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01.22 17:54 / 기사수정 2008.01.22 17:54
이병규(34)의 소속팀인 주니치 드래곤스는 지난 2007년 12월 세이부 라이온스의 오른손 거포 와다 가즈히로(36)를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건졌다. 그 대신 4년 연속 한 시즌 50게임 이상 등판하며 불펜의 중심축을 이루던 투수를 잃었다.
와다를 빼앗긴 세이부는 지난 19일 와다의 보상선수로 우완 오카모토 신야(34)를 선택했다. 세이부의 와타나베 히사노부(43) 감독은 "올 시즌 팀을 재편하면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계투진 보강이었다. 생각하지도 못했던 횡재를 했다. 오카모토는 검증된 투수다. 분명 투수진에 큰 힘을 보탤 것이다."라고 밝혔다.
반면, 주니치의 이토 가즈마사 대표는 "28명의 보호선수를 지정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었다. 7년 간 주니치를 위해 분발해준 오카모토가 새로운 팀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길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주니치 마운드를 살펴봤을 때 오카모토의 이적은 생각보다 부담이 크다.
오카모토는 예리하게 떨어지는 슬라이더와 낙차 큰 포크볼을 앞세워 마무리 이와세 히토키(34)의 앞길을 탄탄하게 닦던 든든한 셋업맨이었다. 특히, 지난 2004년에는 63경기에 등판해 9승 4패 평균 자책점 2.03을 기록하는 동시에 릴리프 포인트 24.30을 획득, 최우수 계투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이듬해에는 10승 3패 1세이브 평균 자책점 3.14(57경기 등판)을 기록하며 한 시즌 두 자릿 수 승리의 감격을 맛보았다.
오카모토-이와세로 이어지는 '우-좌 필승계투카드'는 주니치 불펜에서 뽑을 수 있는 최고의 카드였다. 그러나 오카모토의 세이부 이적으로 주니치는 당장 그의 대안을 찾아야 할 지경에 처했다.
일단 지난 시즌까지 오카모토와 함께 계투진에서 분투한 우완 히라이 마사후미(33), 잠수함 스즈키 요시히로(25)의 부담이 커졌다. 그러나 오카모토의 가장 유력한 대안으로 꼽히는 히라이는 오릭스 블루웨이브 시절 혹사로 인한 팔꿈치 부상 전력이 있는 투수다. 비록 최근 3년 간 한 시즌 40경기 이상 등판하는 등 비교적 좋은 활약을 펼쳤으나 더 큰 부하가 걸리게 되면 부상 재발 가능성도 그만큼 커진다.
스즈키는 묵직한 구위와 날카로운 싱커를 갖춘 좋은 잠수함 투수다. 그러나 싱커에 비견될 만한, 타자들과의 수싸움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제2의 변화구는 보이지 않는다. 가뜩이나 넉넉하지 않은 주니치 우완 계투진에서 '1인자'의 이탈은 큰 구멍을 남겼다.
주니치는 에이스 가와카미 켄신(33)를 필두로 나카타 켄이치(26), 아사쿠라 겐타(27), 야마이 다이스케(30) 등 젊고 유능한 선발투수들을 보유하고 있다. 마무리 이와세의 예리한 슬라이더 또한 눈부시다. 그러나 '믿을맨' 역할을 충실히 해주던 우완 계투진의 두께가 헐거워지면서 자칫 선발투수들의 의욕 저하, 이와세의 과부하 가능성이 높아졌다.
또한, 새로 가세한 와다가 시카고 컵스로 건너간 후쿠도메 교스케(31)의 공백을 수비, 주루 측면에서 메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일본 시리즈 2연패'를 노리는 주니치. 그러나 엄청난 물량 공세로 오프 시즌 보강을 확실히 한 라이벌 요미우리 자이언츠에 비해 주니치의 난롯가는 스산하기 짝이 없다.
<사진=주니치 드래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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