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이상규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다음달 11일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와의 '맨체스터 더비'전에서 뮌헨 참사 50주년을 추모하기 위한 묵념을 계속 고수할 예정이다. 맨시티가 안티팬들의 내거티브 응원을 우려해 묵념 대신 기립 박수로 추모하자는 제안을 거절했기 때문.
필 타운젠트 맨유 커뮤니케이션 디렉터는 22일(이하 현지시간) 맨유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맨유는 뮌헨 참사에서 운명한 이들을 위해 무엇을 할지 오랫동안 고심했다. 그 결과 우리는 묵념이 가장 적절한 방법이라고 생각했으며 맨시티가 제안한 기립박수는 23명의 죽은 사람들에게 어울리지 않는다"고 맨유를 싫어하는 맨시티 팬들의 욕설과 소음 속에서도 묵념을 강행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뮌헨 참사는 1958년 2월 6일 맨유 선수단이 탑승한 비행기가 뮌헨 공항에서 추락해 선수 8명을 포함 팀 관계자등 23명이 숨진 사건. 맨유와 잉글랜드 축구계는 이 날의 사고를 기리며 추모 행사를 이어갔으며 50주년을 맞는 올해는 대대적인 추모행사를 준비 중이다.
맨유 선수들은 맨시티전에서 50년전 맨유 유니폼과 검은색 축구화를 착용하고 경기에 나설 예정이며 상대팀인 맨시티는 스폰서 이름을 뗀 유니폼 상의를 입고 경기를 치르기로 했다. 맨유측은 뮌헨 참사 하루 전 베오그라드에서 경기를 치른 당시 맨유 선수들의 사진을 올드 트레포드 정문 입구에 걸어놓기로 했으며 잉글랜드 대표팀도 6일 스위스와의 A매치를 앞두고 왼쪽 팔에 검은 리본을 달고 경기에 출전한다.
뮌헨 참사 50주년 추모 경기는 경기 전 올드 트래포드에 있는 모든 사람이 묵념을 하는 침묵의 시간이 마련되는데 맨시티도 맨유의 추모 행사에 따르기로 결정했었다. 그런데 케빈 파커 맨시티 서포터 회장이 맨유측에 보낸 편지에서 맨시티 팬들이 침묵의 시간을 따르지 않을 것이라며 묵념을 박수로 대체하자고 주장했다.
그러나 맨유는 자신의 팀을 싫어하는 맨시티 팬들이 평범한 박수도 아닌 일어서서 박수 갈채를 보내는 기립박수를 할 것에 우려해 이들의 제안을 거절하고 묵념을 고집했다. 맨시티 팬들이 원하는 기립박수는 맨유의 뮌헨 참사가 잘됐다는 조롱성 의미가 담겨져 있어 추모 행사의 성격과 맞지 않는 행동이라 할 수 있다.
[사진=뮌헨 참사 관련 기사를 실은 맨유 공식 홈페이지 (C) Manutd.com]
이상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