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주애 기자] 배우 최수종, 김응수가 1952년의 이순신, 도요토미 히데요시로 완벽하게 변신했다.
지난 23일 KBS 1TV 팩추얼드라마 '임진왜란 1592'가 5회 '암흑의 종말, 노량해전'을 끝으로 종영했다. 이순신(최수종 분)의 노량해전으로 조선과 명나라는 승리로 전쟁을 마무리 지었지면, 7년 간의 전쟁은 이순신의 죽음과 함께 한반도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또 일본에서는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에도 막부를 세웠으며, 명나라 역시 국운이 기울며 1644년 후금(이후 청나라)에 의해 멸망했다. 동아시아 최초의 한-중-일 삼국 전쟁은 역사를 크게 뒤흔들었다.
임진왜란의 흐름과 의의를 깊이있게 그려냈다고 평가받는 '임진왜란 1592'의 호평 뒤에는 배우들의 열연이 있다. 드라마 속 인물들은 배우가 연기하는 캐릭터가 아닌, 역사 속 인물 그 자체로 보이며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또 이순신이야?'라는 소리가 나올만큼 이순신 장군은 그간 미디어에서 수도 없이 다뤄져왔다. 이에 '사극 장인' 최수종에게도 이순신 역을 맡는다는 건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앞서 영화 '명량'의 최민식, KBS 1TV '불멸의 이순신'의 김명민처럼 '이순신'을 통해 인생연기를 펼친 배우들이 있었고, '이순신'하면 그들의 얼굴이 먼저 떠올랐다. 사극에서 주로 '왕'을 연기해 온 최수종이라 이순신을 연기할 때도 다른 왕의 모습일 겹쳐보일까 우려를 표하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첫방송 이후 그런 우려는 기우였음이 밝혀졌다. 모두들 새로운 이순신 최수종에게 환호를 보냈다. 그는 전장에서 지친 장군의 모습부터, 카리스마 있는 리더의 모습까지 생생하게 표현했다. 특히 2회에서 부상에도 불구하고 "죽지마라. 내게는 너희가 조선이다"라고 울부짖으며 부하들을 독려하는 장면은 시청자들에게 전율과 감동을 선사했다.
그런가하면 '임진왜란 1592'는 한국에서 방송되는 드라마로서는 이례적으로 도요토미의 히데요시를 주인공으로 한 시간 동안 그를 집중 조명하며, 임진왜란의 발발 원인을 되짚었다. 그저 전쟁의 패장으로 지나가는 엑스트라가 아닌, 진짜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선보이는 데는 일본으로 유학을 다녀와 완벽한 일본어를 구사하는 배우 김응수가 적격이었다.
연기를 위해 일본의 역사서까지 원문으로 읽었다는 그는 최하위 계층에서 권력의 정점에 서기까지의 히데요시의 인생을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연기를 서보였다. 어머니와 누이를 도요토미 히데요시에 볼모로 보내고도 냉정함을 유지하는 모습이나, "내 이름은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고 자신만만하게 외치는 모습에서 느껴지는 광기는 김응수의 탄탄한 연기 내공이 없었다면 이토록 설득력있게 그려지진 못했을 것이다.
이 외에도 임진왜란에는 한 사람, 한 사람 이름을 가진 인물들이 살아 숨쉬고 있었다. 귀선 돌격대장 이기남 역을 연기한 이철민은 미디어에서 최초로 다뤄지는 이기남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창조했다. 또 거북선 설계자 나대용 역의 정진, 탐망꾼 눈깔 역의 백봉기, 막둥이 아빠 역의 조재완도 저마다의 인생연기를 통해 역사가 기록한 그대로 그 시대 인물을 브라운관에 재현하며 '임진왜란 1592'의 생생함을 극대화 시켰다.
savannah14@xportsnews.com / 사진=KBS 1TV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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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애 기자 savannah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