다만, 잔여 일정 중 리버풀, 첼시와의 대결이 남아 있는 점이 시티로서는 불안 요소이다.
블랙번은 맨체스터 시티에 패배를 당하면서 순위 경쟁에서 다소 뒤처진 형국. 최근 경기에서는 볼튼이나 뉴캐슬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었지만, 풀럼과의 경기에서는 무승부를 거두는 등 경기력의 기복이 눈에 띈다. 맨체스터 시티와의 경기에서도 산타 크루즈의 선제골을 지켜내지 못하고 역전패. 블랙번으로서는 다소 힘들더라도 잔여 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거두고 다른 팀들이 실패하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는데, 블랙번 역시 남은 일정에서 리버풀과 맨유 경기가 남아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어려운 경쟁이 될 듯하다.
챔피언쉽 강등을 둘러싼 혼전
더비 카운티는 1승 7무 22패라는 독보적(?)인 성적으로 현재 프리미어리그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 기세라면 2005/2006시즌 역대 최소승점을 기록하며 챔피언십으로 강등됐던 선더랜드의 기록마저 다시 쓸 수 있는 상황(현재 더비의 승점은 10점이다). 더비의 폴 쥬얼 감독은 이미 다음 시즌을 내다보고 있다고 밝혔고, 더비의 강등은 이미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강등권 싸움은 실질적으로는 남은 18, 19위의 두 자리를 둘러싼 싸움이 되는데, 현재로서는 어느 팀이 강등당하리라고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19위인 풀럼의 경우 로리 산체스 감독 이후 계속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이며 강등권에까지 떨어졌지만, 후임인 로이 호지슨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나서는 점차 팀이 안정화되는 추세. 또한, 지미 불라드의 복귀 이후 계속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팀의 부활을 돕고 있고, 에버튼에 승리를 거둔 주말 경기에서는 맥브라이드가 골을 터뜨리면서 골칫거리이던 공격수들의 침묵 또한 깨뜨렸다.
볼튼은 니클라스 아넬카가 첼시로 이적한 이후 아넬카의 구멍을 좀처럼 메우지 못하고 있다. 케빈 데이비스와 엘 하지 디우프가 주전 공격수로 출전하고는 있지만 이전의 위력에는 미치지 못하는 상황. 또한, 주전 골키퍼인 유시 야스켈라이넨이 부상으로 시즌을 마감한 점도 악재이다.
그 밖에 17위 버밍엄은 포츠머스와의 원정에서 2-4로 참패했지만, 홈경기에서는 토트넘에 4-1 대승을 거두고 아스날과도 2-2로 무승부를 기록하는 등, 홈에서는 만만치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남은 일정 가운데 홈경기가 한 경기 더 많다는 점과 강팀과의 남은 대결이 리버풀전 한 번뿐이라는 점은 버밍엄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로이 킨이 이끄는 선더랜드도 마찬가지. 홈경기에서 비교적 끈질긴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지난 1월의 위건전 이후 지금까지 홈경기에서의 실점은 에버튼과 첼시에게 내준 2점에 불과하다.
최근의 모습을 고려하면 사실 가장 강등이 유력한 팀은 뉴캐슬이다.
명문구단답지 않게 최근 리그전 4연패 중인 뉴캐슬은이 마지막으로 승리를 거두었던 경기가 작년 12월의 풀럼전이라는 사실은 그들의 부진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바로 보여준다. 패배도 패배지만 가장 심각한 건 수비진의 붕괴. 우승후보인 맨유와 리버풀에 각각 5골과 3골을 내준 것은 그렇다고 해도, 아스톤 빌라에게도 4골을 실점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잔여 일정 중 '빅4'와의 맞대결은 38라운드 첼시와의 홈경기뿐이지만, 현재 뉴캐슬의 상황은 강등권에서 경쟁중인 팀이라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14위 레딩은 홈에서의 승률은 50%에 육박하지만 원정에서는 매우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강등권을 두고 경쟁하고 있는 팀인 풀럼과 버밍엄을 승률이 좋은 홈으로 불러들여 일전을 갖는다는 점이 레딩에게는 기회. 이 두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고 잔여 일정 중 홈경기에서는 모두 승리를 거둔다면, 잔류 가능성은 매우 커진다.
13위 미들스브로, 12위 위건은 상대적으로 다소 여유가 있는 편. 위건은 시티브 브루스 감독의 전술이 팀에 녹아들면서 좀처럼 실점하지 않는 끈끈한 팀으로 변모하고 있으며, 미들스브로는 이번 시즌 부진에 시달렸지만 주말 경기에서 아스날과 무승부를 기록하면서 분위기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미들스브로는 31일과 다음달 6일에 있을 첼시와 맨유전이 고비가 될 전망.
대부분의 팀이 30경기를 소화한 현재, 프리미어리그는 앞으로 8경기를 남겨놓고 있다. 과연 어느 팀이 우승 트로피를 가져가고, 어느 팀을 다음 시즌 유럽 무대에서 볼 수 있을지, 그리고 다음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사라지게 되는 것은 어느 팀인지, 여러모로 볼거리 풍성한 2007~2008 프리미어리그는 바야흐로 그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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