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신태성 기자] 월드컵 예선 탈락의 위기에서 아르헨티나를 구한 선수는 역시 리오넬 메시(29, FC바르셀로나)였다.
아르헨티나는 16일(한국시간) 아르헨티나 산 후안에 위치한 에스타디오 델 비센테나리오서 펼쳐진 2018 러시아월드컵 남미 예선 12차전에서 콜롬비아에 3-0으로 승리했다. 메시는 팀의 모든 골에 관여하며 최고의 활약으로 승리를 이끌었다.
콜롬비아전을 앞두고 메시는 한 차례 비난 여론에 직면했다. 지난 11차전 브라질과 경기에서 무기력한 경기력을 보이며 팀의 0-3 완패를 막지 못했다는 이유. 대표팀 은퇴를 번복하고 돌아온 뒤 잠시나마 호의적이던 자국 언론도 메시에게 가혹한 잣대를 내밀었다. 이번에도 팀에 승리를 가져다주지 못한다면 더 큰 비판을 받을 것이 분명했다.
콜롬비아전에 임하는 아르헨티나는 절체절명의 상황이었다. 월드컵 남미 예선에서 6위에 머물러있던 아르헨티나는 본선 직행 티켓을 획득할 수 있는 4위와 승점 2점차를 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4위 팀이 바로 콜롬비아였다. 덩달아 ‘에이스’ 메시의 어깨도 무거워졌다.
부담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와는 다르게 메시는 경기 시작부터 영향력을 과시했다. 정확한 크로스로 오타멘디의 위협적인 헤딩 슈팅을 만들어내는가 하면 드리블로 상대 진영을 헤집어놓기도 했다.
기세를 끌어올린 메시는 전반 10분 페널티아크 부근에서 파울을 얻어냈다. 메시는 직접 키커로 나서 골대 오른쪽을 보고 왼발로 감아 찼다. 골문 구석을 향해 빠른 속도로 빨려 들어가는 슈팅에 오스피나 골키퍼가 몸을 날렸지만 막아내기에는 부족했다. 공은 크로스바 하단을 맞고 골대 안으로 들어갔다.
전반 23분에는 특유의 드리블과 날카로운 패스가 빛을 발했다. 상대 진영 측면에서 공을 받은 메시는 가볍게 수비수 한 명을 제치고 페널티박스 안으로 크로스를 올렸다. 메시의 패스는 전방에 있던 프라토의 머리에 정확하게 전달됐고, 골로 연결됐다.
상황이 이렇게 되니 콜롬비아 선수들은 공만 잡으면 득점 기회를 만들어내는 메시를 저지하기 위해 사력을 다했다. 아리아스가 발 높은 태클로 견제하기도 하고, 메시고 공을 잡자 세 명의 수비수가 한꺼번에 달라붙는 장면도 볼 수 있었다. 그럼에도 메시는 전혀 움츠려들지 않았다. 오히려 콜롬비아 선수들이 메시를 막는 과정에서 경고를 받으며 적극적 수비를 할 수 없게 됐다.
후반 22분에는 수비수를 속이는 드리블에 이어 디 마리아에 절묘한 패스를 넣어주며 득점 기회를 만들었다. 디 마리아의 슈팅이 골대에 맞으며 득점은 무산됐지만 거의 골에 가까웠던 장면이었다.
메시는 마침내 디 마리아에게 골을 선사해줬다. 후반 40분 드리블로 상대 측면을 허문 뒤 중앙에 있는 디 마리아에게 공을 내줬다. 디마리아는 골키퍼가 자리를 비운 골대에 강력한 슈팅을 꽂아 넣었다. 메시의 발끝은 경기 내내 번뜩였다.
메시는 마지막까지 경기장을 누비며 콜롬비아 수비진을 끝까지 괴롭혔다. 결국 차이를 만들어낸 것은 메시였다. 아르헨티나는 4경기 연속 무승 기록을 이번 경기서 끊어내는 동시에 순위도 5위로 한 계단 상승했다. 위기의 순간에 자신의 역할을 다한 메시는 그야말로 아르헨티나의 '메시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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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