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신태성 기자] 말이 필요 없는 최고의 경기가 열린다. 세계 최고의 더비, '엘 클라시코'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는 4일 오전 0시 15분(한국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캄프 누에서 펼쳐지는 2016/2017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14라운드에서 격돌한다. 침체기지만 최상의 전력을 가동할 수 있는 바르셀로나, 상승세에 있으나 선수단 구성 문제를 겪고 있는 레알의 한판승부는 쉽사리 한 쪽의 손을 들어주기 힘들다. 그만큼 라이벌전은, 특히 엘 클라시코는 치열하다.
예상 선발 라인업
▲침체된 바르셀로나, 주전 선수 복귀로 힘 얻는다
바르셀로나는 요새 분위기가 좋지 않다. 리그에서는 말라가와 레알 소시에다드, 코파 델 레이에서는 에르쿨레스에 연달아 무승부를 거뒀기 때문이다. 승점 33점으로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는 레알과의 승점차는 어느새 6점이다. 만약 이번 승부에서 진다면 9점으로 벌어진다. 자존심 싸움뿐만 아니라 우승경쟁을 위해서라도 레알과의 경기에서는 반드시 승리가 필요하다.
희소식도 있다. 중요한 일전을 앞두고 부상자들이 속속 돌아오고 있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와 사무엘 움티티의 복귀는 바르셀로나에게 큰 힘을 실어준다. 움티티는 이미 에르쿨레스전에 선발로 나서 69분을 뛰어 예열을 끝냈다. 소시에다드전에서 부상이 의심됐던 조르디 알바와 제라르드 피케, 리오넬 메시도 모두 정상적으로 훈련을 소화했다. 전력 누수 없이 엘 클라시코를 치를 수 있다. 주전 수비수와는 거리가 있는 제레미 마티유만이 부상으로 결장할 예정이다.
메시는 최근 5경기서 4골 1도움으로 최상의 컨디션을 자랑한다. 심지어 4경기로 범위를 줄이면 출전할 때마다 골을 넣었다. 올시즌 14경기 18골 5도움으로, 라리가 득점 2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득점 1위를 달리고 있다. MSN라인을 이루는 네이마르와 루이스 수아레스가 엄청난 화력을 자랑한다지만, 여전히 최고의 창은 메시다. 결국 이번 경기서도 메시의 활약이 승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기세 오른 레알, 부상 선수 공백 최소화가 과제
레알의 기세가 무섭다. 이번 시즌 전대회를 통틀어 아직까지 패배를 모른다. 리그에서 최근 6연승을 거두면서 선두에 올라있는 것은 물론이다. 기세가 오른 레알은 이번 기회에 확실히 승점차를 벌리기를 원한다. 승점 다음으로 승자승 원칙을 우선시하는 라리가 특성상 원정에서 승리를 거둬놓으면 막판 우승경쟁에서 따라잡히더라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문제는 부상이다. 공격의 핵심 중 한 명인 가레스 베일이 결장한다. '중원의 핵' 토니 크로스도 출전이 힘들다. 다소 부진한 카림 벤제마를 대신해 주전 공격수로 도약했던 알바로 모라타도 회복하지 못했다. 그나마 호재라면 카세미루가 복귀했다는 것이다. 몸 상태에 이상이 있었던 라파엘 바란, 파비우 코엔트랑, 다닐루 그리고 스포르팅 히혼전이 끝나고 근육 통증 증세를 보였다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모두 이번 경기 출전이 가능할 전망이다.
호날두가 최근 5경기에서 올린 기록은 5골 1도움이다. 여기에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전 해트트릭이 포함돼있다. 이번 시즌을 놓고 보자면 15경기 12골 6도움으로 라리가 득점 1위, 챔피언스리그 도움 2위에 올라있다. 벤제마의 부진과 베일의 부상으로 BBC라인은 힘을 잃었지만, 호날두만은 건재하다. 해결사뿐만 아니라 조력자로도 위력을 발휘하는 호날두의 활약은 레알이 승리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기록으로 보는 엘 클라시코, 결과는 예측불가
양 팀의 공식 경기 역대 전적은 레알이 231전 93승48무90패로 근소하게 앞서있다. 최근 다섯 번의 맞대결에서도 레알이 3승2패를 기록하고 있다. 가장 가까운 승부는 올해 4월 캄프 누에서 레알이 바르셀로나에 2-1 역전승을 거둔 것이다. 양 팀의 리그 내 득점력은 레알이 경기당 2.77골, 바르셀로나가 2.67골로 유럽 전체에서 2, 3위를 다툰다. 전력차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야말로 막상막하의 승부다.
이번 맞대결은 바르셀로나의 텃밭, 캄프 누에서 열린다. 홈에서 치러진 엘 클라시코에서 바르셀로나는 61승23무26패로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이번 경기 역시 화려한 카드섹션과 더불어 홈팬들의 열정적인 응원이 바르셀로나 선수들을 지지한다.
이에 맞서는 레알은 이번 시즌 '완벽한' 원정 경기 성적에 기대를 품고 있다. 레알의 원정 성적은 7승 3무, 리그로 한정하면 5승 1무로, 안방보다 타지에서 더욱 강한 모습이다. 제아무리 캄프 누라곤 하지만, 원정이라고 주눅 들 이유가 없는 레알이다.
루이스 엔리케와 지네딘 지단의 감독 대결도 흥미롭다. 들쭉날쭉한 경기력으로 현지에서 비판을 받기도 하지만, 젊은 두 감독의 행보는 성공적이다. 엔리케는 리그와 챔피언스리그, 코파 델 레이를 동시에 석권하는 '트레블'을 이룬 감독이다. 지단은 선수와 코치, 감독으로 모두 챔피언스리그 우승컵 '빅 이어'를 들었다. 사령탑에 올라 지금의 팀을 맡은 뒤로 엔리케는 76%, 지단은 78%의 승률을 기록 중이다.
두 감독은 선수 시절에도 엘 클라시코에서 마주쳤다. 지단이 레알에 영입된 2001년 여름부터 엔리케가 바르셀로나에서 은퇴한 2004년 여름까지 총 여덟 번의 엘 클라시코가 열렸고, 이 중 두 선수가 동시에 출전한 경기는 5회다. 맞대결 성적은 1승3무1패로 동률을 이루고 있다. 이마저도 박빙이다. 모든 기록이 이번 엘 클라시코가 예측불허의 승부가 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결과에 따라 라리가의 판도도 바뀔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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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