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아영 기자] SBS '런닝맨' 제작진의 실수가 떠나는 사람은 물론 새로운 사람에게 상처를 줬다. 7년의 이별은 허망했고, 국내 최고 MC의 랑데부는 목전에서 무산됐다.
방송인 강호동의 소속사 SM C&C는 15일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 "'런닝맨 시즌2' 출연 제안을 받고 결심했으나, 시청자가 강호동의 출연 여부에 불편을 느끼기에 출연 제안을 정중히 고사하겠다"고 밝혔다. 소속사는 "세세한 사정을 다 알지는 못한다"면서 "어떤 이유에서건 강호동이 시청자에게 불편함을 주는 상황을 원치 않는다"고 출연 무산 이유를 설명한 뒤 "'런닝맨' 팬과 시청자, SBS 관계자에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지난 14일 오전, '런닝맨' 개편과 관련된 보도가 쏟아졌다. 7년 동안 함께한 송지효, 김종국이 하차하고 강호동이 새 멤버로 합류한다는 게 골자였다. 김종국 측은 "당분간 음반 활동에 집중하겠다"고 했고 송지효 측도 본업인 연기에 매진하겠다는 뜻을 전해왔다. 하지만 같은 날 오후 김종국과 송지효가 일방적으로 하차 통보를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한 연예 관계자는 "김종국이 12일 하차 통보를 받았다"고 귀띔했고, 송지효 소속사 관계자도 "멤버 변동에 대해 기사로 접하게 됐다"고 조심스럽게 털어놨다. 김종국, 송지효와 충분한 논의 없이 개편이 이뤄진 셈. '런닝맨'을 아끼는 팬들은 당연히 뿔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불똥은 강호동에게 튀었다. 강호동은 시청자와의 소통을 좋아하는 만큼, 누구보다도 대중의 여론에 민감하다. 김종국, 송지효와의 이별로 '런닝맨' 팬들이 분노한 시점에 자신의 합류는 적절치 못하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보도자료로 배포된 공식입장에서도 "시청자에게 불편함을 주는 상황을 원치 않는다"고 했던바, 충분히 유추할 수 있는 이유다. 국민 MC 유재석, 강호동의 재회는 이름만으로도 화제가 됐고 팬들의 기대감을 높이기에 충분했지만, 제작진의 성급하고 옳지 못한 판단이 결국 역사적인 만남을 무산시켰다.
결국, 제작진의 배반은 '런닝맨' 팬들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들에게도 상처가 됐다. 팬심을 잃고 유재석, 강호동의 만남이라는 역대 최고의 대어를 놓치는 뼈 아픈 자책골을 넣은 것이다. 제작진이 팬들이 왜 화가 났는지, 강호동이 왜 출연을 고사했는지 헤아리지 못한다면 '런닝맨'의 해외 인기도 물거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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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아영 기자 ly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