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채정연 인턴기자] 핀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입게 된 차우찬(29)이 LG 트윈스의 '투수 FA 잔혹사'를 끊어낼까.
14일 LG는 프리에이전트(FA) 차우찬과 4년 총액 95억원의 계약 체결을 공식 발표했다. LG 구단은 "차우찬이 선발진의 한 축을 맡아 활약하여 팀 전력에 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LG로서는 FA 투수 영입에 '통 큰 투자'를 한 것이 무척 오랜만이다. 과거 투수진 보강을 위해 몇차례 FA 영입을 했지만, 거액을 들인 것에 비해 만족할 만한 성적을 보답받지 못했다.
LG는 2003년 시즌 후 FA 진필중을 영입했다. 4년 30억원의 규모로 당시로는 대형 계약이었지만, LG에 입단한 진필중은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거뒀다. 2004년 마무리 보직을 맡았으나 34경기에 나서 4패 15세이브 평균자책점 5.23으로 부진했다. 이듬해는 13경기 출장에 그쳤고 3승 7패 평균자책점 5.82의 성적이 전부였다. 2006년 3패 2홀드 3.95의 평균자책점을 올리며 만회했지만 결국 2007년 방출됐다.
2006 시즌이 끝나고 나서는 4년 40억원에 박명환을 영입하며 투수진 보강을 노리기도 했던 LG였다. FA 계약 첫 해인 2007년 155⅓이닝 10승 6패 평균자책점 3.19로 준수한 모습을 보였던 박명환이었지만 2008년부터 2010년까지 부상과 부진에 시달렸다. 3년 동안의 기록은 24경기 115이닝 4승 10패에 그쳤다. 두드러지던 탈삼진 능력도 저하되며 설 자리를 잃었다.
2012년에는 베테랑 투수 정현욱과 4년 28억 6천만원에 계약했다. 든든한 셋업맨과 LG 투수진의 정신적 지주를 필요로 해 이뤄진 영입이었다. 그리고 정현욱은 2013년 전반기 37경기에 나서 2승 3패 2세이브 14홀드 평균자책점 2.75로 활약했지만 후반기 2패 2홀드를 추가하는데 그쳤다. 2014년 패전조로 나선 후 투병과 재활을 거쳐 올해 마운드에 섰지만 17경기 출장해 1승 1세이브 3홀드 7점대 평균자책점으로 마무리 지었다. 힘겨운 시간을 이겨내고 다시 1군 무대에 오른 것은 박수 받아 마땅하나, FA 계약 규모를 생각했을 때 성적 측면에서 냉정하게 따져본다면 성공적인 영입으로 보기는 어렵다.
차우찬이 받게 될 95억은 LG 역대 FA 투수 최고액이다. 과거와 비교해 FA 시장의 규모가 커진 점도 있지만, 그만큼 LG가 차우찬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는 의미다. 상대적으로 좁은 삼성의 홈구장을 떠나 넓은 잠실구장으로 오게 된 차우찬이 '성공적 FA'라는 평가를 받으며 LG의 투수 FA 잔혹사를 마감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lobelia12@xportsnews.com / 사진=LG 트윈스
채정연 기자 lobelia1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