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프로 데뷔 후 꼭 10년, 투수 김광현(28,SK)은 지금까지 자신의 야구인생에서 가장 커다란 전환점을 맞이했다.
김광현은 지난달 29일 SK 와이번스와 계약금 32억원, 연봉 53억원으로 총 4년 85억 규모의 FA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김광현은 4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16 희망더하기 자선야구대회'에서 계약 후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팔꿈치 검진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었지만 타격 및 수비를 모두 소화하며 팬들에게 즐거움을 안겼다.
SK의 프랜차이즈 선수인 만큼 김광현의 이번 FA 계약 총액은 100억원을 상회할 것이라 점쳐졌었다. 그러나 발표된 금액은 예상에 미치지 못했고, 이 과정에서 김광현이 지금껏 팔꿈치에 적잖은 통증을 안고 뛰었다는 것이 드러났다. 그리고 김광현의 팔꿈치 상태는 메이저리그 진출과 FA 계약에 고스란히 영향을 미쳤다.
김광현은 "(FA 때문에) 선수들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고 하더라. 나는 다른 선수들에 비해 크게 신경 쓰이지도, 쓰지도 않았다. 팔 상태도 썩 좋은 편도 아니고, SK에서 워낙 나한테 해줬던 것도 많았기 때문에 남으면 무조건 SK라는 생각이 있었다. 미국은 팔 좋아지고 완벽했을 때 가야지, 조금이라도 자신이 없거나 부상을 버티는 것보단 나중으로 미루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을 했다"고 돌아봤다.
이미 국내에서 MRI 등 검사를 마친 김광현은 5일 오전 일본 요코하마 미나미공제병원에서의 더 정확한 검진을 위해 4일 자선야구대회를 마친 후 출국했다. 팔꿈치 수술 여부는 한 시즌, 그 이상을 날릴 수도 있기에 투수에게 절대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검진을, 그리고 중대 결정을 앞둔 김광현은 "떨린다"는 말을 거듭했다. 김광현은 "만약을 수술을 하게 된다고 하면 야구선수로 처음으로 칼을 대는 것이다. 결과가 좋게 나오면 좋겠지만, 최악의 상황까지 생각하고 있다. 길게 봐야한다"고 강조했다.
김광현은 "아침에 검진을 받은 뒤 결정을 해야할 것 같다. 내가 '하겠다', '안하겠다' 하는 게 아니라 트레이너와도 상의를 해야한다. 올해 안으로 결정이 날 듯 싶다"고 전했다. 그는 "생각이 복잡하다. 웬만하면 칼을 안 대는 쪽으로 끝냈으면 좋겠다"면서 "4년 전 어깨 재활을 했을 때도 수술 소견이 나왔는데, 당시 수술하지 않았는데도 지금 하나도 아프지 않다"고 재활에 대한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메이저리그 진출이라는 꿈을 가지고 있으면서 주변, 그리고 자신과의 끊임없는 대화를 해야했던 김광현이다. 김광현은 "하루 이틀 사이에 가야하나, 말아야하나 생각이 계속 바뀌었다. 그래서 계약하기 전까지 더 입을 닫고있었던 것도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끝내 결정한 잔류, 하지만 미국 진출의 꿈은 잠시 접어둔 것일 뿐 포기한 것은 아니다. 김광현은 "아직 서른살도 안됐지 않나. 포기하진 않았다. 현재진행형"이라며 웃었다.
데뷔 해인 2007년부터 올해까지, 김광현은 정확히 10번의 시즌을 치렀다. 그리고 10년을 채우는 동시에 중대한 선택을 하게 됐다. 지난 10년을 돌아본 김광현은 "우여곡절이 정말 많았던 것 같다. 팀이나 나나 최고, 최악의 시즌을 모두 보냈다. 앞으로는 순탄하게, 평온하게 흘러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이어 "이제 11년차다. 마음처럼 쉽진 않지만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드려야할 것 같다. 후배들도 생각할 줄 아는 그런 선수가 되고 싶다"고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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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