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다음 주에 만나요. 제발~”
간절하게 다음 주 방송을 염원하던 MBC 예능프로그램 ‘라디오스타’가 어느덧 500회를 맞는다.
‘라디오스타’는 고품격 음악방송이라는 타이틀로 2007년부터 변함없이 전파를 탔다. 물론 위기도 있었다. 각종 사건 사고로 MC들이 교체되는가 하면 웃기려는 욕심으로 몇몇 스타들이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하지만 진부하지 않은 질문을 앞세운 토크를 무기로 우여곡절을 이겨내며 MBC 간판이자 장수 프로그램 대열에 합류했다.
황교진 PD는 인기비결에 대해 “못 보던 그림이어서가 아닐까 한다”고 답했다.
“태생이 마이너했고 정돈되지 않았어요. 어떻게 방송에서 이런 얘기를 할 수 있지 하는 새로움도 있었고요. 다른 프로그램에서 했다면 새롭지 않았을 텐데 그 누구도 하지 않아서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는 것 같아요.”
2007년 ‘무릎팍도사’와 함께 ‘황금어장’의 한 코너로 출발한 ‘라디오스타’는 2011년 10월 단독 편성된 뒤 현재까지 수요일 예능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과거 ‘어두운’ 시절도 있었다. '무릎팍 도사'의 편성 시간에 밀려 5분만 방송되는 굴욕을 맛봤다. “다음 주에 만나요 제발”이란 외침은 절박(?)했던 ‘라디오스타’의 마음을 표현한 것이기도 하다.
"‘무릎팍도사’에서 비, 김연아 편할 때 연출자였어요. ‘라스’ 제작진에게 너무 한 거 아니냐는 말을 들었을 정도로 미안했죠. 강호동 씨 사건 이후 ‘무릎팍도사’가 없어지면서 ‘라스’까지 하게 됐어요. ‘황금어장’의 제작진이 모두 힘을 합쳐서 ‘라스’ 제작진이 됐죠. 다들 잘 살려보자는 마음가짐으로 절실하게 시작했어요. 그때 간절했던 마음이 500회까지 이어지고 있어요."
현재는 7~10%의 시청률을 오가는 명실상부 인기 예능 프로그램이다. 그럼에도 MC들은 “다음 주에 만나요. 제발~”이라고 외치며 초심을 다잡는다.
“이게 마지막일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녹화하는 게 좋은 것 같아요. 그래야 한 회 한 회가 중요하니까요. 너무 변수도 많고 사건·사고가 많았는데 늘 그런 마음이었어요. 유세윤 씨가 ‘라스’를 빠지려고 했을 때 바로 김구라 씨 사건이 터졌거든요. 마지막 녹화까지 촬영했는데 세윤 씨가 삐질 수 없게 되니 다 편집하고 아무 일 없는 것처럼 나갔어요. 강호동 씨 사건 있을 때는 ‘무릎팍도사’가 없어지면서 ‘라스’를 키우는 방법을 찾지 못하면 다들 일자리를 잃겠구나 싶었어요. 같이 일했던 동료들이 돌아올 수 있는 자리를 남겨주자 하는 간절한 마음에서 했죠.
지금도 같이 일하는 멤버들과 제작진들의 그 마음 덕분에 한주 한주 녹화를 뜰 수 있지 않나 해요. 어떤 큰일이 터졌을 때 잘 수습하고 헤쳐나가야 그들이 돌아올 자리가 있거든요. 서로 위하는 마음이 있어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죠.”
일각에서는 초창기의 B급, 마이너 감성이 줄었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한다. ‘라스’의 트레이드마크인 독설이 사라졌다는 지적도 있다. 황 PD는 “(독설이) 줄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얘기했다.
“(MC들이) 여전히 궁금해하고 대본에 없는 정보도 찾고 공부하면서 물어보고 있어요. 약해졌다는 생각을 하지 않아요. 시청자들도 말의 세기가 약해졌다고 느낄 순 있지만 게스트들 역시 그렇게 느끼진 않고요.
얼마 전 500회를 맞아 시청자 투표를 진행했어요. ‘라스’가 더 독해져야 한다, 약해져야 한다, 그대로였으면 좋겠다는 문항이 있었는데 ‘그대로 갔으면 한다’는 게 가장 많이 나왔어요. 안 그랬으면 더 독하게 하려고 했겠지만 시청자들이 그대로 가길 바라는 거로 보고 있어요.”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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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