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아영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그러나 '혼술남녀' 속 민 교수는 마냥 웃기기만 한 실 없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랬다면 지금과 같은 사랑을 받지 못했을 것이다. 민진웅이 캐릭터의 가벼움과 진중함, 그 균형을 잘 연기한 덕이다.
"민 교수의 이면이 밝혀지면서 성대모사 양이 줄었어요. 작가님이 잘 써주셨죠. 또 엄마 이야기잖아요. 단어만으로도 엄청난 힘이 있어서 공감할 수 있는 거였죠. (장례식 이후) 제가 한 주 출연하지 않았을 때 시청자분들이 저를 많이 찾아주셔서 고마웠어요."
민 교수가 알고 보니 돌아온 싱글이며 알람의 정체는 요양원에 있는 어머니를 보기 위해서였다는 사연이 밝혀지고, 황 교수(황우슬혜 분)도 '똥차' 같은 남자친구와 헤어지며 많은 시청자가 두 사람의 로맨스를 응원했다. 민진웅은 "제작진이 '혹시나 될 수도 있다'는 식의 언질은 했다. 하지만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고 대본을 받았을 때 당혹감을 표현했다.
"저랑 (황우슬혜) 누나랑 대본을 읽는데 뭐야, 둘이 왜 이래, 어디가? 어, 잤네? 잤어? 애가 생겼어? 얘네 뭐야. 이런 반응이었어요."
그렇지만 그저 술 때문에 일어난 우발적 사고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민 교수는 처음부터 황 교수를 향한 마음을 차곡차곡 쌓아왔지만, 단지 그걸 외면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계속 봐왔잖아요. 황 교수는 한 사람을 진심으로 열렬히 사랑하네, 안타깝다고요. 산에 갔다가 돌아오는 택시에서 펑펑 울면서 사랑받을 자격 없다고 하잖아요. 민 교수가 몇 가지 고치면 충분히 사랑받을 자격 있다고 하고요. 황 교수한테 마음이 있었지만 외면하고 있었던 거죠."
불장난처럼 보이지 않으려 노력을 많이 했고, 그래서 황 교수는 취해 있었지만 민 교수는 제정신이었다고 한다. 섬세함이 돋보이는 부분이었다. "방에서 나가라고 소리 지르는 황 교수에게 '귀여워'라고 하는 건 애드리브였어요. 그 전엔 소리지르는 걸 고치라고 했잖아요. 이젠 그런 것도 귀여워 보이는 거죠." 민진웅이 민 교수의 감정을 섬세하게 설명하는 걸 듣고 대본 연구를 얼마나 한 걸까 감탄했다.
'혼술남녀'는 뜨거운 인기에 힘입어 제작진과 배우들 모두 시즌2를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 민진웅 역시 "같이 하면 좋을 것 같다. 다 찬성할 거다"라고 했다. "실제로 종방연 때 우스갯소리로 시즌2 가상 시나리오를 썼어요. 여러 가지 아이디어가 나왔어요. 저는 황 교수 대신 전업주부가 돼 인터넷 강의를 하거나, 아프리카 BJ로 변신해 별풍선을 쏠 때마다 성대모사를 하고 (웃음)……." (인터뷰③에 계속)
lyy@xportsnews.com / 사진 = 화이브라더스, tvN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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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인터뷰①] '혼술남녀' 민진웅 "잘생긴 송중기·박보검 모사 부담스러웠다"
[XP인터뷰③] '혼술남녀' 민진웅, 연기는 내 운명
이아영 기자 ly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