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아영 기자] '쇼핑왕 루이' 임세미와 '역도요정 김복주' 경수진의 공통점은 단순히 두 번째 여자주인공이라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때로는 엉뚱하게, 때로는 짠하게 자기만의 서사를 가지면서 여자 주인공과 사랑의 라이벌이 아닌 진한 우정을 그린다는 게 임세미와 경수진이 만든 새로운 '악녀'의 정의다.
배우 경수진은 MBC 수목드라마 '역도요정 김복주'에서 리듬체조 유망주 송시호 역으로 열연하며 불안한 청춘의 현주소를 보여주고 있다. 사실 주인공인 김복주(이성경 분)와 정준형(남주혁)의 로맨스에 가장 큰 걸림돌이라 생각했지만, '역도요정 김복주'는 흔한 전개 대신 청춘 드라마답게 주인공들의 '성장'에 더욱 방점을 찍었다.
송시호는 태릉에서 학교로 돌아오며 '전 남자친구' 정준형에 미련을 가졌다. 정준형이 김복주에게 마음을 쓰고 챙겨주자 홧김에 김복주가 비만 클리닉에 다닌다는 사실을 폭로해 얄미운 악역에 등극했다. 하지만 송시호의 짠내나는 서사 역시 시청자의 공감을 얻었다. 특히 4일 방송에서 실수에도 불구하고 코치의 로비로 고득점을 받자 스스로 경기를 포기하는 모습은 박수받을만한 훌륭한 행동이었다. 또 김복주의 옷장에 숨어있는 정준형을 발견하고 도와주기도 하는 등 김복주와 송시호 사이에 우정이 싹트고 있다.
얄미운 모습부터 인간미까지 다양한 캐릭터를 가진 새로운 모습의 '악녀'는 MBC 드라마 '쇼핑왕 루이'에서도 볼 수 있었다. 임세미는 얄밉지만 실패하는 일도 번번하고, 여우 같지만 사랑스러운 백마리 역할에 도전했다. '차가운 도시 여자' 같은 비주얼과 달리 고복실(남지현)에게 독설을 내뱉고도 죄책감을 느끼는 등 따뜻한 속내를 가진 인간적인 악녀로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무조건 표독하고, 주인공의 로맨스를 방해할 궁리만 하는 일차원적 악역이 아니라 인간이라면 한 번쯤은 느끼는 질투심에서 비롯된 나쁜 생각을 하고, 그리고 이를 행동으로 옮겼을 때의 죄책감 등을 가지는 공감할 수 있는 다차원적 캐릭터의 등장은 뻔한 전개를 탈피하고 새로운 스토리를 기대하게 한다는 점에서 반가운 변화다. 서브 여자주인공의 고정 역할을 살짝 비튼 '쇼핑왕 루이'와 '역도요정 김복주' 모두 '착한 드라마', '힐링 드라마'로 시청자의 호평을 받는다는 사실은 우연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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