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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인터뷰①] 치열함과 비례한 웃음…'럭키' 유해진, 스스로 만든 행운

기사입력 2016.11.01 15:40 / 기사수정 2016.11.01 14:59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오랜만에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영화가 나온 것 같다"는 이야기에 유해진이 "그렇다면 다행인 것 같고요"라며 살짝 안도의 미소를 내비친다.

개봉 전 누구보다 걱정했던, 1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인 영화 '럭키'(감독 이계벽)는 10월 13일 개봉 후 연일 코미디영화의 신기록을 경신하며 572만(1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 관객을 거뜬히 넘어섰다.

'럭키'에서 유해진은 성공률 100%, 완벽한 카리스마의 킬러 형욱 역으로 열연했다. 우연히 들어간 목욕탕에서 비누를 밟고 넘어지며 기억을 잃고 운명에도 없던 무명 액션배우 재성(이준 분)의 삶을 걷게 된다.

유해진은 '럭키'에서 선보인 독보적인 존재감에 대해 "저 뿐만이 아니라 (이)준이도 그렇고, 다 잘해줬어요. 다행이죠"라며 함께 한 동료들에게 공을 돌리는 것을 잊지 않았다.

어떤 메시지를 꾹꾹 심어 전하려는 것이 아닌, 웃음 속에서 무심하게 툭 던지는 듯한 '럭키'의 메시지가 좋아 작품을 선택했다. 유해진은 "뭔가 시골집에 다녀올 때 슬쩍 주머니에 차비를 찔러주는 듯 한 그런 느낌 있잖아요.(웃음) '하찮은 인생이란 없다'는 것을 신파처럼 전해주는 것이 아니라 담백하게 던져주는 것이 좋았어요"라고 얘기했다.

영화 속 형욱은 시종일관 진지하다. 웃기기 위한 과장된 행동이나 말이 없음에도, 보는 이들에게는 러닝타임 내내 크고 작은 웃음이 끊이지 않게 한다. '다른 사람을 웃게 만든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유해진 스스로가 누구보다 끊임없이 고민했던 현장이었다.

"애드리브보다도, 아이템에 대해서 서로 공부를 많이 하고 논의도 했죠. 코미디 영화라고 해서 현장에 늘 웃음만 있을 것 같은데, 또 현장 분위기만 그렇게 좋아도 안 되거든요. 보이는 것은 그렇지 않겠지만, 쉽게 표현하면 밑에서는 계속 발질을 하고 있는 거죠. 항상 긴장했던 현장이었어요."


'럭키'에서는 유해진의 다양한 매력을 엿볼 수 있어 보는 즐거움이 더해진다.

기억을 잃은 뒤 자신을 도와주는 구조대원 리나(조윤희)에게 "서른 두 살이다"라고 말하는 장면이라든가 전혜빈, 조윤희 등 여배우와의 키스신은 물론이고, 분식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화려한 칼 기술을 뽐내는 장면, 무명배우로 현장에서 현란한 액션을 선보이며 활약하는 형욱의 모습 등 일일이 손으로 다 꼽을 수 없을 정도다.

"팔색조 매력이다"라는 이야기에 유해진은 "삼색조인 것 같아요"라고 특유의 유쾌함으로 맞받아치며 "무명배우 생활을 연기한 게 제가 실제 겪었던 일이기도 해서 더 와 닿았던 것 같아요. 재성이가 다른 직업이 아니었던 게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했죠.(웃음) 무명배우였다는 것에서 제가 힌트를 바로 생각할 수 있는 거니까요"라고 설명했다.

"제가 칼을 좀 잘 다루는 것 같다"면서 호일로 장미꽃까지 척척 만드는 장면을 떠올린 유해진은 "별 일이 다 있었어요.(웃음) 밑에서는 막 위로 호일을 뿌리고 있고, 저는 아닌 척 하고 아무렇지 않게 잘 하는 것처럼 연기를 하는 거죠. NG도 많이 났어요 사실. 감독님이 좋은 아이디어를 주셔서 만들어졌죠.(웃음) 키스신이요? 보는 분들이 "쟤네 뭐니" 이런 반응만 하지 않으면 성공한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달달함도 있었고요. 다들 잘 해줘서, 저야 좋았죠 뭐"라고 다시 한 번 사람 좋은 웃음을 내보인다.

'럭키'를 통해 자신을 향한 대중의 관심과 사랑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던 시간이었다.

유해진은 이내 진지한 얼굴로 "아휴, 그래서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현장에서의 고민인 것 같아요. '어떻게 그것에 보답을 할까' 생각을 좀 많이 해요. 그럴려면 사실 좋은 작품을 만들 수밖에 없는 것이거든요. 현장에서 진짜 많이 상의하고 고민하죠"라고 말을 이었다.

치열하게 고민했던 결과물은 영화를 보는 관객들의 웃음과 비례하며 그 진가를 입증했다. 유해진이 온전히, 스스로 만들어 낸 행운인 셈이다.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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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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