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2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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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랜들, '우리는 무적의 삭발 부대!!'

기사입력 2008.02.27 11:06 / 기사수정 2008.02.27 11:06

박현철 기자

두산 베어스의 츠쿠미 캠프에 '파란 눈의 삭발 부대'가 등장했다.

주인공은 외국인 투수 맷 랜들(31. 사진 왼쪽), 게리 레스(35. 사진 오른쪽)다. 둘은 5일의 시간 차를 두고 '파르라니 깎은 머리'로 훈련장에 등장, 선수들을 놀라게 했다.

먼저 삭발의 테이프를 끊은 것은 랜들이다. 랜들은 지난 19일 휴식일에 삭발을 감행하고 이튿날 연습에 참여했다. 여기에 고무된 레스 또한 24일 삭발 후 훈련장에 나타났고 동료들은 레스에게 삭발의 이유를 물었다.

레스는 동료들의 질문에 "한국에서는 뭔가 굳은 결심을 할 때 머리를 깎는다고 들었다. 올 시즌 내 각오가 만만치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기대해 달라."라며 선수단의 사기를 높였다. 반면, 랜들은 "매년 이맘 때쯤에는 머리를 깎는다. 훈련에 열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별 뜻은 없다."라며 덤덤한 모습을 보였다.

레스의 삭발에 대해 동료들의 눈에는 의심의 빛이 가득하다. "머리숱이 별로 없는 데 랜들도 깎은 차에 보기좋게 밀어(?)버린 게 아닌가?"라는 의구심 때문. 레스에게 동료들의 질문이 빗발친 것은 이러한 이유가 있다.

둘은 일본 센트럴리그 팀인 요미우리 자이언츠를 거쳤다는 공통점이 있다. 레스가 2004' 시즌 후 토호쿠 라쿠텐 골든 이글스로 이적하며 두산에 추천한 투수가 바로 랜들. 그리고 이제는 함께 두산의 원·투 펀치로 2008' 시즌 마운드를 이끌게 되었다.

투구 스타일에는 차이가 있다. 레스는 직구 최고 구속이 140km/h에 못 미치는 왼손 기교파 투수다. 스트라이크 존 모서리를 공략하는 투구로 타자들을 현혹시키는 것이 레스의 매력이다. 반면, 초창기 스트라이크 존 양 옆을 공략하는 데 주력했던 랜들은 점차 체인지업, 슬라이더를 연마, 수싸움 능력에서 더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성실한 태도와 성품 또한 이들의 공통점이다. 2002' 시즌 당시 두산의 지휘봉을 잡았던 김인식(61. 현 한화 이글스 감독)감독은 "레스만큼 러닝을 많이 하는 외국인 선수는 처음 봤다. 참 성실한 투수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랜들은 지난 시즌 극심한 팔꿈치 통증을 겪으면서도 "내가 빠지면 팀의 선발진에 구멍이 날 것이다. 팀을 위해 보답하겠다."라며 한 시즌 선발 로테이션을 끝까지 지켰다. 지난 시즌 두산의 '페넌트레이스 2위' 한국 시리즈 준우승'에는 다니엘 리오스(36. 도쿄 야쿠르트 스왈로스)와 랜들이 버틴 '외국인 원·투 펀치의 힘이 컸다.

2008' 시즌 두산의 선발진을 이끌 '삭발 원·투 펀치'. 두산의 2008' 시즌은 이들의 어깨에 달려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박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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