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채정연 인턴기자] 땅볼 유도형 투수 우규민, 넓은 잠실 구장이 아닌 작은 구장에서도 통할까.
올 시즌 6승 11패 평균자책점 4.91로 주춤했지만,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연달아 10승 이상을 올린 우규민은 검증된 선발투수다. 싱커와 체인지업을 주무기로 사용하며 제구력이 좋아 맞춰 잡는 피칭으로 효율적인 투구 수 관리가 가능하다. 허리 상태가 최상이 아니었음에도 올 시즌 완투와 완봉을 한 번씩 해낸 것도 이런 이유다. 또 이제는 소속팀이 된 삼성을 상대로 완봉승을 거뒀던 지난 4월 26일 경기에서도 아웃카운트 27개 중 13개를 땅볼로 잡아냈다.
우규민은 뜬공보다 땅볼을 유도해 아웃카운트를 올리는 전형적인 '맞춰 잡는' 투수다. LG 시절 홈구장이었던 잠실을 떠나 크기가 작은 대구 라이온스 파크로 가는 것이 우규민에게 악재가 아닌 듯 보이는 이유다.
제구력도 중요하지만, 뒤에서 인플레이 타구를 처리해야 하는 내야수들의 '철벽 수비'가 절실해졌다. 그라운드 안에 떨어지는 타구가 많은 만큼 이를 효과적으로 잘 막아내느냐에 따라 아웃카운트 수가 달라진다.
삼성은 이번 오프시즌 FA로 3루수 이원석을 영입하고, 최형우의 보상 선수로 KIA에서 강한울을 데려왔다. 이원석은 스스로 수비에 자신이 있다고 말할 만큼 안정적인 수비를 자랑한다. 강한울은 매년 10개 언저리의 실책을 기록해왔다. 본래 유격수 주전을 맡고 있던 김상수의 수비 역시 준수하다. 올 시즌 첫 풀타임 2루수를 소화한 백상원과 구자욱은 점차 기량이 향상되고 있다.
줄부상으로 내야진 붕괴가 일어났던 삼성이지만, 오프시즌 동안 이원석과 강한울이 내야에 합류하면서 선수층이 한층 강화됐다. 다른 건 몰라도 수비가 출중한 선수들이 경쟁에 돌입하는 만큼, 내년 시즌 우규민의 뒤를 받쳐줄 든든한 내야가 꾸려질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안요소가 존재한다. 매년 피홈런 수가 늘어나는 양상이 심상치 않다는 점이다. 2013년 5개였던 피홈런은 해가 지날수록 11개, 13개로 늘어 올해는 16개의 홈런을 맞았다. 잠실을 홈구장으로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9이닝당 홈런 수가 매년 증가(13년 0.31-14년 0.64-15년 0.77-16년 1.09)했다는 사실은 결코 가볍게 넘기기 어렵다.
또 삼성 라이온즈 파크는 경기당 홈런 2.45개로, SK인천행복드림구장(2.65개)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삼성 마운드는 올해 피홈런 193개로 이 부분 1위에 올랐다. 우규민의 늘어나는 홈런이 라이온즈 파크와 '부정적 시너지'를 내지 않을까 우려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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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정연 기자 lobelia1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