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이종서 기자] "지난 2011년 포스트시즌은 저에게 너무 굴욕적이었습니다." 독을 품은 양현종(28,KIA)이 호투로 한풀이를 했다.
양현종은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에서 선발 투수로 등판했다.
양현종은 이번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앞두고 지난 2011년 가을야구를 떠올렸다. 2011년 SK 와이번스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양현종은 2-2로 맞선 7회 마운드에 올라와 안타와 희생번트를 허용한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그리고 이후 양현종의 가을 야구는 끝났다.
양현종은 당시를 떠올리면서 "2011년 준플레이오프에서 아웃카운트를 한 개 잡았는데, 그것도 희생번트였다"라면서 "나는 4차전 선발 투수로 등판할 것을 맞춰 몸을 만들고 있었다. 감독님께서 (윤)석민이 형을 경기에 넣었다. 당시 시즌 성적이 좋지 않았던 만큼, 감독님께서 좋은 투수를 넣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지만, 많이 슬펐다"고 설명했다.
당시의 아쉬움은 이번 포스트시즌의 '독기'로 바뀌었다. 5위로 와일드카드에 진출한 KIA는 1패나 무승부만 당해도 준플레리오프 진출에 실패하게 된다. 그러나 지난 10일 KIA는 선발 투수 헥터 노에시의 호투에 힘입어 4-2로 승리를 거두며 시리즈를 원점으로 돌렸다.
2차전 선발투수로 나설 기회는 양현종에게 왔다. 올 시즌 10승 12패 평균자책점 3.68를 기록한 양현종은 22회의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면서 따르지 않은 승운 속에 팀의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그리고 정규시즌의 활약은 그대로 포스트시즌에서도 이어졌다. 양현종은 5년 전의 아쉬움을 한풀이하듯 완벽투로 LG 타자들을 꽁꽁 묶었다.
올 시즌 200⅓이닝을 던지면서 데뷔 후 처음으로 200이닝 이상을 던졌지만, 지친 기색없이 공격적인 피칭으로 LG 타자들을 상대했다.
이날 양현종은 6이닝 동안 95개의 공을 던져 5피안타 2볼넷 4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최고 151km/h 직구(62개)를 중심으로 슬라이더(18개), 체인지업(10개), 커브(5개)를 구사해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투구를 펼쳤다. 흔들릴 때는 동료들이 호수비가 이어졌다. 특히 3회말에는 1사 2,3루 위기를 맞았지만, 주장 이범호의 연이은 호수비로 실점없이 이닝을 넘겼다.
그러나 양현종은 끝내 웃지 못했다. 0-0으로 맞선 KIA는 9회말 끝내기 희생플라이를 허용했고, 결국 KIA의 가을야구는 끝났다. 양현종 역시 호투를 펼쳤지만 아쉬움으로 가을 야구를 마쳐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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