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종서 기자] 두산 베어스에게 위기는 곧 기회였다.
두산은 2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kt 위즈와의 시즌 16차전 경기에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팀 최초 시즌 90승 고지를 밟은 두산은 매직넘버를 모두 지우고 남은 경기 결과와 관계 없이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지었다. 지난 1995년 이후 21년만에 오른 정규시즌 정상이다.
올 시즌 두산의 우승을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지난해 타율 3할2푼6리 28홈런 121타점을 기록한 김현수가 FA 자격 획득 후 메이저리그로 진출했기 때문에 모두 그 빈 자리가 클 것이라 여겼다.
시즌에 들어가기 전부터 4번타자의 공백을 채워야 한다는 커다란 과제가 두산에게 주어졌다. 김태형 감독은 대체자를 스프링캠프에서부터 물색했다. 그리고 두산은 '화수분' 야구를 통해 빈 자리를 완벽하게 채웠다.
무엇보다 박건우, 김재환이 외야수 자리를 꿰찼다. 박건우는 125경기 나와 타율 3할3푼4리 18홈런 77타점으로 완벽하게 자신의 역할을 해냈고, 김재환은 127경기 타율 3할3푼7리 36홈런 119타점으로 구단 최고의 좌타자로 우뚝 섰다. 그동안 두산의 외야를 지키고 있던 정수빈의 출장 기회가 적어질 정도로 이들의 활약은 두산의 전력을 한 단계 더 올라서게 했다.
물론 시즌 중에 전력 공백으로 인한 위기는 있었다. 주전 포수 양의지는 6월과 7월 발목과 헤드샷 후유증으로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양의지의 부상으로 두산의 안방에 빨간 불이 들어왔다. 그러나 올 시즌 제대한 박세혁이 양의지의 빈자리를 채우며 성장을 거듭했다.
투수진에서도 대체자는 어김없이 나타났다. 필승조였던 정재훈이 부상을 당하고, 마무리 투수 이현승이 페이스가 떨어졌을 때 경찰청에서 제대한 홍상삼이 새로운 마무리투수로 나타나 7경기 5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3.38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여기에 22일 2009년과 2010년 팀의 뒷문을 지켰던 이용찬까지 복귀했다.
두산의 2군에는 다른 팀에서 탐낼만한 자원들이 풍부하다. 시기에 맞춰서 적합한 선수가 두각을 나타내는 것이 운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유망주들을 잘 가꿔나간 탄탄한 육성 체계와 위기 속에서도 조급해하지 않고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는 김태형 감독의 뚝심이 이뤄낸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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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서 기자 bellstop@xportsnews.com