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조용운 기자] "첼시는 기사에 나오는 만큼 강팀이 아니다."
다름 아닌 첼시의 사령탑 안토니오 콘테 감독의 말이다. 첼시가 라이벌 아스널에 일방적인 패배를 당한 뒤 콘테 감독은 실망감을 거침없이 표했다.
첼시가 순조로운 시즌 초반을 보내다 최근 들어 주춤하고 있다. 최후방 수비가 허술해졌다. 지난 12일(한국시간) 스완지 시티전에서 2-2 무승부를 기록한 이후 리버풀, 레스터 시티, 아스널전까지 4경기 연속 실점하고 있다. 아쉽게 1골 정도 내주는 수준이 아니다. 4경기서 9번이나 골망이 흔들렸다.
주말에 열린 아스널전은 수비진의 총체적 난국을 잘 드러냈다. 전반에만 3골을 내준 것도 충격인데 모두 수비진의 실수가 실점의 빌미가 됐다. 전반 11분 게리 케이힐은 치명적인 볼처리 미스로 실점했다. 케이힐은 올 시즌에만 벌써 두 차례 같은 실수를 저질렀다.
이후 테오 월콧, 메수트 외질에게 허용한 실점도 마찬가지다. 상대 패스에 눈을 뺏겨 선수를 놓쳤고 대인마크 도중 판단미스까지 하면서 자멸했다. 마지막 실점은 은골로 캉테의 실수라지만 수비보강을 위해 영입한 자원마저 실수 대열에 가담하자 첼시 팬들의 장탄식이 새어나왔다.
자연스레 첼시의 수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진 가운데 현지 언론은 콘테 감독의 수비 전술보다 선수들의 기량을 의심하는 눈초리다. '데일리미러'는 첼시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지난 시즌 53골을 내줬던 포백에서 변화가 없다"고 꼬집었다.
이 매체가 말한대로 첼시의 최후방은 조제 무리뉴, 거스 히딩크를 거쳐 콘테가 이어받고도 달라지지 않았다. 존 테리와 브라니슬라프 이바노비치, 세사르 아스필리쿠에타, 케이힐 등 포백은 변함이 없다. 30대가 다수로 세대교체가 필요했지만 별다른 변화 움직임이 보이지 않았다. 하필 커트 주마의 장기 부상과 맷 미아즈가의 더딘 성장세가 겹치면서 더욱 문제가 커졌다.
끝내 여름 이적 시장에서 수비진에 변화를 주지 못한 것이 문제가 됐다. 고민 끝에 루이스 복귀 카드를 꺼냈으나 아직은 효과가 없다. 루이스도 한국 나이로는 서른 줄에 접어들어 새로운 느낌이 아닐 뿐더러 수비 스타일도 안정감보다 투지를 불태우는 경향이라 차분함이 부족하다. 실제로 루이스가 주전으로 뛰기 시작한 이후에도 첼시의 실점률은 줄지 않고 있다. 새얼굴 마르코스 알론소는 아직 주전 자원이 아니다.
선수 변화가 없던 만큼 이제는 콘테 감독의 손을 빌려야 한다. 콘테 감독은 스리백과 포백을 겸하며 수비 안정을 취하는데 탁월한 능력을 보인다. 아스널전에서도 후반에 스리백 전술로 변화를 시도해 추가 실점을 막기도 했다.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콘테 감독은 아스널전이 끝나고 뜬눈으로 밤을 새며 고민의 시간을 가졌다. 첼시는 지난 시즌부터 수비진 개선에 빨간불이 들어온 상황이다. 시급한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올 시즌도 기대할 수 없음이 최근 경기를 통해 확인됐다. 콘테 감독의 신의 한수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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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