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야구팀] 본격적인 FA 영입 전쟁 D-1. 각 구단이 군침을 흘리고 있는 포지션은 어딜까.
KBO는 10일 2017 FA 자격선수 중 FA 권리 행사 승인을 신청한 선수 총 15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이현승, 김재호, 이원석(이상 두산), 용덕한, 조영훈(이상 NC), 봉중근, 우규민, 정성훈(이상 LG), 양현종, 나지완(이상 KIA), 김광현(SK), 황재균(롯데), 차우찬, 최형우(이상 삼성), 이진영(kt)이 11일부터 해외 구단 포함 모든 구단과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올해부터는 원 소속구단의 우선협상 기간이 사라지면서 11일부터 선수 지키기 혹은 영입을 위한 '쩐의 전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몇 선수들은 해외 진출까지 염두해두고 있는 상황, 10개 구단은 모두 내부 및 외부 FA에 대한 그림을 그리고 있다. 당연히 올 시즌을 치르면서 약점으로 꼽혔던 부분에 우선순위를 둘 터, 성사 가능성과 관계 없이 외부 FA를 통해 보충할 수 있는 각 구단의 빈 자리가 어딘 지 살펴봤다.
◆ 두산-X
올 시즌 두산은 투·타 양면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팀 타율(0.298), 팀 평균자책점(ERA 4.45)가 이를 대변한다. 하지만 두산 역시 약점은 있다. 바로 불펜이다. '판타스틱4'(더스틴 니퍼트, 마이클 보우덴, 장원준, 유희관)의 활약에 선발진은 탄탄했지만, 불펜 평균자책점이 5.08로 리그 5위에 머물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공교롭게도 이번 FA에는 이렇다할 불펜 자원이 나오지 않았다. 외부영입에 적극적이지 않은 두산이 더욱 지갑을 닫을 수 밖에 없는 이유다.
◆ NC-선발
NC는 그 어느 때보다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냈다. 지난해 11승(6패)를 거뒀던 손민한이 은퇴를 하며서 선발진에 공백이 생긴 가운데, 이태양 마저 승부조작으로 시즌 중반 팀 전력에서 이탈했다. 최금강이 데뷔 첫 두자릿수 승리(11승 4패)를 거두면서 선발진 한 곳을 차지했고, 장현식, 구창모 등이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러나 시즌 종료 후 이재학마저 불법도박 혐의가 밝혀지서 내년 시즌 출장이 불투명해졌다. 자연스럽게 NC도 선발 투수 보강이 절실한 상황이 됐다.
◆ 넥센-X
내부 육성을 자신하는 넥센은 이번에도 외부 FA에는 큰 관심을 두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시즌 초 앤디 밴헤켄과 한현희, 조상우 등의 전력 이탈로 하위권으로 분류됐었지만 새로운 선수들의 등장으로 공백을 깨끗하게 메워나갔다. 신재영과 박주현이라는 새로운 얼굴이 등장했고, 밴헤켄도 다시 돌아왔다. 김세현은 리그 최고의 마무리 투수로 자리매김했다. 야수 쪽에는 고종욱과 임병욱 등이 자리를 잡아나가고 있는 모습이다. 굳이 외부 영입을 한다면 빈 자리 채우기보다는 보강 차원의 의미가 크나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다.
◆ LG-유격수, 3루수
LG는 내년 시즌 전력에 있어 두 가지 변수가 있다. 오지환의 군입대와 외국인 타자 루이스 히메네스의 재계약이다. 오지환이 입대를 하면 LG는 주전 유격수 자리에 공백이 생긴다. 이번 FA에서 유격수는 김재호가 유일하다. 김재호는 올시즌 안정적인 수비는 물론 공격에서도 타율 3할1푼으로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3루수 히메네스와 재계약도 변수다. 황재균과 이원석은 3루 공백을 지울 적임자다. 특히 '준척급 FA'로 평가받는 이원석은 안정적인 수비는 물론 '일발 장타' 능력도 갖춘만큼 장기적으로 봤을 때 3루수 주전 자리를 꿰찰 수 있는 선수다.
