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조용운 기자] 생애 첫 K리그 득점왕에 오른 정조국(광주)이 최우수선수(MVP)도 품을 수 있을까.
정조국이 프로 데뷔 후 최고의 순간을 앞두고 있다. 정조국은 8일 오후 열리는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6 대상 시상식에서 MVP를 노린다. 정조국은 오스마르(서울), 레오나르도(전북)와 MVP를 두고 경합한다.
한해 K리그 클래식에서 가장 빼어난 활약을 한 선수에게 수여하는 MVP는 대상 시상식의 꽃이다. 프로축구 출범 이후 MVP는 늘 우승팀에서 나왔다. 안정환(1999년)과 김은중(2010년), 김신욱(2013년)만 비우승의 약점을 극복한 수상자다.
올해 정조국이 네 번째 기적에 도전한다. 광주가 하위스플릿으로 떨어진 탓에 팀 성적은 받춰주지 못하지만 정조국의 개인 성적표는 MVP를 수상하기에 충분하다. 정조국은 오스마르, 레오나르도와 비교해 개인상 보유에서 이점이 있다. 오스마르가 서울을 우승으로 이끈 공로를 인정받을 수 있지만 수비형 미드필더인 만큼 눈에 띄는 기록을 남기지 못했다. 12골 6도움으로 전북의 33경기 무패 행진을 이끈 레오나르도는 시즌 최종전에서 우승을 놓치면서 무관으로 남았다.
올해 정조국은 20골을 기록했다. 2012년 데얀이 31골로 득점왕에 오른 이후 4년 만에 스무골을 기록한 득점왕의 탄생이다. K리그는 승강제가 도입된 2013년 이후 수비적인 전술이 주가 됐다. 리그 전반에 골 흉년이 들었고 득점왕이라고 다르지 않았다. 단일시즌 20골을 넘기기 어려워진 가운데 2014년에는 산토스(수원)가 14골만으로 득점왕에 오르기도 했다. 명맥이 끊겼던 20골 득점왕의 부활을 알린 정조국의 타이틀 상징성은 가산점을 받기 충분하다.
여기에 더해질 정조국의 스토리도 MVP를 기대케 한다. 정조국은 2003년 프로 데뷔 첫해 12골을 터뜨리며 신인왕을 수상해 한국축구 공격수 계보를 이을 것으로 기대를 받았다.
그러나 첫해 활약이 그의 프로무대 최고의 모습이었다. 이듬해부터 득점수가 한자릿대로 줄어들었고 이후 소속팀에 데얀, 박주영과 같은 공격자원이 합류해 정조국의 자리는 더욱 좁아졌다. 2010년 모처럼 13골을 기록해 부활하는 듯했으나 다시 기나긴 침체기에 빠졌다. 서울 소속으로 치른 지난 2년간 리그 1골에 그치며 기량이 하락세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어느새 30대에 접어든 정조국은 올 시즌을 앞두고 결단을 내렸다. 주전 경쟁이 어려운 서울을 떠나 경기를 꾸준히 뛸 수 있는 팀을 모색한 끝에 광주에 둥지를 틀었다. 광주에서 정조국은 붙박이 주전이었다. 2004년 이후 12년 만에 한 시즌 서른 경기 이상 출전하며 기회를 부여받은 그는 생애 최초로 득점왕에 오르며 화려하게 재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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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