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1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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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리그] 네 상대는 나다.

기사입력 2008.03.12 22:00 / 기사수정 2008.03.12 22:00

조훈희 기자


<언제쯤 로드리고의 진면목을 볼 수 있을까? 오늘 경기에서 해답이 보이는 듯 하다.>

네 상대는 나야. 어딜 가?

NH농협 2007~2008 V리그 6라운드 최종전 천안 경기에서 현대캐피탈이 자신의 플레이오프 상대를 대한항공으로 확인하려는듯 로드리고,송인석의 활약으로 원정팀 대한항공을 극적인 세트스코어 3:2(25:22.22:25,25:19,21:25,18:16)으로 꺾고 대한항공의 역전우승 희망을 사실상 좌절시켰다.

양팀 모두 오늘 경기보다는 거의 확정된 플레이오프에서의 대결을 준비하기 위해 주전선수들의 컨디션 조율과 전력 점검, 전술 조정등에 중점을 둔 경기로 갔다. 자연스럽게, 팀의 중심이자 플레이오프의 핵심인 두 브라질리언 외국인 선수의 자존심대결이 오늘 경기의 승패를 갈랐다.

로드리고가 먼저 기선을 제압했다. 힘과 노련미를 모두 갖춘 로드리고는 현대캐피탈의 전술에 완벽히 적응한 듯 이전 경기보다 더욱 날카로운 타이밍의 공격을 성공시켰고, 그간 문제가 됐던 서브리시브에서도 좀더 나아진 모습을 보이며 6득점으로 현대캐피탈의 1세트 공격을 주도했다.

로드리고의 활약에 당하며 1세트를 잃은데 자극받은 대한항공의 보비. 검증된 외국인 선수의 자존심을 세우려는듯 2세트 서브에이스 2개를 포함 7득점을 성공시키며 2세트 1점에 그친 로드리고를 제압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서로 1세트를 주고받으며 자존심대결을 벌인 로드리고와 보비는 3세트에서도 치열하게 공격을 주고 받았다. 하지만 현대캐피탈의 블로킹이 보비를 막아내기 시작하며 흐름이 현대캐피탈로 기울기 시작했다. 3세트 블로킹으로 5득점을 거둔 현대캐피탈이 세트를 잡아냈다.

플레이오프를 앞둔 자존심대결에서 패하는 것은 대한항공이 용납할 수 없는 상황. 1위 추격에 사활을 건 대한항공은 보비가 12득점을 쏟아부으며 로드리고를 제외하고 송병일,하경민등 2진을 기용한 현대캐피탈에 4세트 승리를 거두며 경기를 5세트로 끌고갔다.

양팀은 나란히 주전 세터를 제외하고 5세트에 임했다. 8:8까지 주고받은 양팀의 공방은 강동진과 장광균의 활약으로 리드를 잡은 대한항공에 우위로 가는 듯 했다. 하지만 송인석의 마지막 집중력과 수비를 보여준 현대캐피탈의 저력이 빛이 났다. 극적으로 14:14 듀스를 만든 현대캐피탈은 끈질긴 디그와 윤봉우의 결정적 블로킹으로 대한항공의 1위 추격 희망을 꺾어버렸다.

양팀이 무려 범실을 56개나 합작할만큼 경기 내용은 지저분했다. 그런 가운데 로드리고가 18점을 올리며 공격과 수비에서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인반면, 한선수의 부진이 대한항공 입장에선 치명적이었다. 한선수의 경기운영이 현대캐피탈 상대로 문제점을 드러냈고, 31점을 올렸지만 범실을 무려 15개나 범한 보비의 컨디션도 심상치 않았다. 사실상 역전 우승의 꿈을 접을 위기에 놓인 대한항공은 무거운 마음으로 7라운드를 준비하게 되었다.

조훈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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