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악조건 속에서 열흘 간의 축제를 마무리했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15일 오후 6시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열린 폐막식을 끝으로 모든 일정을 마쳤다.
지난 6일 개막한 부산국제영화제는 전 세계 69개국 301편의 영화가 부산 영화의전당을 비롯해 5개 극장, 34개 스크린에서 관객들을 만났다. 또 8일부터 11일까지 열린 아시아필름마켓에는 총47개국 742개 업체 1381명이 참여하는 등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매년 해운대 비프빌리지와 남포동 비프광장 등 곳곳에서 영화제의 뜨거운 열기를 느낄 수 있었지만, 올해의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2014년 '다이빙벨' 상영으로 시작된 논란이 끝나지 않은 가운데, 영화인 비대위의 보이콧 선언 등이 온전히 철회되지 않으면서 영화제를 찾는 영화인들의 발걸음이 줄어들었다. 또 9월 28일부터 시작된 김영란법(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의 영향으로 많은 부대행사들이 축소되거나 진행되지 않으면서 썰렁한 분위기를 남겼다.
여기에 개막을 앞두고 찾아온 태풍 차바(Chaba)의 영향으로 해운대 비프빌리지 무대가 파손돼 오픈토크, 야외무대 인사, 아주담담 등 관객과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무대는 모두 영화의전당 두레라움 광장으로 옮겨 진행됐다. 바다를 배경으로 한 영화제 고유의 색깔을 제대로 만나볼 수 없는 아쉬움이 컸다.
이 같은 모습은 전년도에 비해 확연히 가라앉은 관객 감소 수치로 나타났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관객은 16만5149명이다. 이는 지난해의 22만7377명보다 27.4%(6만2228명) 감소한 수치다.
부산국제영화제 측은 "한국영화계의 지지를 완전히 끌어내진 못했지만, 안정적인 영화제를 치러내기 위해 부족한 시간과 여건에도 최선의 노력을 다한 영화제였다"고 올해 영화제를 자체적으로 평가했다.
또 "특히 첫 민간 이사장체제 하에서 치러진 영화제라는 의미 있는 한 해로 기록될 것이다. 내용적으로는 새로운 영화들과 신인감독들에게 좀 더 주목할 수 있는 계기가 되며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작가의 새로운 발견과 소개라는 부산국제영화제의 정체성과 가치를 다시 돌아보는 한 해가 됐다"면서 "세계의 많은 영화인들이 부산국제영화제의 독립성 쟁취를 위한 기나긴 투쟁을 지지하고 연대했고, 직접 영화제를 찾음으로써 의미를 더했다. 이를 통해 표현의 자유와 영화제의 독립성은 절대 양보할 수 없는 가치이며 영화제의 근본임을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부산국제영화제가 수여하는 상의 각 부문 수상자도 발표됐다. 올해의 배우상에는 '꿈의 제인'에 출연한 배우 구교환과 이민지가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이 외에도 아시아의 신인 감독에게 주는 뉴 커런츠상은 왕수에보(중국) 감독의 '깨끗한 물속의 칼', 장치우(중국) 감독의 '아버지의 마지막 선택'이 선정됐다.
6일 배우 설경구와 한효주의 사회로 열린 개막식과 함께 출발을 알린 스물한 번 째 영화 축제는 15일 배우 김민종과 최여진이 진행을 맡은 폐막식을 끝으로 그 문을 닫았다.
부산국제영화제 측은 "태풍과 지진, 그리고 지난 2년 동안 이어온 과정 등 많은 악재는 분명히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의 분위기와 열기, 그리고 관객의 참여에 영향을 미쳤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여전히 영화제를 찾아주시는 관객들과 영화인들을 보며, 관객들이 부산국제영화제의 주인이자 든든한 밑거름임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향후에도 관객들을 위한 알찬 프로그램과 서비스향상을 통해 더욱 보답하는 영화제가 될 것이다"라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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