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의 자리는 언제나 위태롭다. 11년 된 장수 예능 프로그램 MBC '무한도전'도 예외는 아니다. 위기설을 꼬리표처럼 달고 다니는 '무한도전'은, 올해도 그런 평가를 보란 듯이 비웃었다. '행운의 편지'부터 '무한상사', '우주 특집'까지 오직 '무한도전'이기에 할 수 있는 프로젝트로 매주 토요일을 책임졌다. 한 해를 돌아보고 내년을 기약하는 12월, 엑스포츠뉴스가 5회에 걸쳐 '2016 무한도전 되감기'를 기획 연재한다. '무한도전'의 분야를 가리지 않는 확장성(②), 웃음을 위해 망가짐을 불사하는 프로페셔널(③),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진심(④)은 우리 삶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연재 순서
① 양세형 합류, 광희도 살린 신의 한 수
② 시그널·쇼미·웹툰·엑소, 경계 넘나든 콜라보
③ B급 감성 물씬, 다시 봐도 웃긴 배꼽 도둑들
④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감동 특집 다섯
⑤ 2017년에도, 토요일을 잘 부탁해
[엑스포츠뉴스 이아영 기자] MBC '무한도전'은 올 한 해 장르를 가리지 않는 다양한 콘텐츠와의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영향력을 확장했다. '무한도전'이 강세를 보이던 음원차트는 물론이고 드라마, 영화, 웹툰까지 손을 뻗으며 예능 프로그램의 틀을 깼다. 언제든지 모양을 바꿀 수 있는 '무한도전'의 장점은 장수의 원동력이기도 하다.
◆ 힙합의 神 MC민지 (3월 19일 방송)
가장 먼저 베일을 벗은 것은 Mnet '쇼미더머니'와의 컬래버레이션. '행운의 편지' 특집을 통해 힙합 오디션에 도전하는 미션을 얻은 정준하의 'MC민지' 도전기는 올해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전한 대표적인 특집이다. '쇼미더머니'가 예선 참가자를 모집하기 시작하자 많은 사람이 정준하의 참가 여부에 관심을 가졌다.
다른 예능 프로그램, 특히 다른 방송사와의 동침이라는 점에서 '무한도전'의 유연함에 놀라게 된 사건이었다. 비록 정준하가 예선에서 탈락했지만, 그 전까지 놀림거리였던 정준하의 힙합 사랑의 진정성이 드러났다. 또 전 멤버 길과의 감동적 재회, 모두를 놀라게 한 '웃지 마'까지 되돌아볼 장면이 많은 특집이다.
◆ 2016 무한상사-위기의 회사원 (5월~9월)
'무한상사 2016'은 드라마, 영화와의 협업을 통해 예능 프로그램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고퀄리티의 작품을 탄생시켰다. 김은희 작가와 장항준 감독에 배우 김혜수, 이제훈, 쿠니무라 준이 주요 배역으로 합류했다. 특히 올해 최고의 인기 드라마 '시그널'의 김은희 작가, 김혜수, 이제훈이 다시 뭉쳐 화제가 됐다. '무한도전'이기에 가능한 섭외라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무한도전' 멤버들은 콩트가 아닌 진지한 연기에 도전, 완벽하진 않지만 진심이 묻어나는 연기로 묵직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무한도전 제7의 멤버'라 불리는 그룹 빅뱅의 지드래곤도 '무한상사'에서 대활약을 펼쳤다. 본방송에는 1, 2부로 쪼개서 전파를 탔지만 추석 특집으로 방영된 합본이 더욱 뜨거운 반응을 끌어냈다.
◆ 릴레이툰 (6월 4일~7월 30일)
웹툰의 세대를 아우르는 인기에 '무한도전'이 웹툰 작가에 도전했다. 인기 웹툰 작가 윤태호, 주호민, 무적핑크, 이말년, 기안84, 가스파드와 '무한도전' 멤버들이 조를 이뤄 매주 릴레이 형식으로 웹툰을 연재했다. 스타트를 끊은 기안84와 하하부터 결말을 만든 주호민과 박명수까지 웹툰작가와 '무한도전' 멤버들의 개성과 성격이 웹툰 속에 고스란히 드러났다. 조회수와 평점에서 최하위를 기록한 박명수와 하하는 고추 농가에 일손을 보태는 것으로 벌칙을 받았다.
릴레이툰의 진정한 위너는 광희다. 윤태호 작가와 함께 '나쁜 기억 지우개 시즌2'를 찍은 뒤 릴레이툰 특집을 위한 그림 연습에 에너지를 쏟았고 멤버들 중 유일하게 모든 만화를 직접 그리는 쾌거를 달성했다. 윤태호 작가의 부상으로 인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지만, 릴레이툰 특집으로 광희를 응원하는 '무한도전' 팬이 증가했다.
◆ 댄싱킹 (9월 17일)
'행운의 편지' 특집에서 광희는 유재석의 우체통에 엑소와의 컬래버레이션 미션을 넣는 데 성공했다. 유재석은 엑소와 SM스테이션 신곡을 함께 발표하기로 하고, 엑소의 방콕 콘서트 무대에 오르기 위해 굵은 땀을 흘렸다. 8월, 기존 스케줄에 무한상사 촬영까지 겹쳐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유재석은 어려운 아이돌 군무를 다 외우는 초인적 힘을 발휘했다. 잘한 것은 물론이고 포기 않고 노력하는 모습에서 유재석이 국민MC인 이유를 다시 한 번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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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아영 기자 ly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