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온라인뉴스팀] 나라를 뒤흔들고 있는 '최순실 게이트'가 두 언론인의 명암을 극명하게 갈라놨다.
1984년 MBC에 아나운서로 입사한 손석희는 86년부터 1년 동안 기자 생활을 하고, 다시 아나운서국으로 복귀해 약 25년간 뉴스, 라디오, 시사프로그램 등을 진행하며 MBC 대표 아나운서로 활동했다. 지난 2013년 그가 보도 부문 전권을 가지고 종합편성채널 JTBC로 적을 옮겼다.
처음엔 손석희의 종편행에 많은 사람들이 우려를 표했다. 아직 자리가 안잡혀있기도 했고, 특정 논조를 가지고 있는 신문사가 설립한 방송국이기 때문. 하지만 손석희는 역시 손석희였다. 손석희 취임 1년 만에 JTBC는 방송채널평가에서 신뢰성, 유익성, 공익성 등에서 1위를 휩쓰는 등 가장 신뢰받는 방송사로 성장했다.
김주하 역시 MBC 출신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자이자 앵커로 종종 '여자 손석희'라 불려왔다. 신뢰를 주는 얼굴과 목소리, 그리고 이름 석자가 주는 힘은 그를 이례적으로 9시 메인 뉴스의 단독 앵커 자리에도 앉혀줬다.
그러던 중 2012년 MBC 파업 당시 1인 시위로 참여했다가, 파업 종료 이후 기자가 아닌 다른 직종으로 분류돼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후 2015년 김주하의 MBN 이직 소식이 들려왔다. MBN 특임이사로 MBN 뉴스의 앵커까지 맡게된 것. 이때까지만 해도 '김주하가 손석희의 행보를 이어갈 수 있을까'란 기대어린 시선도 있었다.
하지만 이런 기대는 이번 '최순실 게이트' 보도건으로 확실히 무너졌다. JTBC가 연일 단독을 터트리며 이번 사건의 진실을 찾기 위한 '참 언론'의 행태를 보이는 반면, MBN은 후속 보도에만 치중할 뿐더러 핵심없는 브리핑으로 시청자들의 분노를 산 것.
특히 지난 27일 MBN '뉴스8'의 '뉴스초점'에서 김주하 이사는 '최순실씨에게…'라는 제목으로 브리핑을 했다. 해당 꼭지에서 그는 "이해가 가는 측면도 있다. 대통령의 딸과 평범한 대학생. 쉽지않은 인연으로 만나 40년 간 우정을 지켜오며 두 사람은 서로에게 의지했을 것이고, 물심양면 도움도 줬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어제 대국민 사과를 하는 대통령을 본 기자들은 그렇게 힘없고 어두운 모습은 처음 봤다고들 한다. 지금 당신의 언니가 처한 상황이 그렇다"며 "대통령은 지금 당신과 인연의 끈을 놓지 못했다는 이유로 큰 곤경에 빠져있다. 세상으로 나와 언니에게 의리를 보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이번 '최순실 게이트'의 잘못을 모두 최순실에게만 씌우는 우를 범하는 사견이었다.
물론 모든 개인은 자신의 의견을 자유로이 낼 수 있다. 하지만 언론인은 자신의 말에 책임을 져야한다. 더군다나 다른 직업보다 발언의 영향이 미치는 범위도 광범위하다. 괜히 뉴스를 통제하는 사람을 '게이트키퍼'라고 부르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은 뉴스에 나오는 대로 보고, 믿는다.
국민의 손으로 뽑은 대통령이 국정을 비전문가인 일반인에게 맡기고, 그들이 대통령의 권리를 이용해 비리를 저질렀다는 소식은 국민들에게 안타까움을 안겨주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제대로 캐내고자 노력하는 언론사가 있다는 점은 희망을 준다. JTBC '뉴스룸' 시청률이 연일 상승하고, 손석희가 가장 사랑받는 언론인이 된 지금의 모습이 말하는 의미를 다시 한번 새겨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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