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채정연 인턴기자] 정규시즌 8위로 마감한 롯데 자이언츠였지만 박세웅(21) 박진형(22), 박시영(27) '3박'은 내년 롯데 마운드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지난 시즌 롯데의 팀 자책점은 5.63으로 리그 7위였다. 외국인투수 조쉬 린드블럼과 브룩스 레일리는 기대치에 못 미쳤고, 토종 에이스였던 송승준은 10경기 선발로 나서 8점대 평균자책점으로 1군 무대에서 물러났다. 든든한 뒷문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윤길현-손승락 콤비는 부상 엇박자와 더불어 흔들렸다.
무너지고 있던 롯데 마운드에서 3명의 '박씨' 형제들이 희망을 던졌다. 선발로서 풀타임 시즌을 치러낸 박세웅과 계투 요원 박진형, 박시영은 각자의 자리에서 두드러지는 모습을 보이며 다음 시즌 발전된 롯데 투수진을 기대케 했다.
2014년 kt wiz 1차 지명으로 프로 생활을 시작한 박세웅은 2015년 트레이드를 통해 롯데로 이적했다. 2015년 박세웅은 총 31경기에 나서 114이닝을 소화하며 2승 11패 평균자책점 5.76을 기록했다. 올해는 훨씬 향상된 기량을 보였다. 특히 6월 한 달간 5경기에 선발 등판해 평균자책점 3.07로 선발진의 '소년가장' 역할을 했다. 타선의 미비한 득점지원과 불펜의 방화로 한 달 간 2승에 그쳤지만, 향후 롯데의 토종 1선발로서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후반기 체력 저하로 8월 이후 승 없이 5패 기록에만 머무른 것은 보강해야 할 부분이다.
박세웅보다 1살 많은 박진형은 마운드의 '살림꾼' 역할을 맡았다. 시즌 초 불펜으로 출발했지만 5월 선발로 보직을 변경했고, 7월 송승준 복귀를 기점으로 다시 계투로 옮겼다. 8월에는 다시 선발로 등판하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다. 잦은 포지션 변경으로 부진하기도 했지만 어느 자리에서도 제 몫을 해냈다. 39경기(14경기 선발 등판)에서 6승 2패 3홀드 93이닝 평균자책점 5.81을 기록한 박진형은 좋은 제구력과 담대한 마인드를 가지고 있어 하나의 보직으로 꾸준히 나선다면 더욱 준수한 성적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된다.
2008년 2차에서 롯데에 지명된 후 오래도록 소식이 없던 박시영은 프로 입단 8년만에 빛을 봤다. 2016년 임시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롯데의 스윙맨으로 활약했다. 7월 9일 황재균의 끝내기 안타로 개인 통산 첫 승을 올렸고, 이후 8월 23일 선발로 나서 데뷔 8년 만에 선발 첫 승도 기록했다. 필승조와 패전조를 오가며 계투로 나섰던 박시영은 이번 시즌 2승 3패 1홀드 61⅔이닝 평균자책점 5.40으로 내년 활약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마운드에 나타난 20대 투수들의 약진은 올해 롯데 팬들에게 몇 안되는 위안거리였다. 이들이 '예상 밖 활약'에 그칠지, 아니면 내년 롯데 투수진의 확실한 '믿을맨'으로 성장할 지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 확실한 것은 '3박'이 오래도록 고여있던 롯데 투수진의 새 물길을 틀 희망으로 떠올랐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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