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선우 기자] '공항가는 길'의 여운은 잔잔하면서도 깊은 울림을 지니고 있다. 마치 수채화의 매력처럼.
지난 10일 방송된 KBS 2TV '공항가는 길'에서는 김하늘(최수아 분)과 이상윤(서도우) 두 남녀의 마지막 이야기가 그려졌다. 결국 돌고 돌아 공항에서 다시 재회한 두 사람은 해피엔딩을 맞으며 안녕을 고했다.
'공항가는 길'은 인생의 두 번째 사춘기를 겪는 두 남녀를 통해 공감과 위로, 궁극의 사랑을 보여줄 감성멜로 드라마다. 하지만 극중 김하늘과 이상윤이 기혼자인 탓에 두 사람의 사랑이 지지를 받기엔 다소 어려움이 있었고, 1회가 방송된 뒤에는 어김없이 '불륜미화' 논란에 시달려야 했다.
하지만 배우들은 소재의 위험성마저 연기력으로 뒤집었다. 여기에 섬세한 연출과 탄탄한 극본까지 뒷받침되며 더할나위없는 조화로 명품드라마를 만들어냈다. 또한 가장 큰 수확인 시청자들의 공감까지 이끌어냈다.
드라마가 후반으로 치닫을수록 가족과 새로운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는 김하늘에게 오히려 시청자들이 이상윤을 택하라고 할 정도였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극중 두 사람의 사이가 떳떳할 수 만은 없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불륜미화'마저 명품드라마로 만든 데에는 넘치지도, 그렇다고 부족하지도 않은 담백함이 그 비결이다.
'공항가는 길'은 김하늘과 이상윤의 이야기와 감정에 대해서는 세세하게 그려냈다. 마치 시청자가 그들의 마음 속을 들여다보는 듯 했다. 하지만 그 표현에 있어서는 최대한 자제했다. 다소 짙은 애정신이나 과한 감정 표현은 반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었지만, 이들의 사랑은 수채화처럼 시청자들의 마음도 물들이고 있었다.
특히 결말은 더욱 그러했다. 극중 남편 신성록(박진석)과 이혼 후, 이상윤에게도 생각의 시간을 고한 김하늘이 결국 다시 이상윤의 제안에 응하면서 공항에서 재회했다. 결국 '공항가는 길'은 '이상윤에게 가는 길'이었음이 드러났다. 그러나 그게 다였다. 더 이상 진전시키지 않았다. 시청자들에게 생각의 길을 열어주면서 애틋하게 마무리됐다.
극중 김하늘과 이상윤의 사이를 이해할 수 밖에 없게 만든 신성록과 장희진(김혜원)의 이야기 또한 이해할 수 있게 그려내며 모든 인물이 각자의 자리로 돌아갔다. '공항가는 길'은 어느덧 '아름다운 드라마'로 발돋움했다.
물론 시청률 면에서는 아쉬움을 남겼다. SBS '질투의 화신', MBC '쇼핑왕 루이' 등 지상파 3사 수목극의 치열한 전쟁 속에서 줄곧 3위를 면치 못했다. 하지만 세 드라마 모두 8~10% 시청률 사이를 오가며 엎치락 뒤치락했고, 그 속에서도 '공항가는 길'은 마니아층을 놓치지 않으며 끝까지 힘을 잃지 않았다.
'공항가는 길'은 시청률로만 평가하기엔, 불륜미화라고만 치부하기엔 아까운 작품이다. 충분히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는 스토리라인 탓에 색안경을 끼고 보다가도 김하늘의 사연에, 이상윤의 눈빛에 매료돼 '공항가는 길'에 흠뻑 빠질 수 있었다.
'공항가는 길'은 자극적인 작품들의 홍수 속에서도 자신들만의 담백함을 유지하며 가을 밤의 진짜 감성멜로로 안방극장을 물들였다. 드라마는 끝났지만, 그 여운은 계속될 전망이다.
한편 '공항가는 길' 후속으로는 '오 마이 금비'가 방송된다. 오는 16일 오후 10시 첫방송.
sunwoo617@xportsnews.com / 사진 = KBS 2TV,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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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우 기자 sunwoo617@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