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주위 분들이 응원을 많이 해주세요. 일을 시작했다는 걸 좋아해 주시고 열심히 하라고 지원도 해주세요.”
무대에서도, 인터뷰할 때도 얼굴에 생기가 돈다. 결국 상처를 치유하는 은주처럼, 성현아 역시 이번 연극으로 치유를 받은 듯했다.
성현아는 연극 ‘사랑에 스치다’에 출연 중이다. 사람과 사랑 때문에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세 인물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2013년 초연 후 매년 꾸준히 관객에 선보이며 호평받았다. 그는 자유로운 독신주의자인 주인공 은주 역을 맡아 본격적으로 복귀의 신호탄을 쐈다.
“연극을 하고 싶었고 이번에 기회가 왔어요. 은주라는 캐릭터가 마음에 들었어요. 기존에 했던 것과는 다른 캐릭터여서 욕심이 나더라고요. 강한 것도 하고 싶고 심각한 것도 하고 싶거든요. 나이가 더 들면 못할 캐릭터 같아서 매력을 느꼈어요. 배우들이 살아있지 않으면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데 배우들이 이끄는 극이라 매력적이었죠.”
상처를 받은 이들의 이야기이지만 어둡지 않다. 감성 로맨스가 돋보이는 힐링극이다. 동욱이 아프리카로 떠난 은주를 찾아오면서 열린 결말로 마무리된다. 사람과 사랑으로 받은 상처를 사람과 사랑으로 치유하는 이들의 희망적인 이야기를 통해 여운을 남긴다.
“연출님의 실제 이야기가 모티브가 됐어요. 연출님의 바람이 담긴 열린 결말이에요. 열린 결말이어서 참 좋아요. 마지막 장면이 제일 좋더라고요. 은주는 짝사랑만 하고 누군가 오는 걸 두려워하는데 동욱이 안 찾아왔다면 은주는 마음을 못 열었을 거에요. 관객들에게 제가 마음을 열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은주는 주관이 뚜렷하고 자유분방하다. 여행 사진작가인 엄마와 공무원 아버지의 행복하지 않은 결혼생활을 보고 독신주의자가 됐다. 하지만 내면에는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는데 두려움을 지닌 여린 여자이기도 하다. 대학 때 짝사랑했던 선배가 다른 사람과 결혼하자 가슴앓이한다. 그러다 비슷한 상처를 안은 수학 선생님 동욱을 만나고 조금씩 마음을 연다.
“은주가 자유분방하다고는 하는데 자유분방한 것 같진 않아요. 친구도 한정돼 있고요. 모든 사람에게 잘하는데 깊이 들어가야 아는 사람이 있어요. 발은 넓지만 친한 사람은 없고요. 그렇게 닫혀 있는 삶을 사는 사람이 많아요.
그런 쪽으로 은주에게 접근했어요. 모든 사람에게 친절하지만 그 이상은 힘든, 상처받기 쉬운 면을 부각하려 했죠. 굳이 자기 상처를 털어놓지 않는 스타일이지만 한번 열면 더 깊이 갈 수 있어요.”
평범하지만 내면에 상처를 지닌 여자,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역할이다. 성현아 역시 은주라는 역할이 와 닿았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한동안 사람을 안 만나는 것이 상처를 덜 받는 거라고 느꼈어요. 큰 상처를 받아서 은주의 마음이 공감이 가요. 이해관계가 없으면 아플 일이 없긴 하지만 치유받을 수도 없어요. 지나온 상처를 씻기 위해서는 세상을 향해 박차고 나가야 하고 사람도 필요해요. 나를 깨기 위해서 말이죠. 나 혼자만의 생각으로는 부족한 면이 많으니까요.”
관객을 바로 가까이에 두고 연기함에도, 긴 공백이 무색할 정도로 자연스럽다. 캐릭터에 대한 공감도가 높아서일까. 실제로도 은주와 비슷한 성격을 지녔단다. 자신과 닮아 있는 캐릭터기에 더 몰입해 연기하고 있다.
“실제 성격도 은주와 비슷해요. 저도 밝은 편이고 혼자 잘 이겨내는 편이에요. 말하면서 푸는 사람도 있는데 힘들게 말하는 걸 싫어해요. 혼자 삭혀서 잊어버려요. 즐거운 기운만 기억하려 하고요.
일할 때 외에는 집에 있어요. 낮보다는 밤이 좋아요. 아이를 재우고 집을 정돈하고 빨래 널고 야식을 먹는다던지 하면서 보내요. 빵을 너무 좋아해서 별명이 빵순이에요.(웃음) 좋아하는 빵을 먹으면서 미드나 일드를 보는 게 저만의 의식이에요. 모든 일이 끝나고 침대에서 편안하게 있을 때가 제일 좋더라고요.” (인터뷰③에서 계속)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 박지영 기자
[XP인터뷰①] '사랑에 스치다' 성현아 "6년 만의 복귀, 기분 좋은 설렘"
[XP인터뷰③] 성현아 "제자리 찾은 느낌…연기 잘하는 배우로 남고파"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