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주애 기자] 오랜만에 보는 청춘사극으로 주목받은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 그 인기의 기반엔 풋풋한 주연배우 5인방 외에도 빛나는 열연으로 드라마를 더 재미있게 만드는 조연들이 있다.
이들의 활약은 영온커플(박보검+김유정)의 로맨스와 맞물려 재미있거나 혹은 애틋한 상황을 연출한다. 어느 누구 하나 버릴 것 없이 극중 이야기를 촘촘하게 채워가는 '구르미 그린 달빛' 속 빛나는 조연들을 정리해봤다.
◆ 한 명도 겹치지 않아…개성 만점 내시부 사람들
'구르미 그린 달빛'은 사극엔 빠짐없이 등장하지만 지금껏 주목받지 못했던 내시를 조직적이고 세분화된 직업인으로서 다루고 있다. 이에 내시가 그저 왕 옆을 졸졸 따라다니는 인물에서 나아가 다양한 성격을 가진 개성있는 인물로 그려진다.
왕세자 이영(박보검 분)이 '똥궁전'이라고 불리는 골칫거리일때도 그의 곁을 든든하게 지켜 온 장훈남(이준혁)부터 중전 옆에서 얄미움을 배가시키는 성내관(조희봉), 웃음 내시를 꿈꾸며 아재개그로 극의 재미를 더하는 성열(오의식)과 라온(김유정)과 동갑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지독한 노안의 도기(태항호)까지 저마다 개성과 특징으로 극의 재미를 배가시키고 있다
◆ 사랑스러운 박보검의 여동생들
영을 오빠로 둔 동생들을 부러워해야하는지,이런 동생들을 둔 영을 부러워해야하는지 모를 정도로 귀여고 사랑스러운 영의 두 여동생이 흐뭇한 미소를 절로 자아낸다.
먼저 약과를 입에 달고 살며 거대한 풍채로 '뚱공주'라고 불렸던 명은공주(정혜성)는 정혜성의 4시간이 넘는 특수분장의 결과였다. 통통한 두 볼에 사랑스러움을 장전한 듯 명은공주는 첫 등장부터 시청자들의 귀여움을 독차지했다. '구르미 그린 달빛' 2회 마지막에서는 자신에게 온 연서가 라온의 대필로 작성된 것임을 알고 칼을 뽑아 드는 분노로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까지 소화했다.
그런가하면 숙의 박씨의 딸 영은옹주(허정은)는 영의 막냇동생으로, 중전의 죽음과 관련된 비밀을 목격하게 된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다. 이후 말을 할 수 없게된 영은옹주지만, 허정은은 눈빛과 표정만으로 옹주의 트라우마부터 이를 이겨내려는 의지까지 모두 표현하며 호평을 시청자의 시선을 강탈한다.
◆ '눈빛만봐도 알 수 있잖아'…부모님의 절절한 자식사랑
한 나라 권력의 정점이기 이전에 영의 아비인 왕(김승수). 마냥 무능력하고 무기력한 왕으로 보였던 그는 사실 아들인 영의 안위를 무엇보다 걱정하는 평범한 아버지였다. 영이 그토록 못마땅해 하던 '가만히 있는' 왕의 모습은 외척세력으로부터 영을 지키기 위한 왕의 수단이었고, 왕은 자신을 원망하는 세자를 애틋하게 바라보는 눈빛으로 진심을 전달했다. 또 숙의 박씨와의 로맨스신에서는 한 여자를 사랑하는 남자의 모습을 완벽하게 소화해 역시 명품배우라는 찬사를 불러일으켰다.
그런가운데 라온 역시 사랑하는 엄마(김여진)와 재회했다. 역적의 가족을 좇는 관군들의 눈에서 라온이를 떼 놓기 위해, 놀이인 척 라온을 숨게 하고 관군들의 시선을 끌며 도망쳤던 엄마. 영의 도움으로 헤어진 이후 처음으로 이뤄지는 모녀상봉에서 엄마는 라온에게 "라온아, 엄마가 너무 늦었지"라며 오열했다. 특히 라온이 함께 지내는 사람이 왕세자임을 알고는 딸의 안전을 걱정하며 자신이 떠날까 결심하는 모습에서는 왕과 마찬가지로 자식의 안위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부모의 마음을 엿볼 수 있었다.
◆ 이씨 왕조 위협하는 숨은 세력들, 벌써 무서운 '카리스마'
한 나라 최고의 권력은 왕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무서운 카리스마르 그 자리를 위협하는 사람들이 있다. 영의정 김헌(천호진)을 중심으로 한 외척세력과 왕조의 전복을 꿈꾸는 백운회가 호시탐탐 왕위를 노리며 극의 긴장감을 배가시킨다.
천호진은 왕 앞에서는 충신인 척 하나 뒤로는 왕 이하 신하들 모두를 쥐락펴락하는 권력가 김헌의 모습을 섬세한 연기로 표현하고 있다. 또 김헌의 말에는 복종하면서 왕이나 왕세자의 말에는 비아냥 거리기 일쑤에, 심지어는 자객을 보내 이영을 살해하려고 한 김의교(박철민)와 임신한 궁녀의 아이를 가로챌 생각까지 하는 표덕스러운 악녀 중전(한수연)까지 보통사람이 이해하기 어려운 그들의 탐욕스러운 면을 완벽하게 그려내고 있다.
제 2의 민란을 꿈꾸는 현재 조선왕조 최대의 적 '백운회'의 수장이 왕과 가장 가까이에 있는 상선(장광)임이 밝혀졌을 땐 시청자 모두가 경악을 금치 못했다. 늘 포커페이스를 유지하고 다니는 상선이지만, 장광은 깊이있는 연기 내공으로 상선일 때와 백운회 수장일 때의 다른 분위기를 표현해내고 있다. 앞으로 그가 어떤 카리스마로 백운회를 이끌며 이야기를 진전시킬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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