◆ KIA-선발, 외야수
외국인투수 둘을 제외 하고 올시즌 KIA에서 제 몫을 한 선발투수는 양현종 밖에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KIA 역시 양현종이 해외에 진출하지 않을 경우 잔류에 총력을 기울일 전망이나 양현종과 별개로 KIA에게 역시 선발투수 가장 시급한 포지션임은 확실하다. 타선 보강 역시 풀어야할 숙제, 최형우가 꼭 맞는 퍼즐이 될 수 있다. 올시즌 외야에서 성장은 봤지만 아직은 안정적이지 못한 외야를 맡을 수 있고, 파워까지 갖췄다.
◆ SK-유격수
SK는 올해 유격수 쪽에서 취약한 모습을 드러냈다. 시즌 말미 박승욱이 좋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아직은 성장을 더 지켜봐야 한다. 타격에서는 평균 정도의 제 몫을 했지만 불안한 내야 수비로 믿음직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던 외국인 고메즈와의 재계약은 아직 미지수다. 김광현을 붙잡아두기 위한 많은 자금 확보가 유력한 SK는 김광현 해외 진출 성사 여부에 따라 김재호 영입에 눈을 돌릴 수도 있지만, 김광현을 지켜봐야 함에 따라 영입전에 뛰어들 수 있을 지 시기적인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 한화-선발
지난해까지 외부 FA 영입에 많은 돈을 쏟아부었던 한화는 올해는 물러나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지만 굳이 영입이 필요한 자리를 짚어본다면 단연 마운드, 그 중에서도 선발 투수가 꼽힌다. 시즌 말미 이태양, 장민재 등이 분전했으나 선발진이 제대로 구축되지 않으면서 불펜에도 과부하를 불러일으키는 등 시즌 내내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확실한 선발을 갖추고 다른 선수들이 제 몫을 다해준다면 더 원활한 경기 운용이 가능할 수 있다.
◆ 삼성-선발, 3루수
최근 몇 년 간 계속해서 외부 영입이 없었던 삼성은 '집토끼' 최형우와 차우찬을 모두 잡아야하기 때문에 올해도 외부 FA 영입 가능성은 낮다. 그러나 최악의 경우 최형우와 차우찬을 모두 놓치게 된다면 어떻게든 그 빈자리를 메워야 한다. 지난해 10승 투수 5명을 배출했던 삼성이었지만 올해 외국인 농사까지 실패하며 선발진이 무너지면서 명가의 자존심을 구겼다. 물론 차우찬을 잡는 것이 베스트 시나리오다. 야수 쪽에서는 지난해 박석민이 떠난 후 약해진 3루수 자리에 황재균이나 이원석을 넣는 경우도 생각해볼 수 있다.
◆ 롯데-선발
시즌 내내 선발 투수 공백으로 골머리를 앓은 롯데다. 조쉬 린드블럼, 브룩스 레일리 외국인 듀오는 시즌 동안 엇박자를 타며 '원투펀치' 역할을 하지 못했고, 지난해 FA 재계약을 맺은 송승준으로 부상으로 이탈했다. 그나마 박세웅이 꾸준히 자리를 지켰다. 박진형, 박시형 등이 선발 투수로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여전히 롯데 선발진에는 물음표가 붙은 상황이다. 그만큼 확실한 '에이스' 투수 영입이 절실하다.
◆ kt-3루수
지난 시즌에 이어 올 시즌 kt는 10위에 머무르면서 2년 연속 창단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선발 투수의 공백도 시급하지만, '핫코너'를 지킬 마땅한 자원이 보이지 않는다. 외야진에는 유한준, 이진영, 이대형을 비롯해 하준호, 김사연 등 자원이 풍부하다. 반면 3루수는 지난 2년간 앤디 마르테가 자리를 지켜오면서 이렇다할 자원이 성장하지 못했다. 자연스럽게 '거포 3루수'의 가세는 kt에게 있어서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황재균의 영입은 올 시즌 10위(2할7푼6리)로 10위에 머물렀던 팀 타율을 한껏 끌어 올려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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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