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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인터뷰③] 성현아 "제자리 찾은 느낌…연기 잘하는 배우로 남고파"

기사입력 2017.01.10 08:40 / 기사수정 2017.01.10 08:44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인터뷰②에 이어) 화려한 이미지를 벗고 ‘사랑에 스치다’에서 소탈한 매력을 뽐낸다. 성현아는 “이질감이 전혀 없다”며 웃었다. 

“이상하게 그런(화려한) 역할만 많이 들어왔어요. 저도 문소리 씨처럼 눈썹도 안 그리고 연기하고 싶고 끝에서 끝으로 변신하고 싶었는데 말이죠. 지금은 들어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지만 예전에는 재밌는 것도 하고 다 할 수 있는데 왜 차갑고 도시적인 것만 들어오는지 갈등한 적도 있어요.

이번 은주 역할은 마음에 들어요. 이제는 ‘도시녀’에서 벗어나고 싶어요. 소탈하거나 웃기거나 바보스러운 것, 백치미 있는 역 등 다양하게 해보고 싶어요.” 

긴 터널을 지나온 성현아는 다시 제2의 연기 인생을 시작하려 한다. 앞서 그는 성매매 혐의로 2013년 약식 기소됐다. 그는 “불명예스럽게 벌금형으로 죄를 인정할 수 없다”며 실명까지 공개하며 2014년 정식 재판을 신청해 2년 6개월간 법정을 오갔다. 긴 싸움을 벌였고 결국 지난해 6월 무죄 확정판결이 나 혐의를 벗었다. 혹시나 힘든 기억을 떠올리게 할까 조심스럽게 물었다. 걱정과 달리 담담하게 답을 이어나갔다.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한 일이에요. 누구에게 알리고 싶은 일이 아니었는데 알려지게 됐고 빨리 끝날 줄 알았는데 예상외로 길어졌어요. (무죄 판결로) 뭘 얻었다기보다는 제자리를 찾은 느낌이죠. 감명스럽거나 그런 건 없어요. 전 안 했으니까. 시간이 걸렸을 뿐이고 어찌 됐든 아닌 건 아니라는 강한 신념이 있었어요. 안 한 걸로 죄가 된다는 사실과 타협하는 게 싫었죠. 이러나저러나 욕은 먹었겠지만 나 자신을 위해 타협하고 싶은 생각이 없었어요.” 

처음에는 힘들었어요. 일상생활을 안 할 수는 없잖아요. (법정에) 나갈 때마다 사진 찍히는 게 너무 싫고 그걸 위해서 아이라인을 그리는 것도 싫었어요. 어쨌든 그 과정은 힘들어요. 힘들기보단 싫고요. 잊어버렸다 싶으면 또 나가야 하고 잊어버렸다 싶으면 가야되는 과정이 힘들었죠.“ 

다시 용기를 낸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주위 사람들의 응원 덕에 다시 일어났다. 

“쉽지는 않았어요. 저는 마음을 닫았는데 주변 분들이 부추겨주셨어요. 제가 일을 하는 것을 가족들과 지인분들이 더 원했어요. 이 일을 할 운명인가 봐요. 다른 일을 할 준비를 해볼까, 자격증을 따볼까 했는데 오히려 주변 사람들이 잘하는 걸 왜 버리려 하냐며 더 난리였어요.” 

김기덕 감독의 영화 ‘그물’에 특별 출연한 것을 시작으로 연극 ‘사랑에 스치다’의 주인공 역을 맡아 활동 기지개를 켰다.

“인터뷰하면서 기운을 많이 받았어요. 좋은 말들을 많이 해주시는 기자분들도 많아서 치유 받았죠. 공연이 끝날 때마다 쾌감이 있어요. 막공 때는 쾌감이 더 심할 것 같아요. 이제는 스스로 열심히 해볼 생각이에요. 그때는 소속사를 통해 들어오는 작품이나 역할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직접 찾아보고 어필할 의지가 생겼어요.” 

1994년 미스코리아 미에 선발되며 화려하게 데뷔한 그는 여러 굴곡을 거쳐 다시 제자리에 섰다. 오랜만에 활동을 재개해 기분이 좋다며 밝게 웃어 보였다. 아픈 날에는 진통제를 먹고 연기할 정도로 열정적으로 무대에 서고 있다. 

그는 “그냥 제 자리를 찾는 느낌으로 나아가고 싶다. 활발히 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무엇보다 다양한 캐릭터를 하고 싶고 그렇다”고 털어놓았다. 

“대본을 봤을 때 일 하나를 끝낸 기분이었어요. 3년간 긴 일 때문에 쉬다 보니 타임슬립한 느낌이었죠. 확실히 나이가 들면 들수록 시간이 빨리 가는 것 같아요.

예전에 이순재 선생님이 오래 연기를 해온 사람은 누구의 힘이 아니라 연기 때문에 오래 한 거라고 하셨어요. 본인이 연기를 잘하면 나이 들어서 인정받게 돼 있다고요. 연기력이 있으면 뭐가 문제가 되냐고 하셨죠. 이순재 선생님이 대사를 하다 NG를 내는 일을 본 적이 없어요. 촬영장에 먼저 나오시고 앉아계신 걸 본적이 없어요. 대단하신 분이에요. 저도 이순재 선생님처럼 그럴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계속 연기 잘하는 배우로 남고 싶어요. 배우는 연기니까요.”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 박지영 기자

[XP인터뷰①] '사랑에 스치다' 성현아 "6년 만의 복귀, 기분 좋은 설렘"
[XP인터뷰②] 성현아 "상처 치유하려면 세상을 박차고 나와야죠"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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