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실책은 어떤 경기에 나와도 흐름을 끊고 분위기를 다운시키는 방해 요소 1순위다. 이런 실책이 최근 순위 경쟁을 하고 있는 팀들에게 연이어 나오면서 갈 길 바쁜 이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시즌 막바지에는 한 경기 한 경기가 순위로 직결되는 만큼, 수비 실수 한 번이 주는 타격은 실로 엄청나다.
지난 25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kt 위즈와의 시즌 14차전 경기에서도 실책이 승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kt가 먼저 한 점을 뽑으면서 0-1, 2회 무사 1루 상황 kt 심우준의 3루수 앞 땅볼 때 3루수 이범호의 송구 실책으로 무사 1·2루가 됐다. 이후 타자를 삼진 처리했지만 김연훈에게 적시타를 맞으면서 만루, 이대형의 땅볼에 주자 한 명이 들어오면서 0-2이 됐다.
점수는 났지만 두 개의 아웃카운트를 잡으면서 이닝을 끝낼 수 있는 기회였다. 그러나 2루수 김주형이 박용근의 평범한 땅볼을 놓치면서 출루를 허용했고, 그 사이에 2·3루 주자가 모두 홈을 밟으면서 점수는 0-4로 벌어졌다. 최종 결과는 7-8, 한 점 차 패배. 야구에 만약에는 없다지만 실책으로 점수를 내주지 않았다면 어떻게 끝났을 지 모를 경기였다.
KIA의 이날 실책이 특히 안타까웠던 이유는 앞서 치렀던 경기에서도 실책이 나오면서 뼈아픈 패를 당했기 때문이었다. 23일 치른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1회말 우익수 최원준의 홈 송구를 포수 이홍구가 제대로 받지 못해 선취점을 내줬던 KIA는 1-4로 끌려가던 5회 이홍구의 투런 홈런과 이범호의 그랜드슬램으로 7-4 역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6회말 유격수 박찬호의 실책이 빌미가 되면서 빅 이닝을 내주고 패해 쓴 입맛만 다셔야했다.
LG 역시 실책에 크게 데이기는 마찬가지였다. 24일 한화전에서 선발 류제국이 5이닝 2실점을 하고 내려간 뒤 마운드에는 우규민이 올랐고, LG 벤치는 3회 실책을 기록했던 손주인 대신 정주현을 투입했다. 그러나 1사 1루 상황 정주현이 양성우의 땅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서 1사 1·2루가 됐다. 이후 우규민이 난타를 맞으면서 7실점을 했다. 자책점은 0이었다.
25일 한화를 꺾으면서 어렵사리 9연패 사슬을 끊어낸 SK의 연패 요인 중 하나도 바로 실책이었다. 연패 기간 여러모로 안 풀렸던 SK지만 특히 9연패를 하는 동안 무려 14개의 실책을 범하면서 팀 분위기를 좀처럼 끌어올리지 못했었다. 한 번의 실수가 패배를 만들고, 한 번의 패배는 포스트시즌에서의 위치를 결정지을 수도 있다. 시즌 말미 기본 중에 기본, 수비가 강조되는 이유다.
eunhwe@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